언제 어디서나 그림 생각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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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김잼 작가는 언제나 그림 생각을 해요. 여행할 때도, 밥 먹을 때도, 잠잘 때도요. 자기 삶에서 그림이 차지하는 부분이 매우 크기에 이렇게 몰두할 수 있죠. 인기 많은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지만 그는 겸손함을 잃지 않아요. 자신의 그림을 그리면서 먹고 살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함을 느끼고 축복받은 직업을 가졌다고 생각한답니다. 재미있는 그림 그리기를 지금처럼 활발히, 무탈하게, 무탈하게, 오래도록 지속하길 기원하는, 지치지 않는 창작자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보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재미있는 그림을 재미있게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잼입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오랫동안 기업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보니 남의 것이 아닌 저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계속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2020년 3월부터 본격적인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healthy›, 2022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프리랜서라는 특성상 집과 분리된 작업 공간이 필요했는데요. 제 성향을 생각해보면 집 밖에 작업실을 두면 꼬박꼬박 나가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집에 작업실을 마련했어요. 지금 3층짜리 단독주택에 살고 있어서 1, 2층은 거주 공간으로, 3층은 작업실로 꾸몄답니다. 한 층을 올라가서 ‘출근’하기가 귀찮게 다가오는 게 함정(?)이긴 하지만, 거주 공간과 완전히 층을 분리한 건 잘한 것 같아요. 책상에는 노트북과 아이패드 정도만 있는 단출한 공간인데 최근 수작업을 시도하다 보니 책상이 좁게 느껴져서 옆에 책상을 하나 더 마련해 두었어요. 저는 미니멀한 삶을 추구하는데 직업 때문에 짐이 늘어나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 줄일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에요.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인터뷰 혹은 사석에서도 많이 받는 질문인데요. 영감은 ‘어디서’ 받는지보다 ‘어떻게’ 받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일어나면서부터 잠들 때까지, 또는 잠잘 때도 그림 생각을 해요. 여행할 때도 그림 생각을 하고, 밥 먹을 때도 그림 생각을 하죠. 직업으로서 그림을 그린다면 이렇게까지는 안 할 것 같아요. 직업 그 이상으로 그림이 제 삶에 차지하는 부분이 정말 크기에 이럴 수 있죠. 지금의 삶에서 그림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고민할 정도로요. 취미이자, 생활이자, 밥벌이 및 기타 등등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하루 종일 그림만 생각하면 특별히 영감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그림 소재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요.

‹flying flowers›, 2022

‹my home›, 2022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개인 작업과 커머셜 작업 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창작 과정은 비슷해요. 처음에는 아주 러프하게 뭘 그려야 할지 대충 스케치해요. 결과물을 상상하고 그리든, 상상하지 않고 그리든, 일단 스케치를 하는 거죠. 이때의 스케치는 너무 볼품없어서 어디 보여주기에도 창피하지만, 저만 본다고 생각하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풀어내요. 그리고 계속 발달시키면 작업이 완성되어요. 볼품없던 러프한 스케치가 과연 작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항상 의심하곤 하지만, 결국은 되더라고요. (웃음). 중요한 건 일단 뭐라도 그리려는 시도 같아요.

작가님의 최근 작업들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주시겠어요?

연말 연초는 커머셜 작업이 몰리는 시즌이라서 개인 작업을 거의 진행하지 못했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아가면서 개인 작업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하게 되지만, 그만큼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거든요. 최근 커머셜 작업으로는 지난 연말 SK텔레콤과 협업한 키 비주얼 일러스트레이션이 있어요. 전국 매장에 설치한 터라 인증샷을 많이 받아서 감사했답니다. 개인적으로 소개하고 싶은 작업은 작년 11월에 출판한 그림책 『색상상책 보라, 보라』입니다. 정말 좋은 책인데, 더 많은 분이 보셨으면 좋을 것 같아서 소개하고 싶었어요.

SKT 크리스마스 키비주얼 작업

『색상상책 보라, 보라』

지난 2월 6일부터 3월 14일까지 슈페리어갤러리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하며 여러 작업을 발표했는데요. 저희 집 강아지가 중형견인데 힘이 세서 산책 때 천방지축이에요. 그런 모습을 표현한 그림도 있고요. 술 한 잔에 이루어지는 사랑을 표현한 작업, 저희 집 강아지가 달콤한 꿈을 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아 그린 작업도 있답니다.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그림을 그릴 때 항상 제가 중시하는 부분은 ‘나만의 재미를 담자’입니다. 재미는 메시지가 될 수도, 형태가 될 수도, 컬러가 될 수도, 다른 어떤 것이 될 수도 있는 다양한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누구나 만족하는 그림을 그릴 수는 없지만, 저라는 사람의 재미를 담아내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김잼 작가와 그의 반려견 (좌)

‹my way›, 2022 (우)

‹The power of alcohol› (좌)

‹good night› (우)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을 영위하려고 노력해요. 끈을 놓아버리면 한없이 나태해지는 게 프리랜서니까요. 그래서 규칙적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야근도 최대한 안 하려고 해요. 혼자 작업하다 보면 루즈해질 수도 있는데, 그럴 때면 이런 생활을 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책에 관심이 많아요. 지금까지는 보통 인문학이나 소설, 시 위주의 책을 보았다면 요즘은 자기 계발이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을 많이 읽어요. ‘왜 이걸 이 나이에 알게 되었을까?’ 싶지만 정말 많이 배우고 있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친구와 격주로 독서토론을 하고 있답니다. 제가 책을 만들어보니까 책 한 권을 만드는 데 시간과 노력이 보통 많이 들어가는 게 아니더라고요. 간단한 그림책을 만들기까지 이렇게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데 글로 가득한 책을 만들려면 저자와 편집자, 출판사의 노력이 얼마나 많이 들어갈까 체감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책이라는 존재의 대단함과 단시간에 책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지식에 감사하고 있어요.

‹read›, 2022

‹happiness›, 2022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저는 스스로 긍정적인 성향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삶에서 항상 재미를 추구하죠. 그런 부분이 그림에도 드러나는 것 같아요.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요즘 유행하는 번아웃을 저도 올 새해부터 겪었는데요 🙂 한 달에 프로젝트를 6~7개 진행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번아웃이 오지 않았나 싶어요. 번아웃이 우울로 가는 길목에 있을 때 우연히 업무 관련 미팅을 했었는데, 클라이언트가 정말 재미있으신 분이더군요. 미팅이라기보다는 수다에 가까운 대화를 한참 떨었는데, 신기하게 좋은 사람과 얘기를 나누니까 번아웃이 사라졌어요.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죠. 아마도 제가 하루의 대부분을 작업실에서 혼자 일하느라 새로운 사람과 어울리는 기회가 적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deep night›, 2022

‹like collecter›, 2022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인스타그램에 썼던 고민이 있는데요.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스스로를 너무 소모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쳐내는 수준으로 일을 하니까요. 이렇게 일하는 게 맞나 싶었고요. 근데 유퀴즈›에 출연한 손석구 배우님이 말하길 다작하는 게 꿈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자기가 노력한 만큼 결과물이 나오는 시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상황을 활용해 다작하고 싶다고요. 배우님도 그런 생각을 하는데 제가 정말 배부른 소리를 하고 앉아있었구나 싶더라고요. 그 후로는 그런 생각할 시간에 일에 더 집중하려 노력합니다.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저는 정말 운이 좋고 축복받은 직업을 가졌다는 생각을 해요. 자신의 그림을 그리면서 살아가니까요. 이렇게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balance›, 2022 (좌)

‹good today›, 2022 (우)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주시겠어요?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면 포기하지 않고 지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시간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재능이 반짝이는 것과 그게 오래가는 것은 별개라고 봐요.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 페이스대로 자신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stretching›, 2022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재미있는 일을 하는 도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처럼 활발히, 무탈하게, 오래도록,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Artist

김잼은 서울을 중심으로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삼성전자, LG, 구글, 네이버, SK텔레콤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업했다. 그림책, 전시, 영상, 그림을 통해 다양한 창작 활동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매일 좋아하는 일을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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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오예슬 작가는 3D와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작업을 선보이고 있어요. 경제학을 전공한 후 다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고, 이후 디자이너보다 좀 더 자유로운 창작을 위해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매일매일 인스타그램에 작업을 올리느라 뉴욕에 살면서도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적은데요. 하루도 빠짐없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각지 못한 응원과 기회가 다가오는 것에 늘 놀라곤 한답니다. 절실하고 꾸준하게 작업하는 모습이 작품에 묻어나는 오예슬 작가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보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뉴욕을 기반으로 3D와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작품을 선보이는 디지털 아티스트 오예슬입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후 오랜 꿈이었던 디자이너가 되려고 뉴욕의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에서 그래픽 디자인으로 두 번째 학사 학위를 땄어요. 그 후 구글, 버라이즌Verizon, 사그마이스터&월시Sagmeister & Walsh, IDEO 등 글로벌 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는데요. 제가 하고 싶은 디자인을 하지 못하는 점이 항상 답답하고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자유로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서 뉴욕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며 지금의 작가 생활을 시작했답니다.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되도록 하얗고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해요. 집안 다른 곳은 제가 좋아하는 알록달록한 아이템으로 채웠지만, 작업 공간만큼은 비워두었어요. 아무래도 뭔가 시야에 계속 걸리다 보면 작품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니까요. 빈 공간에서 더 집중할 수 있고 상상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매일 하나의 작업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기 때문에, 그날의 사건, 감정, 대화, 일상 등에서 영감을 얻어서 작업합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매일 작품의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를 메타버니의 형태로 어떻게 재해석하면 좋을지 머릿속으로 스케치합니다. 그리고 3D 프로그램인 CINEMA 4D를 이용해 메타버니를 모델링해요. 만들고 난 후에는 애니메이션을 추가한 작품이나 AR 작품으로 발전시킵니다.

작가님의 최근 작업들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주시겠어요?

작년 ‘KIAF PLUS’에서 첫 메타버니 전시를 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작품과 동일한 액자 형태의 작품인데요. 오른쪽 아래 QR 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AR 필터로 연결되어 AR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각각의 AR 필터는 특정 작품에만 반응하며 보이기 때문에 AR 작품까지 소유하는 개념의 전시였습니다. 매일 인스타그램에 전시하는 작품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경우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로고를 재해석한 작품이었어요.

KIAF PLUS «Metabun NY World», 2022 전시 전경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아니지만, 제 작업을 통해 기대하는 점은 ‘매일 꾸준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같아요. 현재 1년 넘게 인스타그램에 매일 작업을 올리는 중인데요. 봐주시는 분이 늘어나서 언제나 감사합니다. 초반에는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기회가 찾아오고 있는 점도 놀랍고요.

최근 진행한 작업에서 작가님이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최근 NEXT MUSEUM 전시 작업을 했는데요. 실물 액자와 AR 작품을 제작하고 싶었지만, 대학원 일정 때문에 디지털 스크린에 디지털 작품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한 점이 아직도 아쉬워요. 만족하는 삶이 더 행복하다고 하는데 저는 항상 프로젝트에서 아쉬운 점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부족함도 사랑하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에요.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화려하고 복잡한 도시 뉴욕에서 지내지만 대부분 집에서 작업만 해요. 매일 올리는 메타버니 프로젝트 작업과 전시 작업, 그리고 대학원 프로젝트까지 할 일이 정말 많거든요. 그 외에는 제가 키우는 강아지 두 마리와 시간을 보내고, 그러다 너무 답답하면 평일에 혼자 좋아하는 미술관을 다녀옵니다. 주말 중 하루는 꼭 남편과 데이트를 해요.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건강, AR, 그리고 가상 현실(VR).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가님의 작업에서 어떻게 묻어나나요?

매일 절실한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매일의 작업은 결코 쉽지 않더라고요. 그렇지만 아티스트 활동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남보다 더 절실하고 꾸준하게 작업해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런 제 모습이 작품에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체력이 남아 있으면 긴 산책을 합니다. 체력이 없을 땐 따뜻한 이불을 덮고 영화를 봐요,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의견들을 수용하는 태도를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주시겠어요?

인간의 뇌에는 보상 시스템이 있어서 어떤 행동을 하고 긍정적인 자극을 받으면 즐거움을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되는 자극 중 하나라고 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고 싶다면 처음에는 자기 작업이 부족해 보이더라도 타인과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해 보세요. 실제로 제가 그렇게 하면서 따뜻한 응원을 많이 받았고,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큰 힘을 얻었답니다.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

Artist

오예슬은 뉴욕을 기반으로 AR, 3D를 활용해 디지털 및 AR 작품을 선보이는 디지털 아티스트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에서 학사 과정을 마친 후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오랜 꿈을 좇아서 뉴욕으로 건너가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며 두 번째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구글, 버라이즌Verizon, 사그마이스터&월시Sagmeister & Walsh, IDEO 등 글로벌 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반복적인 뉴욕 생활 중 어떤 것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삶에 대한 동경으로 뉴욕대학교 석사 과정에 진학해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2022년 9월 ‘KIAF PLUS’에서 한성자동차가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 메타버니(Metabun_ny)        첫 전시를 마쳤으며,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롯데백화점과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함께 만든 넥스트 뮤지엄의 개관전에 참가했다. «MAPS» 매거진과 «Y» 매거진에 인터뷰가 실렸고, 그 외 다양한 매체에서 전시를 소개했다.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한국과 미국에 오가며 활동 중이다.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귀여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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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도너리 작가는 스스로 귀여움에 오랫동안 빠져있는 덕후라고 고백해요. 귀여운 것을 볼 때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생각나고, 이를 적용해 펠트에 손바느질한 귀여운 친구들을 세상에 선보이죠. 이들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무한한 긍정을 채워줍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면서요. 매달 새로운 귀여움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체력, 멘탈 관리에 힘쓰는 도너리 작가. 작은 행복이 오래 가는 평온한 삶을 꿈꾸는 그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보세요.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귀여운 인형과 뜨개질 작업으로 따듯한 위로를 전하는 도너리입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교 졸업이 한 학기 남았을 때 취업보다는 저만의 브랜드를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과 ‘나는 하고 싶은 거 다 할래!’라는 막연한 마음으로 도너리를 시작하게 됐어요. 아직 학생일 때라 사업 자금이 필요했죠. 그래서 창업 동아리를 만들고 스타트업 지원사업에 도전해서 사업 자금을 투자받았습니다. 도너리에 더욱 진지하게 임하게 되었죠!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귀여운 강아지와 단둘이 지내는 집에서 작업하고 있어요. 제힘으로 처음 독립한 곳이라 멋진 모습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저만의 멋진 작업을 만들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에요.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사실 저는 귀여운 것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덕후예요. 귀여운 사진, 그림, 제품 등을 보는 시간을 가질 때 스트레스 해소가 되어서 생각보다 오랫동안 귀여움에 빠져있어요. (물론 귀여운 걸 자주 본다고 제가 귀엽다는 말은 아닙니다!!) 귀여움에 빠져있을 때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생각나요. 그럴 동안 마구마구 메모하기도 하고, 글로만 적으면 까먹는 아이디어는 그림으로 바로 그려놓아요.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아이디어 메모장에서 몇 개의 콘셉트를 가져와 그림을 그린 후 프린트해서 인형 도안을 만들어요. 펠트지에 도안을 대고 자르는 재단 작업을 마치면 조각을 모아 손바느질로 귀여운 친구들을 완성합니다.

최근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따듯함’입니다. 도너리는 ‘Don’t worry!’, 즉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도너리만의 방식으로 많은 분께 따듯한 위로를 전하고 싶어서 행운, 행복, 사랑 등 긍정적인 의미를 생각하며 작업합니다. 도너리를 아는 모든 분에게 따듯한 긍정 파워가 100% 전달되면 좋겠어요.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계획 짜기를 굉장히 좋아해요. 그래서 3개월 정도는 계획을 해두고 일상을 보내요. 물론 지켜지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사부작 마켓에 관한 정해진 패턴은 꼭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사부작 마켓은 도너리에서 매달 열리는 마켓인데요. 매번 새로운 친구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월초에는 신상 작업과 친한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요. 한 달 중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너무 소중한 기간이죠! 그 후 중순부터 말까지는 사부작 마켓 오픈과 작업, 포장, 배송에 매진합니다. 일만 하는 재미없는 일상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이 순간이 무척 행복하답니다.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지금 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인에 관해 고민하고 있어요. 건강, 체력, 멘탈 관리법 등에 관심이 폭발합니다.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저를 완전히 잡아먹기 전에 슬럼프를 극복해야 해요. 그래서 항상 멘탈 상태를 확인하고 기분을 풀기 위해 노력합니다. 조금은 소소해 보이는 행동일 수도 있는데요.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마녀 배달부 키키›, ‹벼랑 위의 포뇨› 등을 종일 틀어놓기도 하고, 평소 눈여겨보던 귀여운 물건을 구매하기도 해요.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을 자주 봐서 대사를 거의 외우고 있고, 귀여운 물건을 하나둘씩 모아 냉장고에 붙이다 보니 저희 집 냉장고 별명이 제.죽.냉(제발 죽여줘 냉장고)가 되었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인가 봐요.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요즘 가장 큰 고민은 핸드메이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 거예요. 혼자 모든 일을 소화하면서 많은 핸드메이드 작업까지 해내기 위해서는 시간과 체력이 넉넉하게 필요해요. 만약 둘 중 한 가지가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쉽게 무너지게 되고, 결과물에 대해서도 만족하지 못하니까 어떻게 하면 지금의 작업량을 유지하면서 오래도록 해나갈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고 자신만의 작품을 창작하는 태도를 중시해요. 제 주변의 작가님들만 하더라도 대부분 교묘하게 아이디어를 표절하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보았어요. 저도 당한 적이 있어서 그 기분을 너무 잘 알고 있죠. 열심히 만든 제 작업을 누군가 쉽게 표절해서 판매하는 행동에 큰 상처를 받기도 했고요. ‘정직은 확실한 자본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남의 아이디어를 표절한 사람은 그 어떤 일도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믿어요.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주시겠어요?

본격적으로 창작에 뛰어든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서 다른 분께 노하우나 팁을 공유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대신, 좋아하는 일을 하시는 모든 분께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여러분! 지금까지 멋지셨고, 앞으로의 행보도 역시나 멋질 거라고 장담합니다. 긴 마라톤을 뛴다고 생각하면서 여유 있게 호흡을 가다듬고 열심히 함께 달려보세요! 언제나 행운 가득한 나날만 보내시길 바랍니다. 화이띵!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따듯한 마음을 나누는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작은 행복이 오래 가는 평온한 삶을 살아가고 있길 바랍니다.

Artist

도너리는 많은 사람에게 따듯한 위로를 전하기 위해 인형을 만드는 작가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 활동 중이며, 인형뿐만 아니라 가끔 원앤온리 뜨개질 작품을 소개한다.

흔들리는 시스템, 부유하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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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오연진 작가는 암실에서 아날로그 프린팅 기법을 기반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테크닉과 상상력, 그리고 명징한 콘셉트가 만나 탄생하는 그의 작업은 유동적이고 진동하는 시스템의 산물입니다. 주5일 9 to 6로 일하는 회사원이자 작가, 여성 시각 예술인 네트워크 운영자 등 여러 가지 일을 무리 없이 이끄는 에너제틱한 인물이기도 하답니다. 사회가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스스로 여성 창작자의 비극적 생애를 종결하는 해피엔딩의 예가 되길 바라는 오연진 작가의 심도 있는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보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미술가로 활동하는 오연진입니다. 사진, 회화, 인쇄물 등 평면 매체를 주로 다루며 이미지에서 보이는 것 이면의 구조나 관계성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주로 암실에서 아날로그 프린팅 기법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여성 시각 예술인 네트워크 ‘루이즈 더 우먼’의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시스템 기반의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어요.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대 초반의 제게 예술은 개인의 자율성을 가장 존중하는 분야로 느껴졌기 때문에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후 조형예술 대학원에 진학했고, 재학 중 여러 단체전에 참여하면서 작가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두산아트랩» 전시 전경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서울 창신동 언덕길에 위치한 작업실을 다른 작가님들과 함께 쓰고 있어요. 2019년 초부터 대형 롤지 컬러 인화를 위해 직접 충무로에서 암실 장비를 구입하고 세팅했어요. 암실 작업의 특성상 항상 불을 완전히 끄고 작업해야 하는 점이 힘든 부분입니다.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르게 해보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다음 작업을 구상하는 것 같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역시 생각대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뭐가 되든 일단 계속해서 만듭니다. 항상 출품작 수의 3~5배수 정도를 작업하는데요. 가령 작품 10여 점 제작을 목표로 할 경우 100여 점 가까이 만들고 그중 일부만 선택합니다. 그래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 작업이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기도 해요. 방향이 바뀌는 가능성을 기꺼이 열어두는 편입니다.

«Summer Love 2022», ‹페이스트리Pastry #18›, 2022

«Summer Love 2022», ‹페이스트리Pastry #19›, 2022

작가님의 최근 작업들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주시겠어요?

‹페이스트리Pastry›(2022) 시리즈는 이미지를 만드는 아날로그 프로세스에 개입하여 여러 층의 빛과 물질의 레이어를 중첩한 작업입니다. 노광, 현상, 노광, 현상을 반복하며 솔라리제이션solarization 효과가 나타나요. 특히 물결치듯 흐르는 형상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현상 용액이 인화지에 흐르며 생긴 자국이에요. 용액의 고임 정도, 맺힘 정도에 따라 빛이 투과되는 정도가 달라져요. 저는 이 용액 자체가 네거티브 필름이라고 생각해요. 전통적인 프로세스에서 네거티브 필름은 상을 고정한 상태에서 동일한 사본을 끝없이 파생하는 원본 역할을 하지만, 제가 만드는 이미지에서 네거티브 필름은 끝없이 움직이며 원본이 되는 조건 자체가 흔들리는 세계입니다. 

‘조건이 움직이는 세계’는 물이 든 수조를 인화지 위에 올려두고 밀착 인화한 ‹필름무빙Film Moving›(2020), 비누막(Soap Film)이 일시적으로 맺힌 상태를 찍은 ‹라멜라Lamella›(2020) 시리즈에서도 표현한 바 있어요. 물리적인 레이어가 아닌 역사적 레퍼런스를 네거티브 삼아 차용하여, 마야 데렌Maya Deren의 흑백 단편 댄스필름 ‹밤의 눈›에 등장하는 무용수의 그림자를 투영해 찍어낸 ‹아노토스코프Anorthoscope›(2020) 연작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노토스코프›는 반투명한 재질의 캔버스 위에 무용수의 그림자를 출력하고, 그 위에 물감을 올린 후 캔버스를 다시 인화지 위에 밀착 인화해서 만든 시리즈예요. ‘움직임을 움직이는’ 마야 데렌의 시도를 저의 평면에 투사해서 내러티브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작년에 연 개인전 «기억의 조차(The Tides of Memory)»(2021,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선보인 ‹오버올Over All›(2021) 시리즈는 반투명 필름지에 유화로 드로잉하고 이를 다시 필름 삼아 사진으로 제작한 시리즈입니다. 전시장에는 드로잉과 드로잉에서 파생된 사진을 병치했고, 드로잉의 색과 명암이 뒤집혀 드로잉의 일부를 확대 인화한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관객이 하나의 이미지를 볼 때 보이지 않는 관계로 엮인 전후의 관계성을 포착하길 바랐죠.

«밤의눈», ‹anorthoscope #2-3›, 2021, Print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이미지 너머의 구조와 관계성을 드러내고 싶어 합니다. 시스템을 보길 바라요. 제가 만드는 시스템은 거스를 수 없는 고정된 체계가 아닌, 흐르는 현상 용액이 네거티브 필름이 되는 것처럼 유동적이고 진동할 수 있는 조건 체계입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준비하기 때문에 대부분 만족합니다. 제작비를 더 들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주 5일, 9 to 6로 일하는 회사원입니다. 웹 에이전시에서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작업실에 가거나, 루이즈 더 우먼 관련 일을 하거나, 다른 부업을 하거나, 사람들을 만나거나 쉽니다. 주말의 경우, 전시를 앞두고 있을 때는 작업실에 가고, 아니면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합니다.

«Tweed», ‹Solar Vein›, 2022

«Tweed», ‹Versatile Meadow›, 2022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지금 디스위켄드룸에서 개인전 «트위드Tweed»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개인전에서는 동시대 무빙 이미지에 대한 추상을 보여주고 싶은 것 같아요. 여기서 말하는 무빙 이미지란, 흔히 생각하는 비디오나 영화는 아니고요. 자신이 선택하고 재생한 데이터를 반영해 실시간으로 새로고침되는 유튜브 홈피드나, 특정 상품을 검색하자마자 메인에 관련 상품을 추천하며 진열해버리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인터페이스, 태그나 수치를 입력하면 자동 생성되는 AI 이미지 등 알고리즘으로 특정 조건을 반영해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이미지입니다. 불안정하고 가변적이죠. ‘내가 만들고 있는 게 이런 동시다발적으로 유동하는 이미지에 대한 추상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앞서 언급했지만, 이미지를 둘러싼 조건을 조율해 동일한 리소스를 가지고도 여러 조건으로 변주, 확장하는 실험을 반복했는데요. 결국 제가 보여주려고 하는 건 이미지를 조건 알고리즘으로 무한 변주, 파생시키는 구조와 그 안에서 형용 모순적 형태로 진동하는 비고정적 이미지, 그에 대한 추상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Self referential Film #14›, 2022

‹Self referential Film #17›, 2022

‹Self referential Film #16›, 2022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가님의 작업에서 어떻게 묻어나나요?

저는 관심사가 다양하고 에너지가 많아요. 덕분에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다양한 역할 수행을 하게 되고, 상황에 따라 태도나 행동 패턴이 달라지기도 하죠. 특히 커뮤니티 운영을 하면서 생각이나 태도가 많이 바뀌었어요. 조직 문화나 여성 중심 리더십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며 인간관계와 관계를 통한 성장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한 상호작용과 커뮤니케이션 욕구가 크고, 사람의 가능성을 믿으면서 또 한편으론 경계하기도 하죠. 연대는 불신이 기반이 된 상태에서 역설적으로 사람을 믿고 또 믿는 일이에요. 그래서 특수한 개개인에게 지나친 책임을 지우지 않는 시스템 기반의 문제 해결 과정과 방식을 좋아합니다. 커뮤니티 운영을 하기 전에도 구조적인 사고를 좋아했어요. 말의 내용보다 말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떻게 구조적으로 입장을 뒷받침하는지 분석하는 게 좋았죠. 소설보다 비문학이 좋고, 내용 자체보다 내용을 구축한 체계를 보는 게 좋았어요. 지금 웹 기획을 하면서 서비스 구조를 만드는 일이 재미있답니다. 케이스마다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서 인터페이스를 기획하는 일인데 저한테 잘 맞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미지 이면에 구조가 있다고 전제하는데, 제 작업도 그렇거든요. 보이지 않는 구조를 가설하고 관계성을 만들어요.

«정착세계», ‹페이스트리Pastry detail #1›, 2022

«정착세계», ‹페이스트리Pastry detail #2›, 2022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장기간 침체하거나, 우울한 기분에 빠지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요. 자기 증명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구조적, 환경적 변수로 한계나 어려움에 직면할 때 순간적으로 큰 무력감을 느낍니다. 그러고는 복수를 다짐하거나…가까운 동료나 친구,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햇빛도 쐬고, 맛있는 것도 먹고, 분위기 좋은 카페 가서 뒹굴뒹굴 시간 보내고, 다시 분노하고, 복수를 다짐하고…아무리 예상치 못한 일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성과를 만드는 루틴을 무너뜨리지 않으려고 해요.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웹 기획 쪽 커리어로 뒤늦게 진입했기 때문에 이 업계에서 어떻게 전문성을 키우고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N잡러, 부캐의 시대라고 하지만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사람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잠깐 하다가 말겠지?’, ‘본업(?) 따로 두고 취미로 하는 거겠지?’, ‘시킨 일 안 하고 딴짓하는 거 아니야?’ 등의 의심을 받기 쉽거든요. 그래서 필요 이상으로 열정과 진정성을 어필해야만 하는 피로감을 느낍니다. 저는 여러 가지 일을 돌려가며 할 때 활력이 생기고 생산성이 높아지는 사람이라서 회사 생활을 하는 게 좋아요. 물론 전시 스케줄이 겹칠 때는 워라밸이 너무 깨지기 때문에 지금이 완벽한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연봉을 올리면 괜찮아질 것 같아요.

«Lace», ‹Solar Breath #0356›, 2019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저는 미술 전공자로서 늘 ‘탁월함’을 목적에 둔 교육을 받아온 것 같습니다. 지금의 생각은 조금 다른데요. 미술은 좀 못생겨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대부분 그 또한 작가가 성장하는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이죠.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작업의 퀄리티 여부를 평가하기 전에 작가의 성장을 전제로 확장가능성을 살펴주고, 예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게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창작물 혹은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에서 적절한 절차와 규범을 지키지 못한 예술은 문제가 됩니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시대에 순수예술이 사회적 규범과 가치, 윤리로부터 독점적 자율성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은 너무나 안이하다고 생각해요. 예술, 창작자, 예술계 종사자, 예술계 내의 윤리적 규범에 대한 논의가 제도적 사유와 실천으로 심화하지 못하고 관념적인 담론에 그치는 현상 또한 안타깝고요. 창작물 또는 창작물을 구현하는 절차와 과정이 자기가 속한 크고 작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자기가 재현한 이미지가 어떤 시각문화를 뒷받침하는지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주시겠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것’에 너무 큰 의미부여 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것과 추구하는 가치는 자신이 처한 조건과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고, 주변 인간관계와 경험의 폭 안에서 결정됩니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자신의 기질과 강점을 파악해 그에 맞는 삶을 개척해 나가세요.

«Lace», ‹Solar Breath #0419›, 2019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제 작업과 루이즈 더 우먼 활동에 관련한 자료가 체계적으로 아카이빙되면 좋겠어요. 실질적인 데이터가 남아 있어야 기록이든, 해석이든 할 수 있으니까요. 작업의 가치가 장기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창작자로서 영광스러운 일이고, 여성 창작자로서 여성 예술인의 권리 신장에 목소리를 냈고 ‘오래오래 잘 먹고 잘살았다’는 해피엔딩으로 기록되길 바랍니다. 페미니스트 여성 예술가들이 사회의 전통적 기준에 반기를 들다가 고립되고, 생계가 끊기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불행하게 살다 죽거나 사라지는 서사를 너무 많이 보았어요. 어떤 사람들은 자주적인 여성의 비극적 생애에서 안타까움과 함께 묘한 쾌감을 느끼는 것 같은데요. 이는 아주 잘못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성 생애의 비극적 신화를 종결시키고자 페미니스트로, 예술가로 살면서 부유하고 명예롭고 평탄하게 세속적 가치를 누리며 무병장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성별, 인종, 계급, 외모, 장애 유무 등의 이유로 모든 사람이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고, 착취와 폭력에 노출되지 않고, 죽거나 다치지 않는 미래입니다. 20대 여성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사고로 죽고, 사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해 스토커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일,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의 젊은 여성들이 살해되고, 인터넷이 차단되고, 교육받지 못하는 일이 아직도 벌어진다는 게 너무 기가 막히죠. 인간 사회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기억의조차», ‹Solitaire #2›, 2021

Artist

오연진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매개 변수를 조건화하고 이를 변주해 새로운 환영을 만든다. 개인전 «트위드»(2022, 디스위켄드룸), «기억의 조차»(2021, 송은 아트스페이스), «The Very Eye of Night»(2020, 송은 아트큐브), «Lace»(2019, 전시공간)을 열었고, «정착세계»(2022,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써머 러브»(2022, 송은), «생동하는 틈»(2022, 원앤제이갤러리), «두산아트랩»(2021, 두산갤러리), «리브 포에버»(2019, 하이트컬렉션), «서울사진축제 특별전: Walking. Jumping. Speaking. Writing.»(2018, SeMA창고)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yeonjin-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