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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타일로 구현하는 그래픽의 세계

Writer: 길레스 드 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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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길레스 드 브록은 네덜란드의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에요. 자유롭고 자기주장 강한 포스터 연작으로 이름을 날리다가 글쎄 타일의 매력에 퐁당 빠져버렸답니다. 그가 만드는 타일은 마치 회화적인 표현이 서로 겹치며 하나의 새로운 그림을 보여주는 느낌이에요. 독특한 타일을 구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들어보실까요?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주시겠어요.

제 이름은 길레스 드 브록Gilles de Brock입니다. 저는 야프 히선Jaap Giesen과 함께 Studio GdB를 끌어가고 있어요. 저희 두 사람 모두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지만, 졸업 후에는 서로 다른 길을 걸었어요. 그러다 기술에 대한 애정에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더해져서 세라믹 타일을 만드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함께 시작했답니다.

지금의 길을 선택한 계기가 있었을까요?

저희 둘은 배경이 달라요. 야프는 원래 좀 더 상업적인 디자인으로 시작해 서서히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옮겨 왔고요. 저는 보다 자율적인 그래픽 디자인으로 시작해 실크 스크린과 리소그래피 작업을 많이 했죠. 그러던 어느 순간, 둘 다 세라믹 타일을 만들기로 결심했고, 시행착오를 통해 방법을 찾아냈어요.

작업 환경은 누구에게나 중요한데요. 작업 공간의 특징이 궁금해요.

작업 공간이 너무 작아서 좀 지저분합니다. 타일을 만들려면 많은 재료와 기계가 필요한데, 공간이 부족한 편이죠. 작업실이라면 깨끗하게 잘 정리되어 있을 것 같지만 실제 저희 공간은 세라믹 타일들이 말 그대로 사방에 작은 무더기로 쌓여 있어요. (웃음)

타일 작업을 하며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저희가 타일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는 간단해요. 키치하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타일로 넓은 표면을 장식하고 구성하는 기법을 개발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최근 작업을 보면 저희가 그런 목표를 향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저희 둘 다 거대한 타일 벽화를 제작하고 싶어 하는데, 그러려면 타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산 라인이 필요하고, 이를 구축하려면 타일을 팔아서 자금 조달이 가능한 회사로 성장시켜야 합니다. 그 밖에도 실제 타일 생산과 관련해 풀어야 할 기술적 문제도 많아요.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저희끼리 이렇게 농담하곤 해요. “둘이 함께 집중해서 해결하라고 매일 새로운 문제가 일어나나 봐.” (웃음) 여전히 거대한 타일 벽화를 만들고 싶어요. 그런 생각을 하면, 목표 실현을 위해 모든 면에서 기량이 계속 늘어나야한다는 마음이 들어요.

최근 작업에 만족하는 편인가요?

네. 만족하고 있어요. 마침내 이루어지고 있어서 더없이 기쁩니다. 얼마 전만 해도 세라믹 타일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면 다들 이상하게 쳐다봤어요. 이제 몇 가지 프로젝트를 실현하면서 항상 염두에 두었던 것을 마침내 시각적으로 드러내니까, 주변 사람들도 저희가 줄곧 보고 있던 걸 인식하기 시작했답니다.

창작자로서 가장 힘든 시간은 언제인가요?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는지 궁금해요.

도무지 극복할 수 없겠다 싶을 만큼 문제가 커 보일 때 가장 힘들어요. 프로젝트를 구현할 때 기술적 측면과 마감 기한을 감안하면 때때로 실행할 수 있는 해결책이 없어 보이기도 해요. 개인적으로 좋은 디자이너가 되는 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현실적인 환경에서 좋은 작업을 뽑아내는 디자이너가 되는 게 정말 힘든 일이죠. 수월하게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바로 그런 점이 흥미를 일으킵니다. 만일 세라믹 타일 제작이 쉬웠다면 벌써 오래전에 지루해져서 다른 쪽으로 눈길을 돌렸을 거예요.

혹시 중요한 것을 성취하기 위해 포기한 것이 있을까요?

저희 둘 다 누구도 만들지 못할 방식으로 세라믹 타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무턱대고 뛰어들었어요. 그래서 훨씬 더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직업을 포기했죠. 하하

최근 느끼는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일까요?

정말 예전 같았으면 생각도 못 할 문제에요. 에버그린 호가 수에즈 운하에 갇히면서 생긴 공급란을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문제는 뉴스로나 봤을 거예요. 저희 일상에는 아무 영향도 없었겠죠. 그런데 지금은 이 지루한 일로 업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답니다.

요즘은 창작자의 정의가 점차 넓어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학생이었을 때 창작가 무엇을 하는 사람이었는지 돌아보면, 지금과는 전혀 달랐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많은 면에서 계속 발전하고 달라진다고 보는 게 논리적인 것 같아요.

창작자는 어려운 순간에 자주 직면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일을 밀고 나가고 싶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세라믹 타일이라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에서 수많은 걸림돌을 만났어요.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죠. 재정적으로 위험 부담이 컸고, 지금도 여전히 그래요. 하지만 우리가 매일 즐기면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감수하는 위험을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심사숙고하는 건 정말 중요해요. 저희가 하던 일을 타일 만들기로 전환하자고 결정했을 때, 이런 각오로 임했어요. 만일 실패한다면 디자인 영역에서의 작업을 내려놓고 전기 기술자로 일하자고요. 언제든지 실행할 수 있는 대안이자, 만족하면서 일할 수 있다고 믿은 직업이었달까요. (웃음)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이 궁금해요.

저는 항상 어떤 문제든 결국 해결책을 찾을 거라고 믿고 일해요. 이전에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이라면 더욱 그렇죠. 에베레스트산을 오르고 싶다는 게 아니라, 바로 지금 제가 생각하는 일을 하겠다는데 안 될 게 뭐 있나요? 일하면서 저 자신에게 한계를 두지 않는 것처럼 제 남은 삶도 그렇게 대할 수 있다면 아주 즐거운 삶이 될 것 같아요.

가까운 미래에 작가님은 어떤 모습일까요?

타일을 만들고 있지 않을까요? 아주 많이 만들고 있을 거예요. 실험을 통해 지속적인 개발이 가능한 작업을 해낸다면 좋겠어요. 아직도 시도해보고 싶은 게 정말 많고, 거기서 파생하는 다른 일도 무척 많아요. 그런 것을 추 살아간다면 행복할 거예요.

Artist

길레스 드 브록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다. 헤이그 왕립 예술대학(KABK)을 졸업하며 선보인 작업으로 헹크 오버르다윈 프라이즈를 수상했고, 헤릿 리트벨트 아카데미의 대학원 과정인 산드베르흐 인스티튜트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와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깊게 고심하며 다양한 리서치를 진행했으며 나이키, 아디다스, 레드불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 및 문화 기관과 협업했다. 그의 자유분방하면서 기술과 깊게 연관된 그래픽 작업은 세계 곳곳에 소개됐다. 현재 Studio GdB를 운영하며 세라믹 타일을 제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결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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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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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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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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