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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화면을 찢고 나온 이모티콘

Writer: 윤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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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윤미원 작가는 움직이지 않는 그림과 더불어 유연하게 연결하는 방식을 탐구하며 작업을 지속하는 일러스트레이터에요. 드로잉을 하다 보면 이미지에서 이미지로 이어지는 사고의 확장을 자주 경험하는데요. 본능적이고 즉흥적인 상태로 이모지를 반복적으로 그리며 연구한 작업을 소개합니다. 작가의 아름다운 작품집은 B(A)SHOP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Perpetual Object Study :emoji:› 작업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단어 그대로 ‘반복적으로 오브젝트를 그리며 연구하는’ 과정을 모은 얇은 진zine입니다. 드로잉을 하다 보면 이미지에서 이미지로 이어지는 사고의 확장을 자주 경험합니다. 마치 어릴 때 친구들과 스케치북을 펼쳐 놓고 꼬리에 꼬리를 물듯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만들고 노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림을 그리다보면 다른 게 그고 싶어지듯, 언어화하여 정리하기 이전의 본능적이고 즉흥적인 상태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실험하고 연구한 작업들 중 이모티콘에서 시작한 이미지를 모았습니다. 이미지가 언어를 대체하는 이모티콘의 사용 방식이 작업의 진행 방식과 닮아 있다고 여겨져 첫 실험 대상으로 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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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petual Object Study :emoji:› © 윤미원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콘셉트가 궁금합니다.

평소 강박적인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인데요. 먼저 그 상상에 기반해 조건을 정해두고그 조건 안에서 이미지를 만들곤 합니다. 이전에 작업할 때는 일상에서 반복되는 움직임, 창문 등에 주목해 작업했다면 이번에는 반복적으로 무언가를 그린다는 행위에 집중하며 작업했습니다.

이전 작업과 달리 판타지스러운 그림과 캐릭터의 등장이 눈길을 끄는데요. 작업 방향을 바꾸신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조건을 정해두고 그 안에서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은 이전과 유사합니다대신에 평소 하지 말자고 피하던 걸 해보기로 했어요. 무의식 중에 나오는 형태와 색그리고 붓의 움직임을 편견 없이 사용해보자는 새로운 조건하에 작업을 했더니 결과물이 달라 보이는 듯해요. 최근 제 작업 에너지에 대해 고민이 많은데요. 사전에 많은 것을 계획하면서 만든 이미지는 간혹 즉흥성이 차단되면서 그림의 에너지가 많이 축소되더라고요. 제가 영상 작업을 하던 시절부터 남아 있던 습관 때문인지 계획 없이 이미지를 잘 만들지 못하는 편인데요.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조건을 세워두면 지나치게 계획을 세우는 성향을 방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캐릭터의 경우이모티콘이라는 오브젝트를 사용한 것이라 캐릭터라기보다 심볼이라고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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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되지 않는 질감의 수채화를 고집하는 이유와 그것이 가진 매력에 대해 알려주세요.

정확히 말하면 물을 려도 울지 않는 얇은 두께의 종이를 고집하는 편입니다. 웹에서 이미지가 보일 때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조건인데요. 이런 종이를 즐겨 쓰게 된 계기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방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종이 위에 프레임을 한 장 한 장 그리는 클래식한 방식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데요. 종이가 두꺼우면 이전의 프레임이 비치지 않기 때문에 애니메이팅이 어려워서 얇은 종이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얇은 종이 위에 물감을 올리면 종이가 울면서 후반 작업을 할 때 위치가 크게 달라지는 일이 발생하곤 해요. 작은 위치의 변화도 움직임을 다르게 만들기 때문에 그 오차를 줄이기 위해 찾은 것이 지금의 종이랍니다. 덕분에 움직이지 않는 그림을 그릴 때도 계속 같은 종이를 사용하고 있어요. 언젠가 움직이는 그림이 될 수 있는 여지를 염두에 두며 그리고 있습니다.

혹시 책에 이야기의 흐름, 시퀀스가 존재하나요? 

낱장으로 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책입니다. 사실 페이지 내 하나 하나의 오브젝트까지도 분리해서 볼 수 있는 책이라서 어떻게 보면 흐름이 전부 분절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작업에서 재미있는 점, 주목할 점은 무엇일까요? 

나열한 오브젝트가 어떤 순서로 그려졌는지, 특정한 모양이 되기 위해 다른 어떤 형태를 거쳤을지 유추해보면 재밌을 듯합니다. 책에 등장한 오브젝트를 현재 움직이는 그림으로 만드는 작업 중이어서 나중에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상상해볼 수도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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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창작자로 활동하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에 국한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지만, 창작자가 점점 많아지다보니 돈을 버는 게 쉽지 않네요. 이것은 여전히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극복을 위해 경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창작자에게 필요한 버티는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좋아하는 마음을 유지하는 게 생각보다 제일 힘들더라고요. 아무래도 일을 하다 보면 지치게 하는 일들이 종종 생기니까요. 좋아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나가고, 좋아하는 이유를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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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윤미원은 루프 애니메이션, 움직이는 그림을 만들며 작업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움직이지 않는 그림과 함께 유연하게 연결되는 방식을 탐구하며 작업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동시에 창문과 프레임에 대해 탐색하고 실험하는 ‘WINDOWCOLLECTOR’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무빙 드로잉 작업을 통해 «뉴요커The New Yorker», 위트랜스퍼WeTransfer 등 글로벌 클라이언트와 함께 일했고, 현재 «매거진 F»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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