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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장면을 포착하기

Writer: 노기훈

Visual Portfolio

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노기훈 작가는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합니다. 카메라라는 광학기기로 역사적인 현실의 풍경을 담으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장면을 발견하는 데 집중한답니다. 그는 무척 꼼꼼한 사람이에요.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애플리케이션에 메모하고 항목별로 분류해 쉬는 시간마다 확인한답니다. 작업물을 모은 폴더를 연대기 순으로 열어보면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며 슬럼프를 극복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보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사진을 주 매체로 다룹니다. 사진으로 전시하고 책을 출판하기도 해요. ‘사진의 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답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카메라와 영화와 가깝게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리되었어요.

‹두 나무›, 2017, 120 x 150cm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경북 구미에 ‹Yellow Days› 작업을 위한 작업실이 있어요. 컴퓨터를 쓸 수 있는 공간과 촬영할 수 있는 공간을 분리해서 쓰고 있습니다. 흰 벽에 그린 작업 플랜에 작은 사이즈의 인화물이 붙어 있죠. 책상은 ‘ㄷ’자로 놓았는데, 정면은 컴퓨터 작업을 하는 공간이고 오른쪽에는 스캐너와 프린터가 있으며 왼쪽에는 레퍼런스 책과 자료가 쌓여 있었어요.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우연보다는 집중도 있는 몰입을 신뢰합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작업을 위한 생각을 메모한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해요. 각 항목별로 분류를 세분화해서, 필요한 경우 관련 작업이 있는 창고에 찾아가곤 해요.

‹Moon and Light #0250›, 2018, Pigment Print, 111 x 74cm

‹Moon and Light #0238›, 2017, Pigment Print, 74 x 111cm

설치 전경, 금호미술관, 2020

작가님의 최근 작업들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주시겠어요?

일본 최초의 철로인 사쿠라기초역에서 신바시역을 따라 새벽 시간에 촬영한 ‹달과 빛›이 있습니다. 북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 중인 ‹고가네초 플립›과 ‹1호선›은 내년 초반을 목표로 책으로 제작할 예정이에요.

‹고가네초 플립; 683›, 2018, UV Print, 180 x 120cm

‹구로-신도림 지하도›, 2013

‹신도림-영등포 도림천›, 2015, 100 x 125cm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안정적인 리듬감을 지닌 나만의 루틴을 몸에 익히기. 육체적으로 고단한 작업을 많이 하는 편이라, 정해진 룰이 없으면 중간에 포기를 생각하게 돼요.

최근 진행한 작업에서 작가님이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불만족은 작업 외적인 영역에서 오고,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만족은 불만족과 함께 옵니다.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요즘은 영화 각본집을 읽거나 사진집 언패킹 영상을 봐요. 외출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가끔 블로그에 글을 남기기도 해요.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습관처럼 확인합니다.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전문적이지 않은 모델이 카메라 앞에서 주체적으로 서는 법. 카메라를 둘러싼 주체 각각의 관점에 관심을 가집니다.

‹Moon and Light #2629›, 2018, Pigment Print, 111 x 74cm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업에서 어떻게 묻어나나요?

혼자서 감당하려는 일이 많습니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자유로워요.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작업물을 모은 폴더를 연대기 순으로 열어보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느껴요. 그러면 슬럼프가 사라지고 책임감이 생깁니다.

설치 전경, 금호미술관, 2020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개항장이 있는 인천 중구에 사진 매체를 다루는 비영리 도서관을 운영 중입니다. 12월에 일본의 사진작가 혼마 다카시ホンマタカシ가 와서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어요. 오랜 기간 기획했던 프로젝트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경을 쏟고 있답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주시겠어요?

긴장과 이완, 수축과 팽창 사이의 밸런스를 마련하는 자기만의 방법을 체득하세요. 저도 찾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작업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사람.

‹Moon and Light #8091›, 2017, Pigment Print, 74 x 111cm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별 탈 없이 조용하게 흘러가는 미래였으면 합니다. 좌절과 희망의 간격이 줄어든 밋밋한 미래를 상상합니다.

Artist

노기훈은 광학기기가 매개하는 예술의 형식을 통해 역사적인 현실 풍경을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수한 지역과 지리적 경로를 설정하고, 이러한 경로를 축으로 다양한 대립과 분열이 공존하는 현재 사회상의 시원을 더듬어 찾아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장면을 발견한다. 동시에, 사진 매체가 크게 변모하고 대중화된 동시대 디지털 환경에서 유효한 다큐멘터리 사진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고민하며 일종의 미술 형식으로서의 사진 실험을 지속 중이다. 그 일환으로 사진 매체와 도서관이라는 물리적 형태가 비물질로 나아가기 위한 단계별 이주를 실험하는 과정으로 ‘사진의 도서관’을 운영한다. 최근 개인전으로 «달과 빛»(2020, 금호미술관)을 가졌고, «젊은 모색 2021»(2021, 국립현대미술관) 등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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