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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아래 있는 사람이 바라보는 세상

Writer: 유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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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실리콘 소재의 보디 수트를 착용한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은 있는 유아연 작가. 그의 누드 이미지는 보는 이로 하여금 기묘한 느낌을 경험하게 하는데요. 타인의 위치를 대리경험하는 특성이 미술의 주요한 사회적 역할이라 믿는 유아연 작가에게 작품 관람의 방향성은 요즘 가장 중요한 화두라고 해요. 단단하게 짜인 그의 논리정연한 작업관을 아티클에서 확인해보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서울과 영국에서 활동 중인 유아연입니다. 저는 작업을 통해 체제 속에서 습관적으로 행해진 인식 과정을 조형해내며, 자본주의 아래에서 소외되었던 개인의 특수한 상황을 가시화하고자 노력합니다. 사회가 교육한 표본으로서의 개인이 어떻게 정치·사회·경제적 현상을 인지하는지 고민하고, 사회 현상의 발현체로서 우리는 어떻게 타인에게 반응하는지 탐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로 활동하게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조소라는 매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어진 조소와의 인연은 대학을 거쳐 지금 대학원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창작자로서 활동을 지속하는 근본적 원인으로 이러한 교육적 기반을 무시할 없을 같아요. 작업은 퍼포먼스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지만, 작동 원리는 오브제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사건을 마주하고 사물을 사고하는 과정은 조형을 건설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적 특성도 커다란 작동 요소입니다. 여기서 지역은 가상의 공간, 혹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수도 있는데요. 공간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양상은 작업에서 조각적 역할로 구현되며 지금의 성격을 취하게 되었어요. 물론 최종 형태가 물질성을 표방하고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제작 구조는 더욱 건설적인 양태를 취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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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데요. 작가님의 창작 공간은 어떤가요? 

창작 공간은 고정적이지 않아요. 유목민과 유사하죠.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주변에서 일어나는 습관을 관찰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기도 해요. 종종 작업을 하기 위해 카페를 방문하거나, 독서실에 가기도 하는데요. 작업의 구조를 설계하는 많은 힘을 쏟는 터라 문서를 작성하는 시간이 작업에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인 같아요. 작업실은 사무실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작업실 한쪽에는 월간 스케줄과 함께 작업 일정표가 화이트보드에 정리되어 있고, 의미있게 다뤄야 하는 주요한 키워드를 정렬로 배치해놨어요. 다소 경직된 환경에 둘러싸여 작업을 하고 있지만, 안에서 발견하는 드로잉적 틈이 주는 재미도 종종 있답니다. 이런 습관이 작업에 자연스레 반영되고 있기도 해요. 지금은 영국의 왕립예술학교(RCA) 재학 중이라 학교 작업실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기존과 다른 도시적 환경은 체내화되었던 한국의 특성을 다시금 발견할 있고, 국제적 시선을 취할 있도록 도와주고 있답니다. 게다가 전시를 준비하며 작품 설치를 피치 못하게 원격으로 진행하게 되었는데, 신체의 감각을 새롭게 연장하는 경험을 선사하기도 했어요.

작가님은 최근 ‹The Triptych› 작업을 선보이셨는데요. 영감을 얻고, 콘셉트를 정하고, 이를 다듬어 작업을 완성하는 창작 과정이 궁금해요.

‹The Triptych› 뮤지엄헤드에서 개최한 «말괄량이 길들이기» 전시에 신작으로 참여한 작업이에요. 처음 제안을 주셨을 때는 전작이었던 ‹White Mirror› 아카이브를 요청하셨지만, 퍼포먼스로 진행했던 작업을 아카이브로 전시하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어 최종 형식을 바꾸게 되었죠. 새롭게 작업한 ‹The Triptych› 퍼포먼스에서 사진으로 매체를 변경하며 관객에게 관람하는 시선의 위치를 변화하도록 요구합니다. ‹White Mirror› 누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퍼포먼스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답습했던 인터넷에서의 이미지 소비 습관을 관객에게 직접 경험하도록 도왔다면, ‹The Triptych› 이와는 대조적이에요. 패션잡지 사진을 표방하면서, 종교화에서 쓰이는 삼단화 형식을 취해 소비재로 유통되는 개인의 신체가 이미지를 마주한 관객 자신이 있다는 점을 재고하도록 합니다. 플랫폼이 조성해온 이미지 생산 구조와 소비의 수혜자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보는 틈을 만들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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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작업을 하면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관람의 방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어요. 시선의 방향에 따라 담론은 전혀 다르게 읽히기 마련이거든요. 타인의 위치를 대리경험하는 특성은 미술의 주요한 사회적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미술을 통해 사회는 보다 폭넓은 담론을 바라보고 다룰 있게 되었죠. 저는 작업을 통해 평소에 벗어날 없는 신체에서 일탈해 타자에 이입하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어요. 요즘 메타버스 기존에 경험하던 시선과 전혀 다른 삶의 태도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매끈한 스크린으로 통일된 경험 감각은 내부의 콘텐츠를 더욱더 획일화하고 있어요. 경험적 서사를 부여하는 미술은 내부 담론을 자극적으로만 소비하지 않기 위해 마주한 화면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는 삶에 소격 효과를 줍니다. 그래서 보다 다양한 상황과 입장을 조망할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에요. ‹The Triptych› 작업도 이에 대한 실험의 연장선입니다.

최근 작업을 하면서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한 부분이 궁금해요.

작업의 장점이자 단점은 주된 매체가 부재한다는 점이에요. 주매체가 없어서 원하는 주제에 맞춰 매체와 형식을 크게 바꾸며 더욱 호소력 있는 형태로 관객에 가닿을 있죠. 하지만 동시에 기댈 있는 단단한 구조가 없답니다. 시각적 부재를 표방하며 접근하는 미술은 이를 대체할 강력한 전략이 필요해요. 저는 항상 이런 자가당착에 빠져있어요. 앞으로는 이런 양극단에 대한 실험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작업 역량을 발전시킬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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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로서 어려움을 겪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를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저는 작업을 진행할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을 어려움을 겪는 편이에요. 작업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다 보면 기존에 취했던 전략과 미감을 판단하는 어려워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죠. 객관적인 진단이 불가능해지는 상태에 빠지는 건데요. 이럴 때는 좋은 작업을 해온 동료의 눈을 잠시 빌리곤 해요. 본인의 작업에 접근하던 방식으로 제가 봉착한 문제에 새로운 반향을 제시할 해결점을 보다 현명히 찾아낼 있거든요. 전적으로 타인과 관객의 시선을 갖기도 하고, 일인칭 작가의 태도로 문제를 바라보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취합한 견해를 곱씹으며 생각을 재정의해봅니다. 그래서 좋은 동료를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또한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견해를 건넬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포기한 것은 무엇인가요?

작업적인 당위성은 작업을 지속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 저는 종종 창작의 즐거움을 포기할 정도죠. 작업적인 전문성을 취하려고 학술적인 고민과 진위를 가리는 과정은 유쾌하지만은 않아요. 많은 인내와 고민을 거쳐야 하죠. 작업은 손으로 사고하는 과정이 적기 때문에 창작의 원동력인놀이 결여된 상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요. 어찌 보면 작업이 지닌 목적과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창작의 근본적인 원동력이 되는 즐거움을 포기한 것처럼 들리기도 하네요. 물론 그렇게 흑백논리로 작동한다고 믿진 않아요.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창작의 즐거움과는 다소 다른 즐거움이 존재합니다.

최근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금전적인 문제 아닐까요? 대부분의 작가가 금전적 어려움으로 항상 생계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지원금만으로 생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작가 외의 직업을 가지는 필수라고도 느껴요. 지금 영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는 입장에서 생업으로서 다른 직업을 어떻게 가져야 할까 고민이 많습니다. 졸업 해외에서도 작가 활동을 이어 나가고 싶은데, 그에 따른 생활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생각이 많아져요. 한국과 영국, 나라를 오갈 필요한 생활비와 안정적으로 자본을 창출할 수단이 지금 마주한 가장 현실의 문제인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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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만의 독특한 생활방식이나 태도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특별히 독특한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진 않아요. 기득권으로서의 죄책감과 소수자로서의 부당함을 항상 동시에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는 평범한 한국 여성의 표본으로 생활하며 위치에서 있는 발언을 수집하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저는 항상 당연한 차별은 존재하지 않은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고, 신체적 차별과 지위 격차로 굳어진 관습을 고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채식주의나 환경주의 모두 개인이 타자에게 관습적으로 저지른 과오에 대한 반성을 기반으로 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같은 목표 지점을 가진다고 생각해요. 이런 자기 반성적 태도는 사회에서 미술이 존속하는 당위성을 부여하기도 하죠.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방식에는 각자 차이가 있겠지만,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한 토론의 장은 중립적인 회색 지대인 미술신에서 가장 온전히 구현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작가님의 삶의 태도 가치가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정보 과다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는 프로파간다적 성격이 정보 압축과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는데요. 지금은 자본과 결탁해 효용성을 잃어버린 같아요. 과거의 프로파간다적 이미지를 차용한 방대한 광고들은 이상한 적극적으로 사고를 바꾸지 못하고 방대한 양으로 소비자를 에워싸고 있죠. 여기서 미술은 다른 매체에서 불가능한 체험적인 현장을 만들 있어요. 이런 촉각성은 정보의 편식이 만드는 소외와 대상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가시화시킬 것입니다. 저는 마치 저널리스트와 같은 태도로 미술을 통해 사회와 교류하고 있고, 이상적 사회를 위한 다양한 발언을 미술로 번역해 소개하고 싶습니다

창작자로 활동하면서 얻은 삶의 지혜가 궁금합니다.

삶의 태도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있었어요. 어떤 담론에 접근할 서사에서 소외되는 대상을 항상 마주하게 돼요. 작업을 하다 보면, 발설하는 자체가 의의를 갖기 때문에 어쩔 없이 대상화를 강행할 때도 있어요. 그럼에도 작가라면 본인의 작업에서 소외되는 지점을 항상 고민하며 작업을 건설해야 한다고 믿어요. 언제나 고려해야 부분이죠. 대상화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라면 그로 인해 생기는 차별과 폭력을 창작자가 항상 인지해야 한다고 봐요. 이런 사고 습관이 일상에서 크고 작은 사회적 사건을 마주할 때로 확장되니, 위치를 잊지 않고 조심스레 대상을 마주하는 태도를 취할 있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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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자신이 다루는 주매체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태도는 필수라고 생각해요. 또한 본인이 다루는 매체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예측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고민이 필요해요. 매체가 동일하더라도 사회적 인식과 흐름에 따라 인지 과정이 다르게 전개되기 때문에 작가는 시기에 따라 관객이 매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마주하는지 끊임없이 관찰하고 진단해야 합니다. 조각과 회화, 사진과 영상 매체의 영역은 현대미술이라는 이름 아래 붕괴한 것처럼 보이지만 각자의 성격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매체를 다루고 싶다면 매체가 품은 서역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물론 모든 과정은 주제적인 탐구가 선행된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테죠. 

최근 창작의 경계가 급격히 흐려지며 서로 긴밀히 얽히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창작은 어디로 향할까요?

미디어 콘텐츠가 증가하며 창작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졌다고 생각해요. 유튜브와 틱톡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와 미술관 영상물의 겉모습은 차이를 거의 발견하기 힘들 정도죠. 창작은 더욱 물리적 상태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지역적인 엮임을 견고히 해나갈 거로 예측합니다. 조각에 대한 유행 또한 이런 상황에서 비롯한 반향이겠지요. 물질성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레 작품이 놓이는 공간성에 대한 사고로도 확장할 있고요. 조심스레 예견해보자면, 비미술로 치부하던 매스미디어와 소셜미디어의 방대한 콘텐츠 생산 때문에 오히려 미술이 진위와 정치성을 더욱 갖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앞으로의 창작은 콘텐츠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방대한 이미지를 경계하며 물질로 회귀하거나, 혹은 친화적인 태도로 이런 유통 구조를 가시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같아요.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미술의 다양한 방향성을 끊임없이 환기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고가 깊어지겠지만 동시에 외부의 침투에 유연하지 못한 사람이 수도 있어요. 저는 사고를 끊임없이 섞을 있는 유연한 중견 작가가 되고 싶어요. 기득권에 속한 작가가 될수록 이런 유연성은 도태되지 않기 위한 덕목 하나라고 생각해요. 작업이 발전할수록 저만의 경계가 더욱 뚜렷해지겠지만, 경계와 한계 또한 제대로 파악하며 자신을 정의할 있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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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유아연은 디지털 리터러시를 학습한 개체가 정치, 경제적 현상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탐구하고 사회 현상을 경험하는 개인이 타인을 마주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작업 전반은 움직임을 통해 물질의 고유한 특성을 재정의하며, 현실과 가상이 중첩된 환경에서 확장하는 권력 이미지가 대중에게 무엇을 강요해왔는지 가시화한다. ‹화이트 미러White Mirror›(2019), ‹트레이서Tracer›(2021), ‹벌레스크Burlesque›(2021) 등의 퍼포먼스 작품을 선보였고, 최근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하면서 «말괄량이 길들이기»(뮤지엄헤드, 2022)에서 ‹The Triptych› «투유:당신의 방향»(아르코 미술관,2022)에서공손한 님들등의 신작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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