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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차가운 금속에서 길어 올린 따뜻함

Writer: 윤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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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공예품을 만드는 윤여동 작가는 단단하고 차가울 것만 같은 금속에서 수많은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금속은 얇게 펴질 수도 있고 매끈한 표면을 뽐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따뜻함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특히 우리가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공예품일수록 이런 요소를 담아내는 건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윤여동 작가의 ‘손맛’이 묻어있는 작품과 작업 태도를 아티클에서 더 자세히 확인해보세요!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금속공예가 윤여동입니다. 금속이라는 재료를 다양한 기법으로 다루어 일상에서 쓰는 기물을 만들고 있어요.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프랑스에서 오브제 디자인으로 학부 과정을 마치고, 하나의 물성을 전문적으로 다뤄보고 싶어서 금속공예를 배우게 되었어요. 보기에는 차갑고 깨지지 않는 단단한 소재이지만,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제 작업실은 종로구 부암동에 있어요 톱질과 망치 소리가 끊이지 않는 작업 공간은 제게 동기와 영감을 주기도 하고, 생각을 정리하며 쉴 수 있도록 돕는 소중한 공간이에요 작품을 감상하는 쇼룸과 작품 제작이 이루어지는 창작 공간이 공존하기 때문에 수작업의 의미와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고 생각해요.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일상에서 얻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소한 부분을 작업에 반영할 때 제일 자연스럽고 저다운 작품이 만들어지는 느낌이에요.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실제 사용하는 기물을 만들다 보니 항상 실용성을 생각하는데요. 공산품과 확연한 차이를 두기 위해 수작업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손맛을 강조하려고 노력해요 무엇을 만들지 정해놓고 작업을 진행하다가도 만드는 과정에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 아예 다른 뜻밖의 작품이 나오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제작하는 사람이 모든 작업 과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하는 점이 공예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작가님의 최근 작업들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주시겠어요?

최근 첫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아주 독특한 디자인의 커트러리를 만들고 있어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작품이죠. 일상에서 얻는 아주 사소하고 소소한 부분을 영감 삼아 마치 일기를 쓰듯 하루하루 작업하며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공예가 어렵고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우리 생활에 너무 가까이 있어서 미처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이미 친숙한 것일지도 모르거든요. 밥 먹을 때 사용하는 포크 하나부터 시작해보세요. 공예품을 사용하면 공예가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듭니다.

최근 진행한 작업에서 작가님이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끊임없이 계속 작업할 일이 생기는 건 만족을 넘어 감사한 부분입니다. 불만족인 점을 굳이 꼽자면, 항상 시간이 여유롭지 않다는 것이에요.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작업실에 출근해서 매일 다른 작업을 해요. 덕분에 뻔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일하지 않을 때는 보고 싶던 전시나 영화를 보고, 그 근처에 있는 맛집에 가는 걸 좋아해요. 일주일에 한 번은 어디도 가지 않고 침대에 있는 게 어느새 철칙이 된 것 같아요.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자기 전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유튜브 채널을 항상 보는데요. 자연에 눈길에 계속 가요. 아주 생소한 생물이 나올 때 조금 거부감이 들면서도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귀여운 이름에 비해 포악한 성격을 가진 벌꿀오소리와 괴물처럼 생긴 고대 상어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가님의 작업에서는 어떻게 묻어나나요?

별로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 아니고 성격도 둥글둥글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요. 이런 점이 작업에 묻어나는 느낌입니다. 제 작품은 금속이라는 차가운 물성으로 만들지만, 각지고 딱딱하기보다는 자유롭고 따뜻함이 묻어나요.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사실 얼마 전에 슬럼프가 왔는데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었어요. 나갈 준비를 다 마쳐서 문 앞을 나서기만 하면 되었는데, 다시 씻고 방으로 돌아와서 온종일 아무것도 안 했죠. 어쩔 때는 이런 날도 필요하다고 봐요.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는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리는 편입니다.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게 어려워요. 도와주는 분이 계시지만 대부분 혼자 작업을 하다 보니 그날그날 작업량을 정해놓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쉽진 않답니다.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창작자로서 본인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는 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봐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모두가 그렇게 일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항상 재밌게 일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작업하려고 해요.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주시겠어요?

작품 활동에 대한 아카이빙을 잘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작은 경력 하나하나가 쌓이면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저도 그렇게 되고 싶고요. 본인이 어떤 작업을 했는지 정리하고 이후의 경력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는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저는 장르를 불문하고 좋은 작품을 대하면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는데요. 이때의 감정은 행복과 기쁨 그 이상입니다. 사람들이 예술을 즐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저도 창작자로서 제 창작물이 누군가에게 크고 작은 울림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할머니가 되어서도 간간히 작업실에 나가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Artist

윤여동은 프랑스 생테티엔 아트&디자인 대학교(ESADSE)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서울대학교에서 금속 공예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온양어워드 제3회 공예열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으며 기업과 협업한 작품으로 2021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했다. 현재 다양한 기업 및 브랜드와 협업하며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핸들위드케어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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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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