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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그림 365장의 감정선을 잇는 북 디자인

Writer: 스팍스에디션
스팍스에디션, 북디자인, 최재훈, 365 ner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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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비애티튜드 편집국은 작년에 열린 UE100: 제13회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멋진 출판물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스팍스에디션’이 디자인한 『365 Nerve』라는 일러스트레이션집이었는데요. 이 책은 최재훈 작가가 그린 흑백의 일러스트레이션 365점을 책으로 엮은 작업이에요. 매력적인 북 디자인을 선보인 스팍스에디션과 함께한 인터뷰를 아래 아티클에서 확인해보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스팍스에디션Sparks Edition’은 조각을 전공한 장준오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한 어지혜가 공동으로 설립한 스튜디오입니다.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시각 디자인과 아트워크를 진행하고 있어요. 방탄소년단의 정규 4집 ‹MAP OF THE SOUL : 7›의 앨범 브랜딩과 아트워크, 밴드 10cm의 앨범 아트워크와 디자인, 만화 출판사 ‘쾅Quang’의 비주얼 그래픽 등을 진행했습니다. 디자인과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창조적인 시각 결과물을 선보이려 노력 중이에요.
현재 ‘스펙트럼 오브젝트’라는 아트워크 그룹을 만들어 문화·예술 전반의 여러 아티스트와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출판 브랜드 ‘콰르텟 프레스’로 꾸준히 아트워크를 묶은 책과 작품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굿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365 Nerve』를 작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365’는 최재훈 작가가 일종의 일기처럼 불안과 공포를 시각적으로 기록해 공유한 일러스트레이션 시리즈입니다. 작가의 말을 빌려 좀 더 설명하자면, 최재훈 작가는 작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동료들이 함께 그림을 그리며 기다려주는 것에 큰 힘을 느껴서, 자신도 꾸준하게 작업하며 동료에게 힘이 되고 싶어 매일 한 장씩 그림을 그린다는 모토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해요. 이런 과정에서 최대한 환경적인 요소는 배제하고, 가장 사적인 감정 상태나 무의식에 집중하는 태도로 작업했다고 합니다. 저희는 ‘쾅’ 만화 때부터 최재훈 작가와 함께 작업했고, 스펙트럼 오브젝트를 통해 서로의 작업을 응원하고 자극받아 왔는데요. 최재훈 작가의 단편 만화집인 『조형의 과정』을 거쳐, 이번 작업도 함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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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365점을 한 권의 책으로 엮으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최재훈 작가가 그림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흑백 그림이 가진 짙은 대비감에서 오는 쾌감을 중시하며, 커버 색상을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특정 색을 사용하면 흑백과 조화롭지 않을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흑색만 강조하면 그림보다 더 강해지고, 백색의 경우에는 단조로워 보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형광색을 커버에 사용했어요. 책을 펼쳤을 때 그림 속 흑백의 대비감이 두드러지고,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또한 그림에 담긴 묵직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책 커버에는 그림 외에 다른 요소를 배제했고, 책 옆면을 활용해 작가 특유의 서사가 담긴 그림을 만화 속의 ‘컷’이라는 요소를 활용해 디자인했어요.

이미지를 배열한 순서도 궁금해요. 시각적으로, 내용적으로 어떤 흐름을 의도하셨나요?

먼저 작가가 정리한 순서로 그림을 배열한 후, 저희와 함께 그림의 결을 맞추며 수정을 가했습니다. 작가의 설명을 보태면, 그림을 그리던 당시에는 몰랐는데 흩뿌려진 감정의 결과를 책이라는 흐름에 넣다 보니 묶이고 정리되는 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정선이 이어지는 그림끼리 연결하는 게 중요해졌죠.

스팍스에디션, 북디자인, 최재훈, 365 ner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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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작업을 디자인과 아트워크로 구분하고 계시는데요. 두 작업을 할 때 태도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번 『365 Nerve』에 임한 태도도 궁금합니다.

디자인에서 중요한 부분은 작업에 대한 합당한 근거와 타당한 설명 그리고 설득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을 의뢰한 사람과 작업하는 사람 사이의 상호 소통이 중요한 과제 중에 하나죠. 저희 역시 디자이너로서 작업을 대할 때에는 직감과 감각을 중시하면서도 항상 콘셉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고민합니다. 하지만 아티스트로서 아트워크 작업을 할 때에는 명확한 설명보다는 직감에 조금 더 집중하는 편이에요. 좀 더 내적인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외부나 타인의 이야기, 콘셉트를 표현하기보다 내적인 감정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집중해 작업합니다. 『365 Nerve』는 최재훈 작가의 작업을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책으로 표현하는 작업이었어요. 작가의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에 집중해 저희의 감각으로 함께 소통하며 즐겁게 작업한 프로젝트입니다. 

스팍스에디션, 북디자인, 최재훈, 365 ner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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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실현하는 출판사와 인쇄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할 텐데요. 어떻게 소통하시나요?

출판사와 소통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디자이너의 의도를 잘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항상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첫 번째 PT에서 최대한 디테일하게 작업을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콘셉트를 설명하는 것만큼이나 실물과 가깝게 디자인 의도를 시각화하는 합성 작업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가급적 모든 콘셉트 PT는 메일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만나서 진행합니다. 면대면 소통이 좀 더 매끄럽고 명확하게 의도를 전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인쇄소가 가진 제작 경험을 통해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인쇄소를 직접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모든 종이를 다뤄보는 건 어렵기 때문에 인쇄소에서 제작한 예시나 경험을 많이 보고, 물어보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인쇄소가 바쁘다면 소통이 어려울 수 있으니 필요한 질문을 잘 물어보는 스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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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다양한 북 디자인을 해오셨는데요. 좋은 북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어요.

책의 내용을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게 북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해요. 매력적인 시각적 힌트로 책이 전달하는 이야기의 정서와 분위기를 잘 담아내는 게 좋은 디자인이라고 믿습니다.

요즘 스스로에게 만들어주고 싶은 생활 속 스테레오타입이 있을까요?

정적인 운동이나, 앉아서 하는 작업을 많이 해왔어요. 좀 더 활기차고 동적인 운동이나, 야외활동도 해보고 싶기 때문에, ‘호기심 많은 활동적인 사람’이라는 스테레오타입을 갖게 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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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팍스에디션의 작업이 기대는 이 시대의 스테레오타입, 스팍스에디션의 작업을 유용하게 만드는 이 시대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아트워크를 하는 디자이너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이 존재하는 듯해요. 예전에는 디자이너와 아티스트 간의 경계가 명확하다고 배웠어요. 그러나 지금은 회화나 조각 등 다양한 내적인 아트워크를 하는 디자이너도 많고, 작업의 균형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저희도 스스로 개인 작업을 하면서 디자이너로서 겪는 많은 부분을 해소하며 더 즐거운 작업 환경을 만들어왔어요.

『365 Nerve』를 작업하며 겪었던 어려운 순간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이번 프로젝트는 출판사와 작가와의 모든 소통에서 서로 시너지를 얻는 대화를 통해 정말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제작이었죠. 배면 인쇄나 커버 면에 스티커를 형압으로 넣는 건 저희도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이런 후가공 작업에 대한 기대 반 두려움 반이 있었는데 출판사와 작가의 지원 아래 의도했던 효과를 과감하게 진행할 수 있었고, 덕분에 멋진 책이 나올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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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창작자에서 버티는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창작자는 끊임없이 표현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표출하고 표현하는 것에 지치지 않으려면 영감을 받고 감동하는 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영감은 나무나 바람에서도 느낄 수 있고, 멋진 음악이나 강연에서도 느낄 수 있어요. 매 순간 아름다움에 감동하거나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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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스팍스에디션은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시각 디자인과 회화 및 조소 작업을 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출판사 콰르텟 프레스에서 어지혜의 아트워크를 담은 『레이어LAYER』(2017)와 장준오의 아트워크를 담은 『파티클PARTICLE』(2018)을 발간했다. 2019년 애비뉴엘 아트홀Avenuel Art hall에서 진행한 «댄싱 블루DANCING BLUE» 전시를 통해 스팍스에디션의 작업 방향을 소개한 바 있다. 현재 여러 브랜드와 협업 및 디자인을 진행 중이다.
www.sparksedi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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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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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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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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