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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손과 엉덩이라는 삼위일체

Writer: 박아람

Visual Portfolio

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박아람 작가는 회화적 태도로 여러 매체를 다루고 있습니다. 2014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답니다. 요즘 배열과 반복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작가는 눈과 손과 엉덩이의 삼위일체를 중시합니다. 최후의 최후까지 고민의 끝을 놓지 않는 충실함도 그의 미덕 중 하나죠. 작업할 때 자신이 가장 충만해진다는 박아람 작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티클에서 확인해보세요!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작가 박아람입니다. 회화적 태도로 여러 매체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만의 세계를 가설하는 것을 좋아하는 제게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던 것 같아요. 혼자서 작업하다 외로움을 느끼면서 대학원에 진학했고, 이후 첫 개인전으로 «자석 올가미 측량»(케이크 갤러리, 2014)을 선보이면서 작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현재 거주하는 집의 방 하나를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어요. 잠에서 깨자마자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집에서 작업하는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마주치는 모든 사물과 사건에 주의를 기울여요.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작업은 늘상 쓰는 메모에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쓰고 드로잉을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중 마음에 드는 것에 살을 붙여가며 작업해요.

작가님의 최근 작업들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주시겠어요?

최근 선보인 작업 중 두 가지 계열의 작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룹전에 출품한 ‹휠 Wheel›(2021)과 ‹오토Auto›(2021) 연작 그리고 개인전 «오토 드라이브 3 Auto Drive 3»(021갤러리, 2022)인데요. ‹휠›은 퍼포먼스 계열의 작업이에요. 스마트한 기기와 환경에서 인간의 자율성을 잃어가며 한낱 데이터가 되거나 데이터 소비 기계가 되는 오늘날, 기술의 원형이 이미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재발견하는 수행이 되길 바라며 작업했어요.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으며, 닿을 수 없는 것을 터치하는 듯한 기묘한 감각 속에서 일종의 기억술과도 같은 작업을 통해 닳고 변형하는 세계와 매끈한 세계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보려는 마음의 초상을 그립니다. 한편 «젊은모색»(국립현대미술관, 2021)에서 선보인 ‹오토› 연작은 마치 밤거리를 주행하는 감각과 상상을 전합니다. 회화의 주요 차원인 색을 행렬의 색인으로 사용하는 특유의 논리에 따라 그림을 그렸는데요. 행렬 상의 특정한 셀을 가리키는 손가락처럼 작동하면서 마음으로 임의의 칸의 위치를 가늠하고 무한한 색의 배열을 탐색하는 ‘그리기’의 수행을 제안합니다. «오토 드라이브 3»는 «젊은모색»에서 발표한 그림의 유닛을 재배열해 선보인 전시였어요.

요즘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라기보단, 스스로 재미있게 여기는 부분을 말해 볼게요. 바로 그림의 ‘배열’에 관한 것입니다. 그림을 레고 블록 조립하듯 재배열할 때 그 과정과 결과가 새롭고 즐겁게 다가와요.

최근 진행한 작업에서 작가님이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휠›의 경우 그룹전에 선보인 참여작이었어요. 그래서 전시장에서 원하는 만큼 음량을 틀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죠. 제 손에서 벗어나지 않는 영역이라면 대체로 작업에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만족하는 편이에요.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상의 대부분을 일하는 데 정신없이 보냈던 것 같아요. 최근에는 작업을 둘러싼 삶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반복’인 것 같아요. 반복하는 것을 매우 지루해하는 성격인데, 세상의 많은 부분은 반복에 의해 구축되는 것 같아서요. 이런 격차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요즘 고민이 드네요.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업에서 어떻게 묻어나나요?

저는 뭐든지 깊이 고민하는 편입니다. 그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 결정 내리면 그때부터는 과감하게 나아가요. 이런 부분이 작업에서도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해요. 얼핏 보면 별 고민 없이 슥슥 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명료한 무언가에 도달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보일 거예요.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아직 슬럼프가 온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건강한 일상의 루틴을 만드는 일이 최근 저에게 중요한 과제가 되었어요. 예전에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작업에 쓰느라 삶의 많은 부분을 뒷전에 두곤 했어요. 이제는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과 태도가 제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결국 작업을 위한 든든한 토대가 될 테니까요.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눈’과 ‘손’과 ‘엉덩이’라는 삼위일체.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주시겠어요?

저는 작업할 때마다 최후의 최후까지 고민의 끈을 놓지 않는 끈기가 중요하다고 느껴요. 중간에 포기하거나 문제를 덮어버리는 등의 타협 대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거죠. 요컨대 일종의 충실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저라는 인물보다 작업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작품을 선보이는 시간은 늘 너무 짧거든요. 또 제 작업은 마음과 기억을 다루기 때문에 누군가 작품을 기억해주는 것이 무척 감사하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작품이 작가의 손을 떠날 때 가장 이상적인 안식처는 관객의 기억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계속해서 작업을 해나갈 수 있다면 그것만큼 이상적인 미래는 없을 것 같아요. 작업이 없는 삶을 생각해본 적이 없고, 작업할 때 저 자신이 가장 충만하기 때문이에요. 저를 온통 쏟아부을 수 있는 설레는 일이 찾아오길 늘 기다리고 있습니다.

Artist

박아람은 퍼포먼스, 조각, 설치 등 회화 이외의 매체로 회화의 외연을 넓히거나 그 원관념을 상기하는 작업에 집중해왔다. 매체를 불문하고 스코어, 표, 다이어그램 등을 작성하는 오랜 습관을 토대로 최근에는 그동안의 탐구를 다시 회화로 전개 중이다. 개인전으로 «오토 드라이브 3»(021갤러리, 2022), «씽씽»(한국수출입은행, 2022), «블루, 블루»(더레퍼런스, 2021), «타임즈»(금호미술관, 2020), «롤 앤 맆: 2008~2019»(인천아트플랫폼, 2019), «에이포트레이트»(위켄드, 2017), «질 량 형»(갤러리엠, 2016), «자석 올가미 측량»(케이크 갤러리, 2014) 등을 열었다. 더불어 ‹퍼포먼스 프로젝트 콜›(0-2-1-3.xyz, 2020-2021), ‹콜›(일민미술관/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19), ‹콜› (보안책방, 2017), ‹작도 연습 (2014-2016) : 두 번째 작도 연습›(문래예술공장 박스시어터, 2016), ‹세 번째 작도 연습›(오페라코스트, 2015), ‹첫 번째 작도 연습›(서울, 2014)을 선보였다. «걱정을 멈추고 폭탄을 사랑하기»(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2021), «젊은모색»(국립현대미술관, 2021), «하나의 사건»(서울시립미술관, 2020), «가능한 최선의 세계»(플랫폼엘, 2019), «유령팔»(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8), «분석적 목차»(케이크갤러리, 2015), «우주 생활»(일민미술관, 2015) 등 다양한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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