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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언제 어디서나 그림 생각뿐

Writer: 김잼

Visual Portfolio

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김잼 작가는 언제나 그림 생각을 해요. 여행할 때도, 밥 먹을 때도, 잠잘 때도요. 자기 삶에서 그림이 차지하는 부분이 매우 크기에 이렇게 몰두할 수 있죠. 인기 많은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지만 그는 겸손함을 잃지 않아요. 자신의 그림을 그리면서 먹고 살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함을 느끼고 축복받은 직업을 가졌다고 생각한답니다. 재미있는 그림 그리기를 지금처럼 활발히, 무탈하게, 무탈하게, 오래도록 지속하길 기원하는, 지치지 않는 창작자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보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재미있는 그림을 재미있게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잼입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오랫동안 기업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보니 남의 것이 아닌 저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계속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2020년 3월부터 본격적인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healthy›, 2022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프리랜서라는 특성상 집과 분리된 작업 공간이 필요했는데요. 제 성향을 생각해보면 집 밖에 작업실을 두면 꼬박꼬박 나가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집에 작업실을 마련했어요. 지금 3층짜리 단독주택에 살고 있어서 1, 2층은 거주 공간으로, 3층은 작업실로 꾸몄답니다. 한 층을 올라가서 ‘출근’하기가 귀찮게 다가오는 게 함정(?)이긴 하지만, 거주 공간과 완전히 층을 분리한 건 잘한 것 같아요. 책상에는 노트북과 아이패드 정도만 있는 단출한 공간인데 최근 수작업을 시도하다 보니 책상이 좁게 느껴져서 옆에 책상을 하나 더 마련해 두었어요. 저는 미니멀한 삶을 추구하는데 직업 때문에 짐이 늘어나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 줄일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에요.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인터뷰 혹은 사석에서도 많이 받는 질문인데요. 영감은 ‘어디서’ 받는지보다 ‘어떻게’ 받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일어나면서부터 잠들 때까지, 또는 잠잘 때도 그림 생각을 해요. 여행할 때도 그림 생각을 하고, 밥 먹을 때도 그림 생각을 하죠. 직업으로서 그림을 그린다면 이렇게까지는 안 할 것 같아요. 직업 그 이상으로 그림이 제 삶에 차지하는 부분이 정말 크기에 이럴 수 있죠. 지금의 삶에서 그림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고민할 정도로요. 취미이자, 생활이자, 밥벌이 및 기타 등등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하루 종일 그림만 생각하면 특별히 영감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그림 소재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요.

‹flying flowers›, 2022

‹my home›, 2022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개인 작업과 커머셜 작업 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창작 과정은 비슷해요. 처음에는 아주 러프하게 뭘 그려야 할지 대충 스케치해요. 결과물을 상상하고 그리든, 상상하지 않고 그리든, 일단 스케치를 하는 거죠. 이때의 스케치는 너무 볼품없어서 어디 보여주기에도 창피하지만, 저만 본다고 생각하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풀어내요. 그리고 계속 발달시키면 작업이 완성되어요. 볼품없던 러프한 스케치가 과연 작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항상 의심하곤 하지만, 결국은 되더라고요. (웃음). 중요한 건 일단 뭐라도 그리려는 시도 같아요.

작가님의 최근 작업들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주시겠어요?

연말 연초는 커머셜 작업이 몰리는 시즌이라서 개인 작업을 거의 진행하지 못했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아가면서 개인 작업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하게 되지만, 그만큼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거든요. 최근 커머셜 작업으로는 지난 연말 SK텔레콤과 협업한 키 비주얼 일러스트레이션이 있어요. 전국 매장에 설치한 터라 인증샷을 많이 받아서 감사했답니다. 개인적으로 소개하고 싶은 작업은 작년 11월에 출판한 그림책 『색상상책 보라, 보라』입니다. 정말 좋은 책인데, 더 많은 분이 보셨으면 좋을 것 같아서 소개하고 싶었어요.

SKT 크리스마스 키비주얼 작업

『색상상책 보라, 보라』

지난 2월 6일부터 3월 14일까지 슈페리어갤러리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하며 여러 작업을 발표했는데요. 저희 집 강아지가 중형견인데 힘이 세서 산책 때 천방지축이에요. 그런 모습을 표현한 그림도 있고요. 술 한 잔에 이루어지는 사랑을 표현한 작업, 저희 집 강아지가 달콤한 꿈을 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아 그린 작업도 있답니다.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그림을 그릴 때 항상 제가 중시하는 부분은 ‘나만의 재미를 담자’입니다. 재미는 메시지가 될 수도, 형태가 될 수도, 컬러가 될 수도, 다른 어떤 것이 될 수도 있는 다양한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누구나 만족하는 그림을 그릴 수는 없지만, 저라는 사람의 재미를 담아내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김잼 작가와 그의 반려견 (좌)

‹my way›, 2022 (우)

‹The power of alcohol› (좌)

‹good night› (우)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을 영위하려고 노력해요. 끈을 놓아버리면 한없이 나태해지는 게 프리랜서니까요. 그래서 규칙적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야근도 최대한 안 하려고 해요. 혼자 작업하다 보면 루즈해질 수도 있는데, 그럴 때면 이런 생활을 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책에 관심이 많아요. 지금까지는 보통 인문학이나 소설, 시 위주의 책을 보았다면 요즘은 자기 계발이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을 많이 읽어요. ‘왜 이걸 이 나이에 알게 되었을까?’ 싶지만 정말 많이 배우고 있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친구와 격주로 독서토론을 하고 있답니다. 제가 책을 만들어보니까 책 한 권을 만드는 데 시간과 노력이 보통 많이 들어가는 게 아니더라고요. 간단한 그림책을 만들기까지 이렇게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데 글로 가득한 책을 만들려면 저자와 편집자, 출판사의 노력이 얼마나 많이 들어갈까 체감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책이라는 존재의 대단함과 단시간에 책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지식에 감사하고 있어요.

‹read›, 2022

‹happiness›, 2022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저는 스스로 긍정적인 성향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삶에서 항상 재미를 추구하죠. 그런 부분이 그림에도 드러나는 것 같아요.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요즘 유행하는 번아웃을 저도 올 새해부터 겪었는데요 🙂 한 달에 프로젝트를 6~7개 진행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번아웃이 오지 않았나 싶어요. 번아웃이 우울로 가는 길목에 있을 때 우연히 업무 관련 미팅을 했었는데, 클라이언트가 정말 재미있으신 분이더군요. 미팅이라기보다는 수다에 가까운 대화를 한참 떨었는데, 신기하게 좋은 사람과 얘기를 나누니까 번아웃이 사라졌어요.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죠. 아마도 제가 하루의 대부분을 작업실에서 혼자 일하느라 새로운 사람과 어울리는 기회가 적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deep night›, 2022

‹like collecter›, 2022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인스타그램에 썼던 고민이 있는데요.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스스로를 너무 소모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쳐내는 수준으로 일을 하니까요. 이렇게 일하는 게 맞나 싶었고요. 근데 유퀴즈›에 출연한 손석구 배우님이 말하길 다작하는 게 꿈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자기가 노력한 만큼 결과물이 나오는 시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상황을 활용해 다작하고 싶다고요. 배우님도 그런 생각을 하는데 제가 정말 배부른 소리를 하고 앉아있었구나 싶더라고요. 그 후로는 그런 생각할 시간에 일에 더 집중하려 노력합니다.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저는 정말 운이 좋고 축복받은 직업을 가졌다는 생각을 해요. 자신의 그림을 그리면서 살아가니까요. 이렇게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balance›, 2022 (좌)

‹good today›, 2022 (우)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주시겠어요?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면 포기하지 않고 지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시간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재능이 반짝이는 것과 그게 오래가는 것은 별개라고 봐요.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 페이스대로 자신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stretching›, 2022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재미있는 일을 하는 도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처럼 활발히, 무탈하게, 오래도록,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Artist

김잼은 서울을 중심으로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삼성전자, LG, 구글, 네이버, SK텔레콤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업했다. 그림책, 전시, 영상, 그림을 통해 다양한 창작 활동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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