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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K-목욕 문화로 디자인한다면: 양민영 ‹휴 스파 ~ 웰 빙 클럽 ~›

Writer: 양민영
휴스파의 전경. 서울역 안에 캐비넷과과 목욕탕이 있다.

‹휴(HUE, 休) 스파 ~ 웰 빙 클럽~›, «호텔사회» (문화역서울284, 2019) / 사진: 임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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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그래픽 디자이너 양민영의 상쾌한 작업을 소개합니다. ‹휴(HUE, 休) 스파 ~ 웰 빙 클럽 ~›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목욕탕과 찜질방 문화를 재치있게 전시장으로 가져온 작업이에요. 소장품을 맡기고 물건을 빌리는 물품보관소, 음료를 제공하는 매점, 앉아서 쉬는 족욕탕을 디자인했죠. 작가가 가장 사랑하는 소품은 이태리 타올. “누구나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휴식을 취할 때입니다”라는 문구가 썰렁하시다고요? 아티클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세요!

휴(HUE, 休) 스파 ~ 웰 빙 클럽 ~›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양민영의 휴(HUE, 休) 스파 ~ 웰 빙 클럽 ~(이하 휴스파)은 2020년 1월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전시 «호텔사회»에 커미션 워크로 참여한 작업입니다. 젊은 건축가 그룹 푸하하하프렌즈가 3등 대합실에 기획한 놀이터 콘셉트의 풀장 구조를 중심으로 현재 맥락에서 호텔의 여가 문화를 재해석한 작업들이 배치됐는데 그중 ‹휴스파›는 목욕탕·찜질방·스파로 대변되는 ‘씻음으로써 쉴 수 있는 공간’을 소재로 삼았습니다. ‹휴스파›는 소지품을 맡기거나 물건을 빌릴 수 있는 물품보관소, 음료를 제공하는 매점, 앉아서 쉬는 족욕탕으로 구성된 설치 작업인데 관람객은 각자의 방식으로 ‹휴스파›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실제 시설을 이용하며 체험할 수 있습니다.

휴스파 탕에 양머리를 한 사람이 걸쳐있다.
휴스파 탕에 흰 옷을 입은 사람이 앉아있다.
검정색 캐비닛에 초록색으로 된 휴스파 이용 안내 포스터가 붙어있다.

작업의 계기와 콘셉트가 궁금합니다.

단어가 연상시키는 시각적인 스타일은 조금씩 다르지만, 목욕탕·찜질방·스파는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적극적인 휴식을 취하려고 가는 곳이자 ‘뜨거운 시원함’을 느끼는 공간입니다. 이 세 곳 중 호텔에 제일 잘 어울리는 장소가 스파라는 생각이 들어 공간과 디자인 등 전체적인 분위기 연출은 스파를 지향하되 실제 콘텐츠는 목욕탕과 찜질방으로 채우는 방향으로 공간과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작업에서 주목해야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물품보관소와 관련된 ‘쉼’에 대한 여러 사소한 콘텐츠를 꼽고 싶습니다. 물품보관소를 이용하려면 키링이 필요한데요. 액세서리 브랜드 ‘구슬러’와 협업해 작업 콘셉트에 맞도록 ‘정화의 기운’이 담긴 돌로 제작했습니다. 물품보관소는 실제 물품을 넣는 보관함 기능과 문을 열면 일종의 갤러리 기능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내부는 2000년대 초반에 유행한 키워드인 웰빙과 힐링을 연상시키는 이미지, ‘쉼’에 대해 재고할 수 있는 문구로 꾸며놓았고, 더불어 오디오 장치를 이용해 자연의 소리를 듣거나 자연과 관련된 이름을 달고 나오는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또 보관소 안에는 목욕탕과 찜질방 문화의 상징인 때수건, 지압 슬리퍼, 양머리 수건, 식혜 등 한국적이고 일상적인 물건들을 넣어두고 관람객의 필요에 따라 직접 사용하거나 가져가도록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 아이템은 ‘누구나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휴식을 취할 때입니다’라는 썰렁한 개그 문구가 적힌 때수건입니다.

휴스파 때 수건으로 팔을 밀고 있다.
옥구슬 장식이 달린 휴스파 열쇠를 손목에 걸고 서있다.
휴스파의 캐비넷 안이다. 고양이 이미지가 배경에 있고, 초록색 이용키가 놓여있다.

한 사람의 창작자로서 지닌 태도나 관점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내용에 맞는 디자인을 하려고 하고, 제게 온 일이니 제 방식대로 도출 가능한 답을 제안하려고 노력합니다. 무언가를 만들 때 ‘이렇게 하면 웃기고 재미있지 않을까’를 자주 기준으로 삼는 편인데요. 이게 실제로 재치있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여러 시도가 필요합니다. 제가 볼 때는 재미있더라도 남들에게는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재미를 구현하기 위해서 남이 보기엔 쓸데없는 데에 집착하기도 한답니다. 이상하고 쓸데없는 걸 만들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 때면 항상 이렇게 마음을 다잡습니다. ‘멋있고 진지한 건 다른 사람들이 많이 만드니까 이런 것도 있어야지!’

창작자로서 큰 기쁨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클라이언트와 제 자신 모두를 만족시키는 디자인을 할 때 가장 기쁩니다.

한국에서 창작자로 지내며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합니다.

프리랜스 그래픽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제가 아니면 저를 대체할 인력이 없다는 게 가장 어려운 점인 것 같습니다. 1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모든 역할을 제가 맡아야 하는데요. 그렇게 하루를 바쁘게 보내다 보면 막상 디자인에 쏟는 시간은 충분치 못한 게 사실입니다. 아직도 이 어려움을 극복하지는 못했답니다.

좋아하는 활동을 지속하려는 창작자에게 ‘버티는’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창작자에게는 반응과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 «쿨»이라는 옷에 관한 잡지가 있는데요.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듯 처음에는 이런 잡지가 있으면 재미있겠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실제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어렵고 지루한 일들도 많이 일어나는데요. 함께 잡지를 기획하거나 참여해주는 분들이 가장 힘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실제 잡지가 잘 팔린다던가, 독자들이 언급해준다거나, 어딘가에서 상을 받거나, 제가 좋아하는 해외 서점에서 구매 의뢰가 오는 등 반가운 피드백이 지칠 만하면 찾아와서 프로젝트를 지속하게 하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부탁드려요.

앞으로 ‹비애티튜드›를 통해 다양한 작업자의 다양한 색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휴스파의 캐비넷 안이다. 지압 슬리퍼가 놓여있다.

Artist

양민영은 인쇄 매체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그래픽 디자이너다. ‘불도저 프레스’를 운영하며, 옷에 관한 잡지 «쿨»을 기획하고 디자인한다. 동시대 한국의 시각 문화에 관심이 많다

meanyounglam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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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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