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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포스트 포에틱스에서 운영하는 내추럴 와인바 로프트

Editor: 김재훈
, Photographer: 김재훈
로프트 매장 내부
로프트 전경. 스틸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다.
로프트 매장 내부 3
로프트의 안닌도후이다.
로프트의 음식이다.
로프트 전경. 바깥으로 건물이 크게 보인다.
로프트 매장 입구 복도

Place

아티스트의 영감을 북돋는 장소를 직접 다녀왔습니다

평소 애용하던 아트북 서점이자 유통사인 ‘포스트 포에틱스Post Poetics’에서 ‘로프트Loft’라는 내추럴 와인바를 오픈했다. 쉽게 보기 힘든 예술 서적을 소개하는 포스트 포에틱스였기에 이곳의 새로운 행보는, 와인도 내추럴 와인도 잘 모르는 나에게도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신뢰하는 친구가 추천해준 술집이라면 자연스레 발길이 향하듯이, 그렇게 로프트에 도착했다. 기대감에 가득차 들어선 로프트의 내부는 깔끔 그 자체였다. 그레이, 실버, 화이트 세 가지 톤으로 정리된 인테리어와 창문 밖 식물 간의 조화로움은 미니멀하면서도 편안했다. 따뜻한 톤으로 빛나는 원형 조명은 일종의 애교처럼 느껴졌다. 조명이 밝혀지는 밤이 되면 분위기는 더욱 좋아질 것 같았다.

은근한 매력의 인테리어를 유심히 바라보다보니 첫 번째 메뉴가 도착했다. 커피시럽을 곁들인 안닌 도후. 도후는 일본어로 두부라는 뜻이다. 두부로서의 디저트, 디저트로서의 두부. 뭔가 남사스럽지 않을까, 하는 섣부른 예상과 달리 부드럽고도 절제된 목 넘김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메뉴는 제주 흑돼지. 뼈 등심과 양배추 장아찌의 조합에 가미된 핑크 페퍼와 말돈 소금은 포인트로써 적절했다. 짭짤한 끝 맛에 군더더기 없는 화이트 와인을 한 모금 머금으니 순간 제주 애월읍의 초원 한가운데에 앉은 느낌이다. 내추럴 와인은 포도의 재배부터 시작하여 양조하는 과정까지 식품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포도밭의 지속가능성에 보탬이 됐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지며, 그렇게 나는 승화되었다.

이러한 나를 가라앉히려는 듯 단단한 뿔테와 총명한 눈매의 웨이터가 루프탑으로 가보길 권했다. 탁 트인 하늘과 도시의 건물들. 이 광활하고 복잡한 서울에서 나도 그저 거들 뿐 아닌지 고민하던 차에, 로프트는 오늘 하루 살아갈 희망을 주었다. 그 기쁨이 나를 부담 없이 확장시킨다.

Place

로프트: 서울 중구 소월로 31-1 4층

@loft.postpoe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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