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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아주 큰 꿈을 가진 사람

Writer: 우인영

Visual Portfolio

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우인영 작가는 자연을 사랑합니다. 하루하루 똑같은 것처럼 보이는 자연을 관찰하며 자신만의 감각으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데 도가 텄어요. 그의 작업 지론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질리지 않고 오래 하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는 이유랍니다. 그래서 작업 준비와 과정을 최대한 훑어보고 음미하는 게 꼭 필요하죠. 그는 창작자라면 꿈을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해요. 꿈을 꿔야 인생이 즐거워지니까요. 아주 큰 꿈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창작을 꿈꾸는 우인영 작가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보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그림을 그리고, 손으로 창작하는 일을 좋아하는 우인영입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혼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라디오를 들으며 새벽까지 그림을 그리곤 했죠.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예술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20대 시절을 회색 건물에서 회사원으로 보내며 창작 욕구를 억누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 몸과 마음이 많이 다치면서 무언가 큰 계기가 필요했어요. 힘든 결정이었지만 9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먹고살지 막막하고, 심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는데요.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것을 떠올리며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창작의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고, 열정 넘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며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Full Bloom 1›, 2022, Acrylic on canvas, 72.7x53cm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처음에는 작은 종이와 아이패드로 작업하다 더 크고, 다양한 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재작년에 작업실을 얻었어요. 아담한 공간이지만 창살이 없는 구조라 사계절을 모두 느낄 수 있답니다. 여름에는 초록색 단풍잎이 창문을 가득 채우고, 겨울의 함박눈은 따뜻한 기운을 느끼게 해요. 이곳에서 큰 캔버스 작업도 하고, 실크스크린과 터프팅으로 러그도 만들어 봤는데요. 돌아보니 정말 다양한 걸 했네요 🙂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과 산업 디자인을 모두 배웠어요. 그때 좋아하던 디자이너의 작업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위트있고 생동감 넘치는 컬러에 반했고, 베르너 팬톤의 율동감 있고 강렬한 작업에 열광했더랬죠. 그 밖에 에토레 소트사스, 멤피스 그룹 등 많은 대가를 존경했어요. 또, 제 그림의 주제인 ‘자연’에서 많은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작년에는 산책을 자주 했는데요. 평소에 생각 없이 지나치던 것을 다시 보게 되었어요. 나뭇잎, 건물 등 다들 자세히 보면 색도 모두 다르고, 형태도 제각각이죠. 제 작업은 그동안 제가 좋아하는 것의 집합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일단 최대한 다양한 레퍼런스를 모으려 노력합니다. 누군가의 그림보다는 조각, 가구, 패션, 사진 등을 참고하는 편이에요. 그래야 표현가능한 방법이 다양해지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거든요. 때로는 포토그래퍼의 사진 한 장에서 영감받아 단숨에 그림을 그릴 때도 있고, 기분 좋은 음악을 발견하면 다른 날보다 작업이 잘되곤 해요. 작업을 거의 완성할 즈음부터는 완성도에 집중합니다. 즉흥적인 작업일수록 마지막 단계에 신경을 많이 써요. 레이아웃이나 컬러 등을 체크하며 ‘이게 최선일까?’ 질문을 스스로 던져봅니다. 제가 만족할 때까지 수정하는 편이에요.

‹Blooming 8›, 2022, Acrylic on canvas, 90.9×65.1cm

작가님의 최근 작업들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주시겠어요?

2022년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슬로우다운 스튜디오와의 협업인 것 같아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정한 12명에 들어서 블랭킷을 제작하게 되었어요. 전 세계 많은 사람에게 제 작업을 소개할 수 있어서 더욱더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진행한 작업에서 작가님이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최근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많이 했는데요. 제 그림이 실제 제품으로 나오는 걸 보니 신기하고 뿌듯했어요. 성취감이 커서 만족하는 부분이 큽니다.

슬로우다운 스튜디오 협업, Hudson2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부족했던 건 ‘수면’이었어요. 그동안 겪은 수면 부족이 한이 되었는지 아직도 하루 평균 8~10시간을 자는 편이에요. 이만큼 개운한 게 없답니다. 잠을 오래 자는 대신 일어나자마자 바로 오늘의 할 일을 정리하고 실행에 옮겨요. 일이 많을 때는 마감 날을 정하고, 역순으로 할 일을 체크합니다. 일상의 무료함을 즐기지 못하는 편이라 되도록 바쁘게 움직이려고 해요. 또, 작년부터 10년 일기장을 쓰기 시작했는데, 짧게라도 하루에 일어난 일을 적어놓으려고 합니다. 하루하루가 똑같은 일상 같지만 지나고 보면 나름의 에피소드가 있고, 과거 제 생각을 돌이켜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작가로서 ‘나다움’, 즉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혼자 작업하다 보면 남들 작업이 훨씬 멋있어 보이고, 때론 방향을 바꾸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지금까지 제가 왜 이런 작업을 해왔고, 무엇을 좋아했는지 되새겨 봅니다. 결론은 ‘나다운 무언가’더라고요. 그게 제 작업 스타일이기도 하구요. 나다움을 잃지 않는 게 가장 큰 퍼스널 브랜딩의 노하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Slow but Steady’는 제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입니다. 뭐든 쉽게 질리고, 새로움만 찾던 시기가 있었어요.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는 평생 하고 싶은 일인 그림에 대해 쉽게 질리면 어쩌나 걱정이 들기도 했었죠. 그래서 좀 더 오래 지속할 방법을 계속 고민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여전히 고민 중이에요 ^^) 지금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하면서 계획을 세우고, 붓을 들기 전의 과정을 최대한 길게 가지려고 합니다. 이런 경우, 마무리까지 만족스럽더라고요. 창작하는 동안 그 과정을 훑어보고, 음미하며 즐기는 행동은 지속가능한 작업을 위한 길이라고 봐요.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가끔 제 작업이 갇혔다는 생각과 함께 매너리즘에 빠지곤 하는데요. 이럴 때는 모든 작업을 멈추고 단순노동을 즐겨요. 급한 일이 없다면 그림을 한동안 멀리하고 도자기 작업을 하기도 하죠. 한 가지 일에 긴 시간 동안 몰두하다 보면 생각이 많아지면서 슬럼프가 오죠. 그건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러 가지 일을 벌이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허허허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운동 부족과 코로나19 후유증…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꾸준함. 버티는 사람이 승자라고들 하잖아요. 창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작업을 꾸준히 하면서 대중에게 선보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잠시 멈출 때도 있고, 방향을 바꾸기도 하겠지만, 인생을 길게 봤을 때 필요한 과정일 거예요. 그리고, 꿈은 꼭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단기적인 꿈, 장기적인 꿈 모두요. 저도 부끄럽지만, 아주 큰 꿈을 가지고 있어요. 호호호. 꿈을 꿔야 인생이 즐겁잖아요!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주시겠어요?

가장 어려운 숙제인 것 같아요. 저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의문점이 생길 때는 주변 지인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편이에요. 그 의견을 전적으로 따르진 않지만, 꽤나 많은 도움이 돼요. 혼자만의 길을 걷는 것보단 서로 소통하면서 작업하는 게 본인에게도 큰 발전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며 대중의 반응을 보는 것도 작업에 도움이 돼요!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새로운 시도를 즐기고, 재미있는 작업을 하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최종 목표는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는 작업을 하는 거예요!

Artist

우인영은 그림을 그리고, 흙으로 오브제를 빚고, 손으로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창작자다. 자연을 좋아하고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다양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LG생활건강, 그린피스, 한섬, 현대자동차, 신세계, CJ푸드빌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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