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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퉁불퉁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것들

Writer: 오가영
오가영, migkai, kaidrinkswater, jewelry, 주얼리, 공예, 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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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찰흙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들을 만들던 기억이 나시나요? 그 당시 우리가 만들던 것들은 꼭 정교하거나 완성도가 있진 않아도 괜찮았어요.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뭔가를 자유롭게 만들던 그 과정에서 오는 재미가 풍부했죠. 오가영 작가는 여전히 그런 감각을 통해 다양한 주얼리를 제작합니다. 유연성이 강해 점토처럼 주무를 수 있는 비즈 왁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작가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 또한 큰 특징입니다. 오가영 작가의 손을 통해 제작되는 울퉁불퉁하지만, 반짝 빛나는 주얼리들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한번 확인해보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시각 예술 작업을 하며 주얼리 레이블 믹카이를 함께 운영하는 오가영입니다.

올록볼록한 실버 주얼리의 형상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마치 신라 시대에 제작한 토우 같기도 한데요. 영감을 받는 사물 또는 매체가 있나요?

영화나 뮤직비디오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곤 해요. 예를 들어 ‘Larry & Barry’는 영화 ‹매드 맥스›의 등장인물인 눅스Nux의 쇄골 부분에 있는 종양 친구들의 표정을 따왔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만들 것을 정해두지 않고 손으로 이런저런 모양을 만들어보다가 만들고 싶은 모양을 만드는 경우가 더 많답니다. 주얼리의 원형은 왁스를 재료로 쓰는데요. 저는 여러 종류의 왁스 중에서도 유연성이 강해 점토처럼 주무르며 모양을 만들 수 있는 비즈 왁스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비즈 왁스의 점토 같은 물성과 녹는 점이 낮은 특성을 이용하면 만들 수 있는 모양은 무궁무진해요.

오가영, migkai, kaidrinkswater, jewelry, 주얼리, 공예, 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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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 귀에 젬스톤이 박힌 곰돌이, 사람 모양의 참이 들고 있는 젬스톤 등을 보면 믹카이만의 젬스톤 활용법이 정말 재미있어요. 실버 주얼리와 젬스톤을 매칭하는 기준이 있나요?

젬스톤은 보통 주얼리 정중앙에 자리 잡아 주인공 역할을 하는데요. 이런 걸 색다르게 풀어보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반짝임이 과하지 않도록 하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큐빅을 쓰게 되었고, 단순히 반짝거리는 역할보다 좀 더 색다른 의미를 주는 쪽으로 디자인하게 되었죠.

믹카이 주얼리만의 차별화된 포인트를 꼽아주시겠어요?

주얼리에는 하트, 열쇠, 말발굽, 별자리 등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은 상징적인 모양이 있어요. 저는 이보다 더 현대적인 지금의 이야기와 정서를 반영한 모양을 만드는 것에 큰 흥미를 느낀답니다. 믹카이 주얼리는 손으로 만든 울퉁불퉁한 느낌을 살리며 마감해요. 완벽하게 만든 제품이 아니라, 받는 사람과 어떤 일 또는 다짐을 함께 할 기념품, 혹은 어떤 사건을 함께 경험하는 토템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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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제작하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일단 믹카이 주얼리를 담는 보석함을 만들고 싶어요. 하나만 제작하는 유니크 피스 반지와 목걸이도 다시 선보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믹카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물건을 만들던 브랜드 초창기에는 사진을 붙인 천가방을 만든 적이 있어요. 이를 업그레이드해서 믹카이 주얼리 피스처럼 작은 사이즈의 조형물을 부착한 가방도 만들고 싶습니다.

작가님만의 독특한 생활방식이나 태도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저는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 것을 좋아해요. 이걸 독특한 생활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요즘 주변을 살펴보면 배달 음식이나 간편식을 정말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아요. 대단한 음식을 해 먹는 것은 아니지만 웬만하면 마트에 직접 가서 장도 보고, 집에서 직접 요리해서 먹으려 노력하죠. 구매하는 식재료는 늘 비슷해도,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다르게 썰어보고, 다른 조합을 만들면서 소소한 재미를 느낍니다. 그리고 저는 집과 작업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무 때나 일을 시작할 수 있고, 언제든지 편하게 쉴 수 있는 건 제 성향과 정말 잘 맞는 것 같아요. 시간을 유연하게 쓰다 보니 날씨가 좋을 때는 일을 잠시 미뤄둘 수도 있다는 점이 프리랜서 생활에서 매우 만족하는 점 중에 하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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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작가님의 태도 및 가치는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저는 어떤 물건을 고를 때 이게 얼마만큼의 값을 지불할 만큼 특별함을 지녔는지, 오랜 기간 동안 유효한 가치를 지니는지 생각해봐요. 자연스럽게 제가 만드는 것도 그런 기준에 부합하는지 항상 고민하게 되죠. 그리고 믹카이를 통해 물건을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본질에 집중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어요. 보통 상품 하나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때 포장 과정에서 상품을 지탱하는 수많은 요소가 함께 합니다. 이런 상품 외적인 요소가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도 하는 점을 부인할 순 없지만, 어떤 브랜드를 멋지다고 느끼게 하기 위한 아주 짧은 순간 때문에 자원을 지나치게 낭비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을 많이 하곤 해요. 지속가능함을 진정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예시를 찾아보고 배우며 믹카이만의 방식을 적용해보려고 합니다. 예전에 자사몰에서 한시적으로 패키징 옵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할인을 받는 프로모션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요. 예상보다 정말 많은 분이 참여해주셨어요. 입점처가 점점 늘어나면서 가격을 통일하기 위해 지금은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계속 다양한 방식으로 이런 고민을 보여드리고, 해결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시도를 해보려고 해요.

아티스트 프루프와 협업하며 어려웠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사실 이번 아티스트 프루프와의 프로젝트는 어려웠던 순간 없이 정말 재미있고 순조롭게 진행되었어요. 오히려 가장 특별했던 순간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믹카이의 피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아티스트 프루트의 쿠션을 처음 봤을 때였어요. 단번에 믹카이를 이해한 아티스트 프루프가 자신의 방식대로 만든 결과물이라고 느꼈어요. 제 작업을 관통하는 미감, 핵심적인 부분을 누군가가 완벽하게 이해한 것만으로도 기쁜데, 창작물의 형태로 가시화되니 정말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두 팀의 작업이 단순히 함께 나열되는 것을 넘어 진정한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인 것 같아서 무척 만족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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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창작자에게 버티는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제 경우, 주변의 다른 창작자와 때때로 서로의 상태를 공유하고 교류하는 일이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아예 다른 일상을 가진 친구를 만나는 것도 자신의 상태를 객관화하고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당장 눈에 띄는 결과 만들기를 목표로 삼으면 같은 일도 더 힘들게 느껴지는 듯해요. 조금씩 조금씩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편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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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오가영은 시각 예술가로서 실버 주얼리 레이블인 믹카이를 운영하고 있다. 믹카이 주얼리는 2017년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시작해 베를린과 서울에서 이어져 오고 있으며, 현재 migkai.kr을 비롯해 카바 라이프, 키오스크키오스크, FOE 등 인디펜던트 크리에이티브가 모이는 플랫폼에 입점해 있다. 더불어 한국뿐 아니라 네덜란드, 영국, 이탈리아, 미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고객으로부터 직접 의뢰를 받아 하나뿐인 커스텀 주얼리를 만드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kai.drinks.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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