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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여기선 내 마음대로 해도 괜찮으니까

Writer: 주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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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주정민 작가는 창작 활동을 산뜻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어요. 그리고 자신의 상황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해주죠. 예컨대 만화를 그리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머리 스타일에 대한 여러 편견과 생각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이에요. 이건 우리가 보통 예술가나 작가를 상상할 때 갖고 있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게 친근하고 진솔하게 느껴져요. 마치 오랜 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요. 주정민 작가의 매력적인 작업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티클에서 한번 확인해보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만화를 종종 그리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주정민입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패션 매거진에서 주최한 공모전을 통해 일러스트레이션 일을 시작했어요. 여러 브랜드와 협업도 하고, 매거진을 위한 그림도 그렸는데요. 제 것을 찾아 나가던 중에 만화를 접하게 되었고, ‘나도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다’라는 마음에서 만화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데요. 작가님이 작업하는 창작 공간은 어떤 곳인가요?

현재 마포출판진흥센터에 입주해 있어요. 다른 분들이 열심히 일하는 사무실 분위기가 저를 긴장시킨답니다. 집이라는 생활공간과 완전히 떨어진 곳에서 작업이 잘 되는 편이에요. 창작 공간에는 책상 한 개와 아이맥 한 대, 아이패드 그리고 색연필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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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작업을 연이어 선보이고 계세요. 영감을 얻고, 콘셉트를 정하고, 이를 다듬어 작업을 완성하는 작가님의 창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사실 이야기를 만들어 만화를 그리게 된 지는 정말 얼마 지나지 않았어요. 만화가로서는 완전히 생초보인데요. 우선 영감을 얻는 방법은 얼마나 잘 노는 데에 달린 것 같아요. 여러 책을 읽기보다 한 가지 책을 잘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데요. 보고 좋았던 책을 여러 번 본답니다. 이렇게 잘 노는 경험을 쌓은 후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에 집중해봐요. 그리고 작업에 들어가게 되죠. 저의 작업 과정은 우선 대략적인 스토리를 글로 쓰고, 이를 보면서 머릿속에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더 자세히 글을 쓰는 것에서 시작해요. 그다음 콘티를 그린답니다. 제가 제일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죠. 설정한 페이지 분량에 맞춰 노트를 만들고 칸을 구성하는 캐릭터를 마음껏 낙서하면서 만화의 골격을 잡아가요. 이때 생각하는 규칙은 ‘이 작은 책의 세상은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입니다. 다소 황당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콘티 작업을 즐겁게 마치고 어떤 이미지를 보일지 기법을 선택해서 전체적인 만화의 톤을 정하고 다듬어서 최종 작업을 완성합니다.

요즘 작업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가 느낀 사소한 경험에서 시작한 감정을 이야기로 풀어서 전달하려고 해요. 『헤어살롱』에서는 머리 스타일에 대한 여러 편견과 생각을 전달하고 싶었고, 지금 작업하는 『보석상』에서는 창작자로서 느끼는 외로움과 기쁨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해요. 앞으로 아름답고 기이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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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업에서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한 부분이 궁금합니다.

우선 만족하는 부분은 제가 이야기를 그리고 작업을 계속한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계속해나가는 게 결코 쉽지 않으니까요. 반면 불만족한 부분이라기보다 계속 헤매는 부분을 꼽으라면 작업 스타일에 대한 부분이에요. 크게 보면 비슷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제가 겪는 내적 갈등이 끝나질 않네요. 이제는 이 갈등 자체를 받아들이면서 작업하고 있답니다.

창작자로서 어려움을 겪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를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허무함을 느낄 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생각보다 작업이 마음에 들고 반응이 좋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요. 저도 사람인지라 그렇지 않을 때 허무함을 느끼게 되어요. 사실 작업의 기쁨은 거기에 있는 게 아니라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것에 있는데요. 부정적인 감정이 들면, 탐구 과정에서 느꼈던 기쁨을 자주 잊는 것 같아요. 결국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제가 매료되었던 아름다운 콘텐츠를 다시 보는 것이죠. 제 지난 작업을 통해 그 아름다움을 찾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아요. 마음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포기한 것은 무엇인가요?

딱히 포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제 작업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포기했어요. 반드시 물질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작업을 가장 재미없게 만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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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체력과 경제력, 작업시간 간의 균형을 잡기란 언제나 힘든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어느 쪽에 치우치면 넘어져 버리거든요. 일어나서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들죠.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넘어져도 예전보다 빨리 일어난답니다.

작가님만의 독특한 생활방식이나 태도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저희 부부가 둘 다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주변에서 재미있게 산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특별한 건 없고요. 건강한 거 잘 챙겨 먹고, 운동 꾸준히 하고,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빵을 굽는 편이에요. 구워서 먹어버리는 거죠. 근데 그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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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로 활동하면서 얻은 삶의 지혜가 궁금합니다.

생각보다 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모두 알고 계시겠지만, 작은 게 꾸준히 모여서 큰 흐름을 만들어낸다는 사실도 말이죠. 그 효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오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깨달았다고 해서 계속 실천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에도 공감하고 있어요.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작업을 자아와 너무 붙여서 생각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작업자는 누구보다 그러기 쉬운 위치에 있는 것 같아요. 타인의 작업처럼 자신의 작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봐요.

작가님의 삶의 태도와 가치는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제 삶의 태도까지 느껴지는 작업은 아직 시도도 안 한 것 같아요. 앞으로 묻어나게 한다면, 올바르지만 약간 이상한 것, 얘기가 잘되고 있는 것 같지만 먼 산을 보면서 얘기하는 사람처럼 미묘하게 이상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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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창작자에게 ‘버티는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하지 않거나, 잘 안되는 까닭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릴 때가 있어요. 그런데 설사 좋아한다고 해도 하는 게 매번 즐겁지는 않아요. 즐거움은 찰나입니다. 작업을 지속하기 힘들다고 자책하지 말아야 해요. 그리고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존재가 사람이랍니다. 자신의 뇌가 집중할 수 있도록 잘 꼬셔보세요. 그런 환경을 조금씩 만들다 보면 전보다 수월하게 버틸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진심으로 작업하는 과정을 서로 보면서 자극을 주는 동료가 있다면 더 버티기 쉬울 것 같아요.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척추가 곧고, 계속 공부하고, 작업을 계속하는 할머니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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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주정민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겸 만화가다. 큰 판형의 일러스트레이션 화보집 『tiger.zip』(2018)과 『vs』(2019)에 발간하고 도쿄 하라주쿠의 갤러리 르몬드에서 전시했다. 2018년 만화책 『Night Walk』를 시작으로, 2021년 두 번째 만화책인 『헤어살롱』을 발간하였다. 현재 『보석상』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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