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한 세계를 넘나드는 김아영의 ‘가능 세계’

Special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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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대화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지난 9월 한국 매스컴이 들썩였습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미디어 아트 공모전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시상식에서 한국의 김아영 작가가 최고상인 골든 니카를 받은 것인데요. 한국인 최초라는 사실 때문에 화제를 모았답니다. 김아영 작가는 여러모로 독특한 인물입니다. 시각 디자인, 사진,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한국 근현대사, 지정학, 이송, 초국적 이동 등의 역사적 사실과 동시대 첨예한 이슈를 복합적으로 재구성해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소설, 텍스트 등 매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차원적이고 유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왔어요. 미술계와 영화계를 가로지르는 커리어를 보면 놀라울 따름인데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성지, 린츠에서 만난 김아영 작가와의 대화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오스트리아 북부에 위치한 도시 린츠(Linz). 아돌프 히틀러의 마음속 고향이자 그가 은퇴 후 지낼 곳으로 낙점하며 나치 독일의 문화중심지로 예정됐던 곳. 철강 산업의 부흥으로 윤택해졌지만, 칙칙한 오염 도시라는 낙인을 지울 수 없던 이 사연 많은 도시는 지난 2009년 유럽의 문화 수도로 지정됐다. 지리적으로 빈과 잘츠부르크라는 유명 문화 도시 사이에 자리 잡은 린츠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뉴미디어 아트 관련 공공재단인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가 1979년부터 운영한 세계 최초의 미디어 아트 축제인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매년 9월 전 세계 미디어 아티스트의 발걸음을 모으는 힘은 린츠가 과학과 예술을 결합한 문화 도시의 이미지를 선구적으로 쌓는 데 결정적인 지분을 차지한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2023 페스티벌 카탈로그 © ARS ELECTRONICA Website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의 꽃은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Prix Ars Electronica’다. 1987년부터 글로벌 단위로 공모한 작품 중 우수작을 가리는 무대로 ‘미디어 아트계의 오스카’라는 별칭이 붙는다. 총 네 개 부문에 걸쳐 98개국, 3176점의 작품이 밀려든 올해, 생각하지 못한 낭보가 터졌다. 한국의 김아영 작가가 ‘뉴 애니메이션 아트’ 부문에서 최고상인 ‘골든 니카Golden Nica’를 받은 것이다. 헬레니즘 시대를 대표하는 조각상으로 루브르 박물관의 명물인 ‹사모트라케의 니케›의 모습을 본떠 금박을 입힌 트로피는 미디어 아티스트에게 꿈결 같은 존재. 작년 발표한 ‹딜리버리 댄서의 구(Delivery Dancer’s Sphere)로 그는 ‘승리의 여신상’을 손에 넣은 최초의 한국인이 되었다.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수상 세레모니. © vog.photo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수상 세레모니. © vog.photo

이번 수상작 ‹딜리버리 댄서의 구›에서는 ‘운송수단을 통한 시공간의 재편’이라는 작가의 기존 관심사와 더불어 ‘가능 세계(Possible Worlds)’ 이론이 서사의 축을 이룬다. 우리가 발을 딛는 현실 세계 외에도 수없이 많은 ‘가능성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설정 아래, 서울에서 여성 라이더로 일하는 에른스트 모Ernst Mo라는 현실 세계 속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딜리버리 댄서Delivery Dancer’라는 배달 플랫폼에 속한 그는 배달앱 ‘댄스마스터Dancemaster’를 통해 끊임없이 갱신하는 배달 경로를 무한 질주하다가, 자신과 똑같이 생겼지만 가능 세계에 사는 상대 개체인 엔 스톰En Storm을 만나게 된다. 절대 중첩하지 않을 것 같은 두 세계에 있던 에른스트 모와 엔 스톰은 어느 순간 접점을 이루며, 혼란과 갈등, 애정 섞인 감정의 파고를 겪는다. 지나쳐 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비추다 360°로 합쳐지는 영상 속 두 개의 구처럼 말이다.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Delivery Dancer’s Sphere› Official Trailer

린츠의 한적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작가는 “스케일이 큰 아트 앤 테크 작업을 대거 선보이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상을 받을 줄은 몰랐다”며 얼떨떨한 기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의 작업을 살짝 되돌아보자. 한국의 근대화 문제를 다룬 ‹어느 도시 이야기› 연작, 석유 자본의 이동으로 20세기 역사를 되짚은 ‹제페트› 연작, 난민 이주와 데이터의 이동을 동시에 환기시킨 ‹다공성 계곡› 연작, 포스트 팬데믹과 기후 변화, 디아스포라 문제를 다룬 ‹수리솔 수중 연구소› 연작 등 작품마다 치밀한 리서치를 통해 방대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사변적인 픽션을 만들며 영상, VR, 설치, 음악극, 퍼포먼스, 출판 등 특정 장르에 매이지 않고 작품을 구현한 면모는 확실히 비상하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측이 그에게 골든 니카를 안긴 것 또한 매번 자신을 뛰어넘는 도전을 이어온 창작자에 대한 존중과 응원의 결과일 테다. 김아영 작가의 수상을 거듭 축하하며, 대화를 청해보았다.

김아영,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 3 Zepheth, Whale Oil from the Hanging Gardens to You, Shell 3›, 2015 © Ayoung Kim Website

김아영, ‹다공성 계곡, 이동식 구멍들 Porosity Valley, Portable Holes›, 2017 © Ayoung Kim Website

김아영, ‹수리솔 수중 연구소에서 At the Surisol Underwater Lab›, 2020 © Ayoung Kim Website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Delivery Dancer’s Sphere›, 2022 © Ayoung Kim Website

수상자가 발표된 후 한국 미디어에 나온 기사들을 찾아봤어요. ‘김아영 작가, 미디어 아트계의 아카데미상 받다’라는 내용이 기억에 남네요. (웃음)

생각 외로 국내 미술 매체보다 일반적인 뉴스 미디어에서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왔어요. 아무래도 첫 한국인 수상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국가 위상에 관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해요.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심사 과정은 어떤가요?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인지도가 높지만,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행사라서 더욱 궁금하네요.

사실 제 작업은 컨템포러리 아트이지, 아트 앤 테크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수상은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공모를 통한 작품은 물론, 심사위원 다섯 명이 각각 추천하는 작품들도 심사에 포함한다고 들었는데요.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김치앤칩스로 활동하는 손미미 선생님이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면서 저를 추천해 주셨어요. 무엇보다 이번 수상은 우주의 기운이 도와 많은 운이 작동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사위원 중 노라 오무르츠Nora O’ Murchú라는 분은 베를린에서 열리는 ‘트랜스미디알레Transmediale’ 디렉터세요. 작년에 직접 제 스튜디오를 방문하셨고, 저 또한 올해 1월 트랜스미디알레에 초대되어 발표한 적도 있었죠. 심사위원 다섯 명 중 두 명이나 자기 작업을 잘 알고, 좋은 관계로 지내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물론 심사위원 전원이 동의한 작품에만 상을 수여하지만요. 올해 뉴 애니메이션 아트로 섹션을 개편하면서 테크놀로지에 중점을 뒀던 이전과 달리 예술적인 실험을 더욱 중시했다고 하더군요. 이런 경향성을 내보일 수 있는 작업으로 ‹딜리버리 댄서의 구›를 선정했고, 한국인으로서 첫 번째 수상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말을 들어서 그런지 정말 기뻤어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의 Deep Space 8K에서 ‹딜리버리 댄서의 구›를 상영 중이다. © Tom Mesic

작품 속 주인공이 일하는 배달 플랫폼은 딜리버리 댄서, 배달앱은 댄스마스터에요. 라이더 계급 중 주인공이 속한 가장 윗단의 명칭은 ‘고스트 댄서’고요. 배달을 춤에 비유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실제 서울에서 활동하는 배달 라이더분들은 시내의 무수한 경로를 내비게이션을 따라 종횡무진 달리세요. 새로운 경로를 달리고, 갔던 곳을 또 가는 일을 한창 하다 보면 내비게이션 경로가 정말 거미줄처럼 쌓이죠. 서울이라는 도시의 미로에 갇힌 듯이 그 안을 위태롭게 달리는 모습은 마치 비틀거리는 춤처럼 보였어요. 그래서 딜리버리 댄서라는 표현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작품을 제작하기 전에 7년 차 베테랑 여성 라이더분을 수소문해 인터뷰도 하고, 오토바이에 동승해 서울을 누볐는데요. 팬데믹 기간 동안 집에만 있어서 그런지, 함께 배달 다니는 일이 그렇게도 신나고 즐겁더군요. 동시에 라이더분이 주행하는 장면을 바로 눈앞에서 바라보니, 달리는 도로의 실제 상황보다 배달앱에 집중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위험해 보였어요. 배달 라이더가 돈을 벌려면 끊임없이 콜을 받아야 해요. 한 건을 배달하는 와중에 두세 건의 배달을 동시에 업고, 그 중 취소된 건도 확인하는 등 멀티콜을 운용하는 스킬이 꼭 필요하죠. 이렇게 여러 개의 콜을 동시에 받는 게 경제적인 생존과 직결되다 보니, 몸의 감각이 배달 알고리즘에 모두 종속되어 앱이 종용하는 대로 몸을 움직이게 되더라고요. 가상 세계가 현실 세계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연하게 느꼈어요.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Delivery Dancer’s Sphere›, 2022 © Ayoung Kim Website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Delivery Dancer’s Sphere›, 2022 © Ayoung Kim Website

에른스트 모 역할을 맡은 분은 실제 라이더로 활동하나요? 에른스트 모를 직접 촬영한 장면과 3D로 구현한 장면이 영상에 함께 등장하는 게 흥미로웠어요.

영상에 등장하는 분은 배우입니다. (웃음) 이번 작품에는 이미지 제작 방식을 다채롭게 활용했어요. 먼저 실사 촬영 장면과 게임 엔진으로 시뮬레이션한 질주 장면, 그리고 ‘라이다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로 서울 곳곳의 좁은 골목을 스캔해 만든 시퀀스가 혼재됐죠. 각 장면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고 서로 계속 충돌하는데요. 우리가 현실을 인식하는 방식과 닮았다고 생각해요. 실제 라이더분들이 이렇게 일하시잖아요. 한 세계에 안주할 수 없고 가상과 실재를 오가야만 하는 삶에는 특유의 에너지와 불협화음이 존재해요.

여러 방식을 혼용한 덕분인지 영상 속 서울은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디스토피아 도시처럼 보이더군요.

팬데믹이 진행되면서 거의 2년 넘게 서울 밖을 못 나갔어요. 한 곳에서만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정말 오랜만에 오니까, 심호흡하기 어려울 정도로 답답하더군요. 하지만 동시에 서울이란 공간을 미시적으로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살피는 계기가 됐어요. 이를테면, 영상 초반에 에른스트 모가 두무개길, 사직터널, 가산디지털단지 등 서울 여러 구역에서 엔 스톰을 봤다고 상담사와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런 지명은 의도적으로 넣은 거예요. 그곳의 로컬리티에 대한 애정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시아 퓨처리즘Asia-futurism에 대한 관심 때문입니다. 아시아 퓨처리즘은 아시아인이 주체가 되어 아시아의 미래를 바라보는 담론인데요. 테크노 오리엔탈리즘Techno-Orientalism은 이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 의미가 전혀 달라요. 테크놀로지를 지배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뛰어난 기술 제공자지만, 동시에 감정이 없고 기계적인 존재로 아시아인을 간주하거든요. 저는 아시아 퓨처리즘에 더 관심이 많아요. 새로운 관점으로 아시아인이 주인공인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이전 작업인 ‹수리솔 수중 연구소› 연작에도 아시아 퓨처리즘의 관점을 녹여냈습니다.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Delivery Dancer’s Sphere›, 2022 © Ayoung Kim Website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Delivery Dancer’s Sphere›, 2022 © Ayoung Kim Website

영상에 등장하는 라이더는 여성 화자뿐인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팬데믹 시기에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었는데 막상 여성 배달 라이더를 본 적이 없어요. 분명 어딘가에 존재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거죠. 작품을 만들면서 여성 바이크 애호가 커뮤니티 ‘치맛바람 라이더스’ 회원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요. 커뮤니티를 만든 이유를 물어보니, 오토바이를 타고 밖에 나가면 운전에 미숙한 사람으로 취급받는 건 물론이고, 성적인 농담과 플러팅의 대상이 되는 상황이 매일 같이 발생한대요. 직업과 상관없이 여성이 오토바이를 탄다는 이유만으로 안 좋은 경험을 겪기 싫어서 여성 라이더끼리 서로 연대하고, 교육하고, 바이크를 즐기기 위한 모임을 만든 게 시작이라고 하더군요. 이런 게 분야를 막론하고 어디서든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상이긴 한데, 이제 21세기쯤 되면 안 그래도 되는 거 아닌가요? 에른스트 모만 해도 최상위 라이더 계급인 고스트 댄서인데 말이죠.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Delivery Dancer’s Sphere›, 2022 © Ayoung Kim Website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Delivery Dancer’s Sphere›, 2022 © Ayoung Kim Website

그러고 보니 ‹수리솔 수중 연구소›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연구원 소하일라도 여성이네요.

해당 작업에 힘을 부여하는 여성 서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예민 난민 출신의 여성 연구원인 소하일라Sohila AlBna’a를 등장시켰어요. ‹수리솔 수중 연구소›를 작업하기 전에 ‹다공성 계곡 2›을 만들었는데요. 당시 제주도에 온 예민 난민을 인터뷰했어요. 그때 만난 야스민이라는 친구의 이야기가 제게 무척 강렬하게 다가왔죠. 야스민은 남편이나 남성 보호자 없이 제주도에 입국해 난민 지위를 신청한 무슬림 여성인데요. 이런 경우가 실제로는 매우 드물다고 해요.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내내 ‘나는 고결한 인간이고, 아무도 내게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자기 존엄성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가 무척이나 대단해 보였어요. 그래서 이런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사를 만들고 싶어서 ‹수리솔 수중 연구소›의 주인공을 예멘 여성 이주자로 설정했는데,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야스민이 작품에 참여하지 못했죠. 생각해 보니, 저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비록 미래가 불투명하더라도 목숨을 건 여정에 뛰어드는 사람들 이야기를 유독 좋아하는 것 같네요. 여전히 그들의 모험과 용기에 크게 감동합니다.

김아영, ‹수리솔 수중 연구소에서 At the Surisol Underwater Lab›, 2020 © Ayoung Kim Website

작년에 열린 개인전 «문법과 마법»에서 ‹딜리버리 댄서의 구›를 선보인 바 있는데요. 그때와 달리 이번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전시장에는 해당 영상 한 점만 설치했더군요.

갤러리현대에서 열렸던 개인전은 여러 층을 활용할 수 있어서 인스톨레이션 작품 수가 꽤 됐어요.  ‹딜리버리 댄서의 구›를 그때 처음으로 전시했는데, 스크리닝 외에도 두 개의 헬멧을 함께 노려보듯 세우고, 그 안에서 애니메이션을 재생하는 설치 작업도 선보였죠. 사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측에서도 헬멧 설치 작업을 함께 보여주길 원했는데, 다들 무게가 꽤 나가는 부품들이라 직접 린츠까지 모두 들고 와 전시하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어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의 Deep Space 8K에서 ‹딜리버리 댄서의 구›를 상영 중이다. © Tom Mesic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전시회. © Hara Shin

다른 유럽 영화제에서도 ‹딜리버리 댄서의 구›를 상영했는데요. ‘서울에서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여성’이라는 설정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현지 반응이 궁금해지네요. 유럽과 한국의 배달 문화는 꽤 다르지 않나요?

올해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와 바젤 시립영화관에서 작품을 보일 기회가 있었어요.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할 때 보니, 그들도 배달 문화를 어렵지 않게 이해한 것 같더군요. 팬데믹을 겪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배달앱이 활성화돼서 그러나 봐요. 물론 유럽은 오토바이보다 자전거로 배달하는 경우가 많고, 한국처럼 배달 때문에 목숨 걸고 주행하는 상황은 아닌 것 같지만요. 그럼에도 어떤 관객은 작품 속 배달 라이더가 처한 상황과 그 감정에 쉽게 이입할 수 있었다는 피드백을 줬어요. 사실 배달이라는 행위 자체보다는, 한국의 배달 문화에 지옥 같은 경쟁 사회의 특수성이 녹아 있는 게 문제죠. 그런 면에서 ‹기생충›,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가 만들어 내는 극단적인 사회 불평등에 대해서 이미 익숙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식의 배달 문화는 그들의 일상에서 보기 어려워서 신기하기도 하고 픽션이라고 느낄 수 있을 텐데, 한국에서는 너무나도 현실적이잖아요. 그런데 솔직히 저는 사람들이 제 작업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는지 크게 상관하지 않아요. 비주얼 요소만 즐겨도 되고, 그 안의 이야기를 더 궁금해해도 괜찮고요. 어떻게든 작품을 본다는 게 중요하고, 감사하죠. (웃음)

혹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일단, 프리즈 런던 20주년을 기념해 신설한 ‘Artists-to-Artist’ 섹션에 초대받았어요.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 8명이 젊은 작가 8명을 노미네이트해 부스 형태로 개인전을 여는 건데요. 감사하게도 양혜규 작가님이 추천해 주셨어요. 주목도가 높은 행사일 것 같아서 프리즈 런던을 잘 준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올해 핀란드와 일본, 이탈리아에서 스크리닝 행사가 있고요. 지금  ‹딜리버리 댄서 2›를 제작하고 있는데,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호주영상센터(ACMI)에서 내년 8월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서울이 수많은 가능 세계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주인공이 알게 되면서 여러 우주를 오가는 내용이 될 것 같아요. 이전 작업과는 다르게 무용수들의 모션 캡쳐를 활용한 액션 장면이 들어갑니다.

이번 골든 니카상이 작가님의 향후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수상과는 무관하게 원래 잡힌 일정이 있었는데요. 상을 받으면서 앞으로의 일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정확하게 어떤 인과 관계가 있는지는 저도 알 수 없는 노릇이죠. 영화계와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만들어 내는 신은 서로 다르거든요. 그래도 이번 수상 덕분에 어느 정도 마음이 편해지겠구나, 생각은 들어요. 끊임없이 자기 증명과 인정 투쟁을 해야 하는 작가로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계속 증명하는 과정은 지긋지긋하지요. 이제 숨 한번은 고르고 다시 길을 떠날 수 있지 않을까요.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Delivery Dancer’s Sphere›, 2022 © Ayoung Kim Website

Artist

김아영은 한국에서 시각 디자인, 영국에서 사진과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주로 유럽에 체류하며 작품 활동을 해왔다. 한국 근현대사, 지정학, 이송, 초국적 이동 등의 역사적 사실과 동시대 첨예한 이슈를 복합적으로 재구성해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소설, 텍스트 등 매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차원적이고 유동적인 이야기로 창조하는 데 몰두한다. 기존의 영상 미학을 벗어난 독창적 접근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베니스 비엔날레, 광주 비엔날레, 샤르자 비엔날레, 부산 비엔날레, 관두 비엔날레, 아시안 아트 비엔날레, 베이징 비엔날레,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이미지 포럼 페스티벌, 멜버른 페스티벌,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 베를린 Sci-fi 영화제, 베를린 국제 영화제, 팔레 드 도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서울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영국 왕립미술아카데미, 사치갤러리 등에서 선보였다.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원 작가, 2023년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골든 니카상에 선정됐다.

ayoungkim.com

Writer

박은지는 현재 베를린 예술대학교(UdK) 박사 과정에 참여 중이다. 아티스트 북의 서지정보를 LOD로 발행해 컬렉션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디자인프레스», «월간 디자인», «퍼블릭 아트» 등에 기고했다. udk-berlin.academia.edu/EunJiPark

머쉬룸라이브: 더보이즈 상연 & 제이콥 인터뷰

Special Interview

Special Interview

다채로운 대화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머쉬룸컴퍼니와 함께한 네 번째 아티클을 공개합니다. 이번 주인공은 더보이즈의 상연과 제이콥이에요. 2017년 데뷔한 11인조 보이그룹 더보이즈는 어느덧 데뷔 7년 차를 맞이했는데요. 이번 머쉬룸라이브에 출연한 상연과 제이콥은, 한국에서도 유명한 기브온Giveon의 ‘Heartbreak Anniversary’를 선보이며, 칼군무로 유명한 더보이즈의 무대와는 다른 결의 무대를 준비했답니다. 알고 보니 음색 좋은 두 멤버의 무대를 기획하고 싶었던 머쉬룸컴퍼니의 계획이었다네요. 머쉬룸컴퍼니가 직접 소개하는 영상의 관전 포인트와 더보이즈의 상연, 제이콥과 나눈 독점 인터뷰를 지금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더보이즈는 워낙 활발하게 활동하는 케이팝 아티스트입니다. 더보이즈가 컴백할 때마다 ‹엠카운트다운›에서 종종 마주치기도 했죠. 당시 무대 위 멤버들의 아우라를 좋게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퇴사 후 기획한 왓챠의 오리지널 시리즈 ‹다음 빈칸을 채우시오›에서 더보이즈의 멤버인 ‘큐’ 님을 섭외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이어져 온 머쉬룸컴퍼니와 더보이즈와의 인연이, 이번 머쉬룸라이브 무대를 완성한 것 같아요.

상연 님과 제이콥 님이 커버한 노래는 한국에서도 워낙 유명한 기브온Giveon의 ‘Heartbreak Anniversary’입니다. 이별한 지 딱 1년 되는 날을 홀로 기념하는 내용의 곡이에요. 스토리에 어울리도록 요란한 파티가 끝나고 난 뒤의 쓸쓸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소품으로 무대를 꾸민 이유랍니다. 일부러 여백을 많이 남긴 앵글이라든가, 외로운 뒷모습 등으로 영상에 포인트를 더했어요.

더보이즈에서 상연 님과 제이콥 님은 본인만의 음색이 워낙 좋은 멤버예요. 멤버 수가 많고, 군무로 유명한 그룹이라 두 분의 음색에 귀 기울일 기회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죠. 무엇보다 두 분 모두 표현력이 좋아요. 그래서 클로즈업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보는 분들이 라이브 영상을 즐길 수 있길 바랐어요. 이번 무대가 두 분의 ‘이면에 있던’ 매력을 끌어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비애티튜드›는 동시대 창작자의 태도를 다루는 문화·예술 매거진입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간단한 인사와 소개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상연 : 안녕하세요. 더보이즈 상연입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이콥 : 안녕하세요! 더보이즈의 스윗 보이스 제이콥입니다!

머쉬룸컴퍼니의 머쉬룸라이브 시즌 4를 통해 팬분들을 만나게 되셨는데요. 상연 님과 제이콥 님이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상연 : 워낙 노래하는 걸 좋아하고, 제이콥도 보컬 멤버거든요. 머쉬룸라이브에서 같이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제이콥 : 회사를 통해 연락이 왔는데, 좋은 기회일 것 같아서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웃음)

이번 머쉬룸라이브에서 기브온Giveon의 ‘Heartbreak Anniversary’를 커버하신 점이 신선했어요. 기존 더보이즈가 선보인 노래와 무대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같아서요. 이번 라이브에서 해당 곡을 선택하신 이유를 여쭤보고 싶어요.

상연 : 저와 제이콥은 R&B 스타일을 좋아하는데요. 제이콥이 이 곡을 추천해주더라고요. 좋은 곡을 알게 되어 기뻤고, 제이콥에게 바로 이 곡으로 하자고 말했어요. (웃음)

제이콥 : 머쉬룸라이브에서 부르고 싶은 여러 노래를 생각해 봤는데요. 기브온Giveon의 ‘Heartbreak Anniversary’가 저랑 상연이 형, 둘 다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라이브에서 유일한 듀오세요. 여러 가지 준비할 게 많았을 것 같은데요. 두 분은 각자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셨나요?

상연 : 합을 가장 많이 신경 썼어요. 화음을 많이 맞춰 봤습니다.

제이콥 : 최대한 제 스타일로 부르면서, 상연이 형이랑 잘 어우러지게 하려고 했어요!

더보이즈로 데뷔한 후 수많은 라이브 무대에 오르셨어요. 머쉬룸라이브는 다른 무대와 어떤 면에서 다르던가요? 머쉬룸라이브만의 독특한 매력을 어떤 지점에서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상연 : 엄청난 세트를 정성스럽게 만들어주셔서 미래 공간에서 촬영하는 기분이었어요.

제이콥 : 세트장이 너무 멋있었습니다! 세트 덕분에 곡 분위기에 맞게 잘 부를 수 있었어요.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더보이즈의 상연 님과 제이콥 님을 집중 탐구해볼까 합니다. (웃음) 더보이즈는 2017년에 데뷔했어요. 두 분은 그보다 오래전부터 연습생으로 데뷔를 준비하셨고요. K팝 아티스트를 꿈꾸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상연 : 저는 가수나 연기자 같은 연예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요. 연습생을 하면서 멜론 뮤직 어워드 무대를 접하고 K팝 가수가 정말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돌을 선택했습니다.

제이콥 : 저는 처음에 공연을 경험하려고 글로벌 오디션을 봤었어요. 오디션에 통과해 한국에서 연습생을 하게 되었죠. 연습하면서 더욱더 K팝에 관심이 생겼고, 아이돌이 되고 싶어졌던 것 같아요!

더보이즈 하면 역시 퍼포먼스를 빼놓을 수 없어요. 엠넷에서 방영한 ‹로드 투 킹덤›과 ‹킹덤›에서 선보인 화려한 퍼포먼스에 대한 기억이 강렬해요. 매번 새로운 무대를 준비하는 건 K팝 아티스트에게 피할 수 없는 숙제일 텐데요. 더보이즈 분들은 무대를 기획할 때 서로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정리하고 반영하시나요?

상연 : 전부 반응이 좋아서 하나를 꼽기 어려운데요.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멤버와 회사에 공유하고 상의해서 계획을 세우는 편입니다.

제이콥 :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안무 선생님과 회사에 이야기하면서, 무대를 같이 만들어 나가는 거 같아요!

모든 아티스트의 목표는 완벽한 무대라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매 순간 노력하실 텐데요. 무대에 오르기 전 두 분이 각각 스스로 되뇌는 말이나 긴장을 떨쳐버리기 위해 상상하는 이미지가 궁금합니다.

상연 : 항상 저희 팀 구호를 외치고 시작합니다. GET IT~ GOT IT!

제이콥 : 저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 계속 안무를 복기하는 것 같아요. 틀리면 안 되니까 딱 오르기 전까지 머릿속으로 런 스루run through를 하고 있어요!

아이돌은 엔터테이너로서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는 데 능한 분들이에요. 노래와 춤, 퍼포먼스뿐 아니라 종합적인 창작자로서 다양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것 같은데요. 이를 위해 두 분은 평소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상연 : 지하에서 죽어라 연습합니다. (웃음) 얼마나 걸리든, 완벽하게 몸에 익을 때까지요.

제이콥 : 저는 사실 노래와 기타를 좋아해서 K팝 아이돌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그것 말고도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힘들었는데, 요즘엔 매일매일 고민하고 계속 노력하면서 더 잘하려 노력합니다!

두 분은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자작곡을 발표하기도 하셨는데요. 어디서 어떻게 영감을 얻어 작업하시는지 궁금해요.

상연 : ‘Day Off’는 팬데믹 당시 팬 분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쓰게 되었어요. ‘돌아갈래’는 오랜만에 만난 동네 친구들과 행복했던 추억들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요. 그 기억을 담아서 쓰게 된 곡입니다.

제이콥 : 저는 영감을 얻는 곳이 다양한 것 같아요. 제 이야기도 있고, 팬분들을 생각하며 만든 곡들도 있고, 영화를 보면서 생각난 것도 있고! 어디서든 영감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늘 생각하고 있어요!

모든 사람에겐 일과 휴식의 균형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과 휴식의 경계가 모호한 아티스트에겐 더욱더 필요하죠. 두 분은 각기 어떻게 일상을 보내시나요? 자신만의 일상을 보내는 루틴한 방식이 궁금합니다.

상연 : 이동 시간, 대기 시간 등 틈이 나면 쪽잠을 잡니다. 자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짬 내서 쉬는 편이에요.

제이콥 : 저는 음악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노래 듣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돼요. 그래서 커버 곡을 부르거나, 작곡도 자주 하려고 해요! 그 외에는 게임 아니면 잠뿐입니다. (웃음)

최근 들어 갖게 된 걱정거리가 있나요?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편하게 답해주세요.

상연 : 외국어를 잘하고 싶어요. 많은 팬분들과 소통하고 싶어서요. 공부할 시간이 있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없는 게 아쉬워요.

제이콥 : 요즘에는 미래가 걱정되는 것 같아요. 뭔가를 계속 준비하고 있어야 그 시간이 다가올 때 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요즘 부쩍 두 분의 이목을 끄는 대상은 무엇인가요?

상연 :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축구 선수분들. 해외 리그를 빛내고 계시는 모습이 멋있고, 항상 응원합니다.

제이콥 : 오로지 더비. 그리고 미래의 더비!

두 분은 삶을 대하는 자신만의 태도를 가지고 계실 거예요. 이런 태도는 각자의 작업, 더 나아가 더보이즈의 무대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상연 : 저는 냉정할 때 냉정하고, 따뜻할 때 따뜻한 편인데요. 그 모습이 곡마다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제이콥 : 저는 늘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행복이 있어야 삶을 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멤버들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주려고 노력하고, 평소에도 좋은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해요!

작곡을 하거나 무대를 준비할 때, 아티스트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무엇인가요?

상연 :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이요.

제이콥 : 자신감 그리고 인내심! 연습할 때나 작곡할 때 자신감이 없으면 계속 아닌 거 같아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인내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데뷔하셨던 2017년에 비해 K팝 시장과 위상이 많이 커졌어요. K팝 아티스트에게 다양한 기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여력이 된다면 두 분이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와 역할이 궁금합니다.

상연 : 소소하게 거리 공연도 해보고 싶어요. 도전하고 싶은 장르로는 발라드, R&B, 록이요!

제이콥 : 저는 더보이즈가 더 쭉쭉 뻗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새로운 도전도 하고, 새로운 무대도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두 분은 대중들에게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나요?

상연 : 조금이라도 저로 인해 행복하셨다면 만족해요.

제이콥 : 저는 노래를 통해 공감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런 아티스트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분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각기 어떤 모습일지 여쭤보고 싶어요.

상연 : 무대를 여유롭게 즐기는 정상급 가수가 되어 있길 바랍니다.

제이콥 : 더보이즈가 더 잘 되어서 오래오래 더비과 함께 하면서도 각자의 꿈들도 이루어지는 미래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Editor

전종현은 국민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학을 공부하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RA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DESIGN» «SPACE 空間» «NOBLESSE»에서 에디터로 일했고, 디자인매거진 «CA»와 «HUFFINGTON POST KOREA»에 다양한 칼럼을 썼다. 주거 건축을 다루는 «BRIQUE» 부편집장, 편집위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지냈다. 현재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로 «조선일보» «THE EDIT» «LUXURY» «AVENUEL» 등에 글을 기고한다. «비애티튜드»의 편집장이기도 하다.

방현식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했다. «롱블랙»을 거쳐, 현재 «비애티튜드»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머쉬룸라이브: 씨피카 CIFIKA 인터뷰

Special Interview

Special Interview

다채로운 대화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머쉬룸컴퍼니와 함께한 세 번째 아티클을 공개합니다. 이번 주인공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창작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아티스트 씨피카(CIFIKA)예요. 2016년 데뷔한 그는 2018년 제15회 한국 대중 음악상 최우수 댄스 & 일렉트로닉 노래상을 수상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죠. 2021년엔 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 ‘하이드로복스Hydrovox’를 공개하며 해외 매체에서 다뤄지기도 했고요. 그런 그가 지난 3월엔 새로운 정규 앨범 ‹ION›으로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섰습니다. 머쉬룸라이브에서는 수록곡 중 하나인 ‘Melody’를 선보였는데요. «비애티튜드»와의 인터뷰에서 머쉬룸컴퍼니의 두 PD는 ‘마음이 뭉클해지는 무대였다’고 답했죠. 머쉬룸컴퍼니가 직접 소개하는 영상의 관전 포인트와 씨피카와의 독점 아티스트 인터뷰를 지금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씨피카와 저희는 오랜 친구예요. 2017년 ‹타인의 삶›이란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출연자 중 한 명이 씨피카였죠. 이후 꾸준히 개인적인 친분을 쌓으며 멀리서, 또 가까이에서 씨피카의 음악 작업을 늘 지켜 보고 있었어요. 머쉬룸컴퍼니를 창업한 이후에는 씨피카의 신보가 나올 때 다시 협업해야겠다고 생각해 왔죠. 이번 시즌이 그런 열망에 대한 기회가 됐답니다.

씨피카는 순수함을 지닌 아티스트입니다. 아이처럼 즐거워하고, 편견 없이 세상을 흡수하는 사람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늘 낯선 매력을 주는 존재죠. 이번 무대에서는 씨피카의 그런 모습을 끌어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무대 미술 콘셉트는 ‘외계 행성에 불시착한 생명체’로 정했어요. 인간이 감히 알 수 없는 이유로 존재하며 반짝이는 장소와 물체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씨피카의 머쉬룸라이브 무대는 개인적으로 무척 특별해요. 2017년의 씨피카와 지금의 씨피카는 다르고,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씨피카의 ‘Melody’를 라이브로 듣고 있자니, 저희 셋이 처음 만났던 그해 여름이 생각났어요. 씨피카를 하늘 공원에 데려가 김창완 선생님의 ‘청춘’을 부르게 했는데요. 그때를 생각하니 마음이 뭉클해지더라고요. 씨피카의 라이브가 그만큼 힘이 있다는 의미겠죠? (웃음) 이 친구도 계속 변화하고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꾸준히 탐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씨피카와 머쉬룸라이브를 함께 하는 시간이 조금 부끄러운 표현이지만 숭고하게 느껴졌답니다.

©Renee Dominguez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비애티튜드›는 동시대 창작자의 태도를 다루는 문화·예술 매거진입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간단한 인사 말씀과 소개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프로듀서, 그리고 보컬리스트로 활동하는 씨피카입니다. 반갑습니다

머쉬룸컴퍼니의 머쉬룸라이브 시즌 4를 통해 팬분들과 특별한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씨피카 님은 머쉬룸라이브에 어떻게 참여하시게 되셨나요?

머쉬룸라이브를 기획하는 두 명의 피디는 제 친구이기도 한데요. 두 친구가 개인 프로젝트로 ‹타인의 삶›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작업할 때 저를 섭외하며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몇 달 동안 촬영하며 씨피카의 초기 시절을 있는 그대로, 가장 순수하게 담아냈던 기억이 남습니다. 그 이후로 지속적인 교류를 했는데요. 두 명이 새로운 방향으로 기획·제작 활동을 시작한 게 머쉬룸컴퍼니이고, 드디어 제 신규 앨범도 나와서, 행복한 명분 아래 다시 카메라를 마주하게 되었네요. (웃음)

©Gandongwoo

©Gandongwoo

지난 3월 새로운 정규 앨범 ‹ION›을 발표하시면서 컴백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이번 앨범의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이번 앨범에는 ‘모든 감정의 연금술사’인 제가 서투른 방법으로 감정을 다루며 일어나는 환희와 좌절, 희망 등 여러 에너지를 담았어요. 팬데믹 사태와 개인적인 어려움을 이겨내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음악을 만든 스스로에 대한 희망가도 들어있죠.

이번 머쉬룸라이브에서 ‹ION›에 수록된 트랙인 ‘Melody’를 선보이셨어요. 선곡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저의 소중한 지원자이자 매니저인 이승준 대표의 의견이었습니다. 곧 ‘Melody’의 MV를 공개하기 때문에 이와 맞추어 적극적으로 홍보하자는 계획이었죠. (웃음) ‘Melody’는 제가 가장 마지막으로 쓴 곡으로 무척 단순한데요. 단순해서 재미없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에서 반응이 좋아서 감사히 활동하고 있어요.

‹ION› 앨범 커버

씨피카 님은 수많은 라이브 무대에 오르셨는데요. 이번에 경험한 머쉬룸라이브는 다른 무대와 어떤 점에서 달랐는지 궁금합니다. 머쉬룸라이브만이 지닌 독특한 매력은 어느 지점에서 느끼셨나요?

저는 이상하게 무대가 멋지면 멋질수록, 무대와 저를 동일시 하는 경향이 있어요. 마치 무대가 나무처럼 살아있는 유기체라면, 저는 그 나무에 붙어 살아가는 버섯으로 느껴진달까요. 머쉬룸라이브 무대에는 디자이너 한킴의 옷을 입고 출연했는데요. 무대를 둘러보니 옷이랑 너무 잘 어울리는 세팅이어서 놀랐어요. 투명 재질의 아크릴 작품이 구겨져 있고 그 주변으로는 멋진 원단과 플라스틱 숲(plastic forest)라는 작품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가상 현실 플랫폼 게임인 VRChat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영화 ‹아바타›도 생각났고요.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씨피카 님을 집중 탐구해볼까 해요. (웃음) 씨피카 님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업을 진행하고 계세요. 이번 정규 앨범 발표 전에 선보인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 ‘하이드로복스Hydrovox’만 하더라도 해외 매체에서 다룰 만큼 화제를 불렀다고 알고 있어요.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작년부터 완전히 독립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 시점에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횡단하는 물질의 세계»의 오프닝 공연 섭외가 들어왔죠. 해당 전시는 SF를 주제로 여러 나라의 작가가 모인 아주 멋진 전시였는데요. 저도 그에 걸맞는 공연을 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마이크 앞에서 노래 부르는 걸 넘어서는 수준으로요. 그래서 당시 새로 사귄 친구였던 조명 디자이너 LOKSU와 ‘하이드로복스’ 프로젝트를 계획했습니다. 오디오 비주얼은 저희 둘 다 처음이었고 시행  착오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황홀하고 아름다운 무대가 완성되었죠. 그리고 제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디자이너 혜인서가 의상 제작에 참여해 주었고, 헤어 디자인은 가베, 메이크업은 연우 씨가 맡아 주었어요. 이번 인터뷰 자리를 빌려, 세 분께 정말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프로젝트 예산이 부족해 다들 대가 없이 도와주셨거든요. 그렇게 하이드로복스는 프로토타입을 포함하여 첫 공연 후 1년 동안 총 네 번의 라이브 공연을 마쳤고, 다음 버전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지금은 씨피카 ‘본캐’ 활동 기간이라서 조금 시간이 부족하군요…(웃음)

씨피카 님은 과학 기술을 포함해 회화, 공간 등 세상 모든 것에서 음악에 대한 영감을 받는다고 말씀하신 바 있어요. 시각적으로 영감 받은 대상을 사운드로 풀어내시는 재능 때문인데요.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씨피카 님은 작업을 진행할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이해하기 어려우실 수도 있지만, 차원을 옮기는 활동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아요. 직접적인 예를 들어볼까요. 지금 제가 앉은 의자는 시트를 메시로 처리했는데요. 여기서도 다양한 영감을 받을 수 있어요. 우선 메시는 사이사이에 네모난 구멍이 존재하죠. 그 네모난 구멍을 negative space, 즉 빈 공간으로 간주할게요. 그리고 직물을 꼬아 만든 메시 부분은 아마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듭의 연속일 거예요. 그리고 색은 회색이네요. 회색의 매듭을 positive space로 보면, 저는 부드러운 나선형 계단이 떠올라요. 그럼 사인파(sine wave)로 시작하는 웨이브 테이블 악기로 나선형이 연상되는 패닝을 먹이면 매듭 모양이 저만의 소리로 표현되겠죠? 그리고 회색은 검은색과 흰색 중간에 위치하니까 저는 ‘디튠detune’을 주어서 조금 불안정한 음을 만들 거예요. 이렇게 positive space, 즉 채운 공간을 만들고 나면 빈 공간은 일정한 리듬으로 비워둘 거예요. 이제 머릿속에는 재미있는 리듬이 들어간 리드 멜로디와 패턴이 떠오르게 된답니다.

씨피카 님의 인터뷰를 살펴보니 ‘과학’이란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았어요. 지금도 여전히 과학은 씨피카 님의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나요?

박사 학위를 가질 정도나 논문을 읽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과학계에서 나타난 새로운 발견이나 미스터리는 여전히 제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마르지 않는 우물 같은 존재입니다. 우주가 멸망하기 전까지 마르지 않는…

씨피카 님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창작 활동을 이어 나가고 계세요. 꾸준히 크리에이티브한 작업물을 지속할 수 있는 비결을 꼽아보신다면요?

관심이 없다면 절대 못 할 거 같아요. 제가 흥미롭게 느끼는 대상이 예술이기 때문에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작업이 음악이에요.

씨피카의 일상 사진

평소 씨피카 님은 어떻게 일상을 보내시나요?

월·수·금은 보통 요가를 하고, 화·목은 가벼운 산책을 합니다. 최근에는 촬영이 많아서 요가 가는 시간이 들쑥날쑥했지만, 보통 규칙적으로 시간을 보내요. 밤에는 주로 음악 작업을 하고, 밀린 이메일을 정리합니다. 시간이 나면 친구 집에 가서 책을 읽기도 하죠.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 보내는 데요.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혼자 갤러리를 방문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요새는 제 친구 예진이와 산 타고 싶어요!

씨피카 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 어떻게 드러나는지 궁금해요.

삶을 담담히 받아들이려 해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열정과 사랑을 음악에 담고 싶어요. 그 대가로 바라는 것은 크지 않아요. 다음 앨범 활동이 가능할 정도의 금전적 여유와 건강을 가진다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이 작업에 드러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유체이탈하지 않는 이상 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으니까요. 작업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후회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요. 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최대한 쿨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Adam Kissick

최근 들어 씨피카 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시간이요. 모든 부분을 잘 진행하고 싶은데 시간이 부족해요. 시간을 느리게 가게 하는 방법을 찾고 싶어요. 아니면 누군가 시간을 팔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좀 사게요. (웃음)

씨피카 님이 중시하는 아티스트로서의 태도와 철학이 궁금합니다.

너무 진부한 이야기지만 ‘초심’으로 작업하고 싶고, 작업에 항상 ‘순수’하게 임하고 싶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꼼수도 배우게 되고, 오래 걸리는 일을 빨리 해결하는 잔머리가 생기잖아요. 그런데 과정을 너무 간소화하면 사고가 줄어들어요. 그만큼 실수나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사라지면 규칙을 지키는 음악을 만드는 느낌이죠. 저는 대학교에서 크래프트맨쉽이 중요하다고 훈련을 받아서 그런지 디테일이 살아있는 작품이 좋고, 그런 부분을 섬세하게 계획하고 실현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음악을 대할 때는 굉장한 완벽주의로 작업하는 거 같아요. 실제 생활은 그렇지 못하더라도요. (웃음) 그리고 겸손을 중요한 마음가짐으로 두고 있습니다. 겸손해지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한다기보다, 음악을 하면 할수록 자연스레 깊어지는 게 겸손한 마음인 것 같아요.

©Justin Zamudio

요즘 특히나 씨피카님의 이목을 잡아끄는 대상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도 함께 부탁드릴게요.

최근에는 전쟁에 관심이 가요. 직접적으로 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뉴스를 접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날 때면 전쟁은 무엇이고, 전쟁의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찾아보곤 해요. 또 전쟁이 일어나는 데 관련된 모든 사람―정치인, 리더, 무기상, 스나이퍼, 전쟁에 필요한 인력, 전쟁기자―을 살펴봐요.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사실이 제게 굉장히 비현실적으로 다가왔거든요. 텍사스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인 SXSW에 우크라이나와 인근 나라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참가하지 못한 이야기를 듣고서 더욱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어요.

LA의 광고회사에서 아트 디렉터로 일하시던 스물넷 나이에 음악이 하고 싶어서 한국에 들어온 후 꾸준히 음악을 매개로 다양한 작업을 발표하고 계십니다. 한 인터뷰에서 “음악보다 재밌는 건 없을 것 같아요. 잡을 수 있는 게 아닌, 불확실한 존재인데 사람들이 노래를 들으면 감정의 변화가 있거든요”라고 말씀하신 게 인상 깊었어요. 지금도 여전히 음악은 재밌는 존재인가요?

여전히 재밌어요. 제가 음악 만드는 일을 한다는 건 천운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행복해요. 바람이 있다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오랫동안 아름다운 음악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Justin Zamudio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아티스트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자신을 속이지 말고, 꾸준히 음악 활동에 정진한다면 분명 기회는 찾아옵니다. 그 기회를 잡을 실력과 열정을 잘 쌓아두어야 해요.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노력한다면 한 번이 아닌 여러 번의 기회가 당신을 찾아올 것입니다. 무엇보다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 용감한 사자처럼 본인의 판단을 믿고 최대한 크리에이티브한 작품을 발표하세요.

씨피카 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이 질문, 너무 어려워요. 다음 행보를 예상할 수 없는 예상 밖의 창작자가 되고 싶어요. 더 멋진 말을 하고 싶은데, 생각이 나질 않네요. (웃음)

마지막으로 지금 씨피카 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현실적인 환경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층고 높은 방이 있는 집으로 이사해 작업 환경을 업그레이드  하고 싶어요. 미래를 긴 시선으로 바라보자면…아주 천천히, 미미하게라도 괜찮으니 발전하는 ‘씨피카’가 되는 게 가장 이상적일 것 같아요. 정체 시기도 겪었고, 피할 수 없는 비극적인 일도 마주했었지만, 이제는 자라나고 확장하는 씨피카를 보여줄 차례인 것 같습니다.


Part 4. ‹머쉬룸라이브: 더보이즈 상연 & 제이콥 인터뷰›  5월 24일 공개


Editor

전종현은 국민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학을 공부하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RA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DESIGN» «SPACE 空間» «NOBLESSE»에서 에디터로 일했고, 디자인매거진 «CA»와 «HUFFINGTON POST KOREA»에 다양한 칼럼을 썼다. 주거 건축을 다루는 «BRIQUE» 부편집장, 편집위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지냈다. 현재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로 «조선일보» «THE EDIT» «LUXURY» «AVENUEL» 등에 글을 기고한다. «비애티튜드»의 편집장이기도 하다.

방현식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했다. «롱블랙»을 거쳐, 현재 «비애티튜드»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머쉬룸라이브: 다운 Dvwn 인터뷰

Special Interview

Special Interview

다채로운 대화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머쉬룸컴퍼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머쉬룸라이브 시즌 4가 오픈했어요! 이번 시즌의 콘셉트는 MMMM(Multi Me Mushroom Me)입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버섯 종류는 5000종이 넘는다는 사실! 그렇다면 한 사람이 평생 5000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발칙한 상상 아래 머쉬룸라이브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도 실은 한 인물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정체성의 하나 아닐까 라는 strange한 생각으로 영상을 끌어갔답니다. 그 두 번째 주인공은 바로, 다운(Dvwn)입니다. 머쉬룸컴퍼니가 직접 소개하는 영상의 관전 포인트와 다운의 독점 아티스트 인터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영상을 연출하다 보면 스토리텔링을 제안할 때가 있어요. 선정곡의 특징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요. 다운 님이 첫 번째로 선보인 ‘Highteen’에서는 화자를 영미권의 고등학교 졸업 파티인 프롬prom의 애프터 파티에서 공연하는 밴드부 남학생으로 설정했어요. 안개 자욱한 레트로한 클럽(?)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려는데 관객석에서 좋아하는 여학생을 발견한 거죠. 수줍지만 힙한 밴드 보컬이라는 캐릭터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운 님에게 핑크 의상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했어요. Boy-next-door 같은 느낌이랄까요. (웃음) 노래로 고백하는 상황에 맞춰 뭉게뭉게 느낌이 나는 포그 특수효과도 준비했습니다.

두 번째 곡 ‘MOON’은 다운 님이 작곡했지만 NCT Dream의 앨범에 수록된 곡을 본인이 다시 커버해서 더욱 의미가 있는데요. 1절은 추운 계절이었던 과거에 부르고, 2절은 따뜻해진 현재의 계절에 부른다는 콘셉트로 진행했어요. 브라운관이라는 아날로그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1절에서 2절로 넘어갈 때는 영상 전체가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한답니다. 서정적인 분위기를 위해 추운 날씨의 입김을 연상시키는 헤이저 포그 머신도 활용했어요. 

머쉬룸라이브의 상징과도 같은, 버섯을 활용한 3D 오브제는 해바라기를 본뜬 모양이에요. 전에 말한 수줍지만 힙한 밴드 보컬의 샤이 보이 감성을 살렸죠. 다운 님과 어울리지 않나요? (웃음) 이번 시즌 4에 함께해 준 다운 님에게 무척 감사합니다. 다운 님! 다음에 또 만나요, with your baby fat and whiskey on the rocks!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무척 반갑습니다! «비애티튜드»는 동시대 창작자의 태도를 다루는 문화·예술 매거진입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간단한 인사와 소개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아티스트 다운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머쉬룸컴퍼니가 진행하는 ‘머쉬룸라이브’ 시즌 4를 통해 팬분들을 만나시는데요. 다운 님은 머쉬룸라이브에 어떤 계기로 참여하시게 되셨나요? 

최근 유튜브에서 굉장히 좋게 봐왔던 영상 콘텐츠였는데요.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운 님은 특정하게 규정짓기 힘들 만큼 다양한 음악 장르를 넘나드는 재능을 가지신 것 같아요. 이번 머쉬룸라이브에서는 올해 2월에 발표한 신곡 ‘Highteen’을 들려주셨는데요. 해당 곡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우선 가장 최근에 냈던 앨범이기도 하고요. 머쉬룸라이브에 잘 어울릴 것 같아 준비해 보았습니다.

머쉬룸라이브를 위해서 ‘Highteen’ 말고도 NCT DREAM의 ‘MOON’ 또한 선보여 주셨어요. ‘MOON’을 선곡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PD님들이 요청해 주셨는데, 저도 좋을 것 같아서 준비해 봤어요. 제가 다른 분에게 드렸던 곡을 라이브 클립에서는 사실 처음으로 불러보는 터라 감회가 새로웠어요.

다운 님은 수없이 라이브 무대에 오르셨는데요. 머쉬룸라이브는 다른 무대와 어떤 면에서 다르셨나요? 머쉬룸라이브만의 독특한 매력을 느낀 지점이 궁금합니다.

우선 세트장이 좀 신기하기도 했고 반말로 하는 스몰 토크 인터뷰도 재밌었습니다. (웃음) 그래서 평소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라이브 무대를 했을 때와 편집된 영상을 확인할 때는 느낌이 무척 다를 것 같아요. 머쉬룸라이브 최종 편집본을 보니 기분이 어떠셨어요? 영상을 살펴보면서 어떤 파트가 가장 마음에 드셨는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저는 어떤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기보단,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영상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유니크해서 더 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웃음)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다운님을 집중 탐구해볼까 해요. (웃음) 다운 님은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작업을 꾸준히 발표하셨어요. 현재 소속사 대표인 지코 님과의 인연도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맺어졌다고 들었어요. 아티스트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맞아요. 저는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서 대중분들께 알려지기도 했고, 예전엔 제가 머쉬룸라이브와 같은 콘텐츠를 찍을 거라는 생각은 못 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공연을 하고 라이브 촬영을 하는 일이 크게 실감 나지 않아요. 잘 알려지지 않은 마이너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던 것 같은데요. 한편으로는 제가 좋아했던 팝 아티스트나 한국 아티스트를 보면서 자라기도 했으니, 그 영향이 제 음악에 많이 묻어져 나와 지금처럼 대중들이 좋아해 주시는 다운의 음악이 나오게 된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들어주시는 분들이 너무 좋아해 주셔서 음악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아티스트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다운님은 주로 어디서 작업하시나요? 다운 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한데,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보통 집에서 작업을 하거나 같이 작업하는 프로듀서들의 작업실에서 작업하는데요. 사실 거의 모든 작업은 집에서 이루어져요. 아무래도 바로 떠오르는 걸 표현하기에 집만큼 좋은 곳이 없어서요. (웃음)

말로 표현하기 어렵겠지만, 다운 님은 곡 작업을 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작업을 위한 영감을 성취하는 방법도 궁금해요.

보통 레퍼런스 삼는 대상이 없어서, 대부분 자연스럽게 나오는 생각에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영화를 보거나 샤워를 하다가 갑자기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영감을 얻을 때도 있어요. 작업은 금방 시작하는 데 비해 후반 수정 때 굉장히 많은 노력을 들이는 편인 것 같아요. 머릿속에 존재하는 걸 구현하기 위해 시간을 많이 쏟는 것 같습니다. 성취도 동시에 하는 것 같고요.

다운님이 평소 보내는 일상이 궁금합니다. 하루하루를 보내는 다운 님의 방식을 여쭤보고 싶어요.

평소에는 강아지와 산책하거나 책을 읽어요. 고전소설을 읽을 때면 책 내용에 어울릴 만한 음악이나 앰비언트 사운드를 틀어놓고 하루 종일 책을 읽습니다. 여기서 영감을 받아 창작 활동으로 이어질 때도 있어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다 보니 그게 저의 루틴이 되었어요.

요즘 들어 다운 님의 이목을 끄는 대상은 무엇인가요? 이유도 함께 말해주시면 감사해요.

저는 마이너하고 특이한 음악이나 책을 자주 디깅하는데요. 그럼으로써 저의 이고ego가 좀 더 명확해지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나만 아는 것들이 늘어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다운 님은 삶을 대하는 자신만의 태도가 명확할 것 같아요. 그런 태도는 실제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삶을 선호하는데요. 음악도 그렇게 만드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느끼는 그대로를 담고, 제 감정을 거짓으로 담아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아티스트에겐 슬럼프가 친구처럼 찾아온다고 해요. 다운 님은 슬럼프가 찾아올 때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저는 슬럼프가 오면 음악을 듣지도 않고 만들지도 않아요. 슬럼프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음악을 그만두고 싶게 만들어서요. 슬럼프라는 뿌리를 잘라내면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새싹처럼 금세 자라더라고요. 각자 맞는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이 방법이 좋은 것 같아요!

지난 2018년에 데뷔하셨으니 어느덧 활동 6년 차에 접어드셨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고 싶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런 분들(특히 아티스트)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 혹은 팁을 공유해 주시겠어요? 

노하우는 없는 것 같아요. 저의 경우를 말씀드리면, 하고 싶은 일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많은 견문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저는 가사를 정말 못 쓰는 사람이었는데요. (웃음) 정말 잘 쓰고 싶어서 1년에 책을 60권 정도 읽었던 것 같아요. 영화 대사나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저만의 언어로 표현해 보려고 시도했고요. 노력의 선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는 게 맞는 방법인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아직 많이 어렵거든요.

작업할 때 이것만큼은 꼭 지키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다운 님이 중시하는 아티스트로서의 태도와 철학을 여쭤보고 싶어요. 

‘하고 싶을 때 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억지로 쓰지 않는다’입니다. 예술은 하고 싶을 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곡해 없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그런 자연스러움이에요. ‘무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마음껏 표현해 보자’가 제 음악 철학입니다.

다운 님은 대중에게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열린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어떤 아티스트로 특정되는 것보다, 그 사람에게 맞는 아티스트가 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어떤 분께는 위로를 주는, 또 어떤 분에겐 나만 알고 싶은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운 님이 지금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고민 없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도 다 하면서, 제약 없이 자유로운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Part 3. ‹머쉬룸라이브: 씨피카 인터뷰›  5월 17일 공개

Part 4. ‹머쉬룸라이브: 더보이즈 상연 & 제이콥 인터뷰›  5월 24일 공개


Editor

전종현은 국민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학을 공부하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RA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DESIGN» «SPACE 空間» «NOBLESSE»에서 에디터로 일했고, 디자인매거진 «CA»와 «HUFFINGTON POST KOREA»에 다양한 칼럼을 썼다. 주거 건축을 다루는 «BRIQUE» 부편집장, 편집위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지냈다. 현재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로 «조선일보» «THE EDIT» «LUXURY» «AVENUEL» 등에 글을 기고한다. «비애티튜드»의 편집장이기도 하다.

방현식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했다. «롱블랙»을 거쳐, 현재 «비애티튜드»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머쉬룸라이브: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인터뷰

Special Interview

Special Interview

다채로운 대화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머쉬룸컴퍼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머쉬룸라이브 시즌 4가 오픈되었습니다! 이번 시즌의 콘셉트는 MMMM(Multi Me Mushroom Me)이에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버섯 종류는 5000종이 넘는다는 사실! 그렇다면 한 사람이 평생 5000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발칙한 상상 아래 머쉬룸라이브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도 실은 한 인물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정체성의 하나 아닐까 라는 strange한 생각으로 영상을 끌어갔답니다. 그 첫 주인공은 Xdinary Heroes(엑스디너리 히어로즈)예요. 머쉬룸컴퍼니가 직접 소개하는 영상의 관전 포인트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독점 아티스트 인터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저희가 원래 밴드 음악을 사랑해요. 밴드가 주는 에너지가 대단하거든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데뷔 때부터 지켜보던 밴드인데요. 머쉬룸라이브가 지금까지 솔로만 고집하다가 이번 시즌부터 확장을 꾀하고 있었는데, 서로 마음이 맞았는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측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 주어서 덜컥 붙잡았어요. (웃음) 그래서 시즌 4의 첫 주자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를 선보이는 건, 저희에겐 일종의 선언이나 마찬가지랍니다. “세상아 보고 있니? 우리가 이런 쪽으로도 튈 수 있는 녀석들이란다!”

예전에는 늘 사이키델릭하고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무대를 세팅했는데요. 이번 시즌에는 블랙과 메탈로 이루어진 괴이한 암석 같은 형태로 임팩트를 주고, 레드 포인트로 톤을 누르면서 작은 물건들로 아티스트의 개성을 살리려 했습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경우, 록 장르라는 특성에 맞춰 매우 다이내믹한 조명을 배치했어요. 러프한 핸드헬드 카메라 워킹 위주로 촬영했고, 포인트 조명으로 레드 컬러를 활용했습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신곡 ‘Freakin’ Bad’의 날 선 사운드와 테마를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뭔가를 잡아먹고 난 후 입 근처에 피를 묻힌 육식동물처럼 귀여운 토끼나 곰돌이 가면을 만든 후 사나운 인상을 활용했어요!

그리고 머쉬룸라이브에 빠질 수 없는 게 버섯을 활용한 3D 오브제 이미지인데요. 먼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에게 자기 자신을 ‘버섯 자아’로 표현하면 어떤 버섯이 나올 것 같냐고 물어봤답니다. 그랬더니 ‘자신감 버섯’이라는 답이 나왔어요. 여기서 영감을 받아 메탈 질감의 버섯 그래픽이 탄생했습니다. 얼핏 보면 산삼이나 인삼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웃음) 로킹한 밴드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 않나요?

이번 머쉬룸라이브를 통해 많은 분들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음악에 집중할 때는 패기 넘치고 록 스피릿이 충만하지만, 무대 밖에서는 순박하고 귀엽거든요. 그래서 ‘스몰 토크Small Talk’ 콘텐츠에서 수줍고 사투리가 매력적인 소년의 모습을 끌어내려 했답니다. 이번 시즌 4에 기꺼이 참여해 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Most freakin’ awesome band ever xoxo!!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비애티튜드»는 동시대 창작자의 태도를 다루는 문화·예술 매거진입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건일 : 안녕하세요. 드러머 건일입니다.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정수 : 안녕하세요. 건반과 메인 보컬을 맡고 있는 정수입니다. 이렇게 인터뷰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가온 : 안녕하세요! 기타 치고 노래하는 가온입니다!

O.de : 안녕하세요. «비애티튜드» 독자 여러분. 건반, 랩, 보컬 맡고 있는 O.de입니다!

Jun Han : 안녕하세요. 기타 치고 있는 Jun Han입니다. 제 생각을 많이 적어낼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연 : 안녕하세요. 베이스를 치는 주연입니다.

지난 4월 26일 미니 3집 ‹Deadlock›을 발표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발매하는 앨범마다 콘셉트가 확실했는데요. 이번에는 어떤가요?

건일 :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앨범의 콘셉트는 ‘선과 악’입니다. 선과 악을 구분하는 사람들의 기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는 전보다 더욱 YOUNG한 느낌이 나는 스포티 하이틴 콘셉트와 한층 톤 다운된 시크한 ‘매드 아트 콜렉터’ 콘셉트로 이번 앨범을 꾸며보았습니다.

정수 : 이번 미니 3집 ‹Deadlock›은 뮤직 ‘히어로’와 ‘빌런’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모습을 그린 전작에서 더 나아가 ‘나’로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외침을 담고 있습니다. 내면 안에 팽팽하게 대립 중인 생각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가진 악한 면모를 인정하고, 나를 빌런으로 정의하는 사람들의 프레임 혹은 이분법적 사고를 깨트리려는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가온 : 이번 앨범은 선과 악 사이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 고민하는 것보다 더 나아가 ‘나’로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저희의 외적인 콘셉트는 ‘매드 아트 콜렉터’와 ‘스트릿 보이’ 콘셉트가 있습니다.

O.de : 컴백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앨범의 콘셉트는 히어로와 빌런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스토리를 그린 전작에서 더 나아가 나로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외침을 담았습니다.

Jun Han : 이번 앨범은 선과 악으로 구분하지 말라는 반항적인 의미를 담은 앨범입니다. 파워풀한 곡도 있지만 반대로 발라드도 들어있는 다채로운 앨범입니다!

주연 : 굉장히 악동미 넘치고 이를 넘어서 묘한 섬뜩함을 더하고 싶은 마음으로 콘셉트를 잡아보았습니다!

주연 : 멋있는 분들이 많이 나오셔서 유심히 보곤 했는데요. 이렇게 참여할 기회가 생겨서 너무 기쁜 마음으로 달려왔습니다.

머쉬룸컴퍼니가 진행하는 ‘머쉬룸라이브’ 시즌 4를 통해 팬분들을 만나게 되셨어요. 머쉬룸라이브에 참여한 계기를 여쭤봐도 될까요?

건일 : 저희의 신곡 ‘Freakin’ Bad’를 멋진 영상으로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정수 : 머쉬룸 라이브를 통해서 저희의 신곡 ‘Freakin’ Bad’의 매력을 보다 더 강렬하면서도 세련되게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감사하게 라이브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가온 : 예전에 머쉬룸 라이브 영상을 우연히 본 적이 있는데요. 머쉬룸라이브 특유의 색감과 분위기가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침 저희의 새로운 앨범 콘셉트와 정말 잘 맞겠다고 생각했고 멋진 무대를 남기기 위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O.de : 저희의 곡들을 많은 분께 선보이고 싶었는데요. 그중에서도 머쉬룸라이브와 함께 멋진 라이브 무대를 만들고 싶어서 나가게 되었습니다.

Jun Han : 화려한 세트로 이루어진 무대를 봤을 때 나오고 싶어졌어요. 좋은 기회를 주셔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주연 : 멋있는 분들이 많이 나오셔서 유심히 보곤 했는데요. 이렇게 참여할 기회가 생겨서 너무 기쁜 마음으로 달려왔습니다.

이번 머쉬룸라이브에서는 새롭게 발표한 ‹Deadlock›의 타이틀곡인 ‘Freakin’ Bad’를 선곡하셨습니다. 많은 곡이 있으신데 컴백 타이틀곡을 선보이는 이유를 여쭤보고 싶어요.

건일 : 말씀해 주신 것처럼 선보이고 싶은 수록곡들 또한 매우 많습니다만 타이틀곡 ‘Freakin’ Bad’가 이번 앨범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가장 잘 담겨있는 곡이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가온 : 머쉬룸라이브 특유의 색감과 분위기가 저희 밴드의 색과 아주 잘 어울리고 특히 저희의 이번 앨범 타이틀곡 ‘Freakin’ Bad’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O.de : 타이틀곡인 만큼 그 강렬한 분위기가 머쉬룸라이브와 아주 잘 어울릴 거라 생각되어 준비해 봤습니다.

Jun Han : 개인적으로 가장 알리고 싶은 곡이고 스토리와도 잘 맞고 메시지도 확실하기 때문에 골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앨범 중에 가장 신나는 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주연 : 아무래도 저희의 색을 직설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곡이지 않을까 생각되고요. 모두가 따라 부르기 쉬운 후크송으로 팬 분들뿐만 아니라 모두의 귀를 사로잡을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분들은 데뷔 이후 수많은 라이브 무대에 오르셨을 텐데요. 머쉬룸라이브는 다른 무대와 비교해서 어떠셨나요? 머쉬룸 라이브만의 독특한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건일 : 라이브 콘텐츠를 이렇게 멋진 세트에서 촬영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연출에 스토리를 굉장히 신경 써서 기획하시는 부분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정수 : 가장 눈에 띄는 시각적 효과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이번 저희 ‘Freakin’ Bad’ 라이브를 선보이면서도 느꼈지만, 무대가 정말 너무나도 예쁘면서 그 곡의 매력과 색깔을 정말 잘 표현할 수 있게 연출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저희 라이브 또한 다른 라이브 무대와 또 다르게 시각적인 재미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온 : 머쉬룸라이브는 조금은 섬뜩하면서 아름답고 어두우면서도 밝음이 공존하는 경계선 그 어딘 가에 있는 것 같습니다.

O.de : 일단 세트장 자체가 너무 멋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대를 할 때 더 멋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또 라이브뿐만 아니라 다른 영상들도 재미있게 찍었던 것 같습니다.

Jun Han : 머쉬룸라이브는 세트장의 확실한 콘셉트가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곡이나 앨범 콘셉트의 분위기에 맞게 만들어 주셔서 몰입하기에도 좋았습니다.

주연 : 구성 자체를 굉장히 세련되게 해주시기도 했고, ‘Freakin’ Bad’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 주기 위해 노력해 주셨다는 생각이 확 들었습니다.

라이브 무대를 편집한 영상을 확인했을 때는 그 느낌이 또 달랐을 것 같아요. 영상에서 어떤 파트가 가장 마음에 드셨나요?

건일 : 도입부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분위기 있는 어두운 무드의 음악과 함께 악기 클로즈업 인서트 샷들이 인상 깊었으며 연주 시작 전 잠깐의 정적을 통해 긴장감을 극대화한 포인트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수 : 저는 도입부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요, 제가 가장 기대했던 예쁜 무대 세트와 ‘Freakin’ Bad’의 강렬하면서도 신나는 분위기가 잘 보일 수 있는 영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온 : 저는 머쉬룸라이브만의 색감이 저희의 밴드와 너무 잘 맞는 것 같아 너무 마음에 듭니다. 멋진 무대를 만들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O.de :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생각한 것보다 더 멋있는 작품이 나온 것 같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어느 파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할 것 없이 일분일초 빠짐없이 다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Jun Han : 가장 마음에 드는 파트는 브릿지에서 기타 솔로가 끝나고 주연이의 스크림이 나오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파워풀하게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주연 : 저는 도입부 악기 인트로의 파워풀함이 너무 임팩트 있었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를 탐구해 볼까 합니다. (웃음) 멤버 여섯 분 모두 작사, 작곡, 레코딩 등 다재다능하다고 알고 있어요. 첫 앨범 ‹Hello, world!›과 2집 ‹Overload› 에 수록된 전곡에 멤버들이 골고루 참여하셨죠.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여러분은 곡 작업을 할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건일 : 어떤 메시지를 담은 곡을 쓸지, 어떤 코드와 멜로디가 가장 그 메시지를 잘 담을 수 있을지, 어떤 가사를 붙여야 입에 찰떡같이 잘 붙을지, 킬링 파트는 어떻게 살릴지 등등 많은 생각과 고민을 통해 곡들이 탄생합니다!

정수 : 하나의 곡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멜로디와 가사 창작에 참여하는데요. 인스트루멘탈 위에 어떠한 느낌의 멜로디가 어울릴지 먼저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린 후, 그에 맞는 멜로디를 뱉어 정리하고 그다음 정확한 주제를 얹어서 그에 맞는 가사를 창작해 하나의 곡을 만드는 과정을 거칩니다.

가온 : 먼저 어떤 내용의 곡을 쓸 것인지 생각하고 곡의 전반적인 트랙 작업을 합니다. 그러고 나서 곡의 멜로디인 탑 라인을 먼저 쓰고, 탑 라인 작업까지 끝나면 그 탑 라인에 맞는 가사를 붙입니다. 그리고 곡의 전체 사운드를 저희의 리얼 악기로 대체해서 다시 녹음하는 작업을 통해 곡이 나오게 됩니다.

O.de : 주로 저희는 트랙 위에 멜로디를 먼저 창작합니다. 여러 가지 버전의 멜로디를 창작하여 통으로 쓸 때도 있고 좋은 부분들을 합쳐가며 완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나온 멜로디 위에 가사를 하나씩 쓰기 시작하고 완성이 된 가사를 멜로디에 붙여보고 입에 붙지 않는 단어들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말로 설명하니 간단하지만 생각보다 머리 아프고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Jun Han : 저는 저희 곡에 한 부분이라도 독창적인 부분이 있었으면 해서 참신한 멜로디를 생각해서 각 곡에 조금이라도 재미를 주려고 생각합니다!

주연 : 트랙의 분위기에 가장 맞는 멜로디 그리고 그 복합적인 분위기의 가사를 생각해 본 뒤 차례대로 작업을 시작합니다.

여섯 분이 하나의 밴드로 무대에 서는 만큼 완벽한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매번 노력하실 텐데요. 이런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각자 무대에 오르기 전 스스로 되뇌는 말이나, 긴장을 떨치기 위해 상상하는 이미지 등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건일 : 실수 없이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아쉬운 무대를 보여줄 때가 많았습니다. 그 강박을 내려놓고 ‘실수에 연연하지 말고 후회 없이 즐기다 오자’라는 마인드로 임하게 된 순간부터 보다 더 자유롭게 무대를 설 수 있게 됐습니다!

정수 : 저는 굉장한 연습파, 노력파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과 연습을 하는데요, 가끔은 그래서 더 긴장하기도 하고 더 아쉬움이 남는 무대들을 만들 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항상 속으로 ‘연습한 만큼만 하고 오자, 놀고 오자’라는 말을 되뇌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무대에 오르기 전 옆에 있는 사람들을 껴안는 버릇이 있는데요. 그렇게 하고 무대에 오르면 나름대로 긴장이 조금 풀어지는 느낌을 받아서 한 번 시도한 이후로는 저의 루틴이 된 것 같습니다. (웃음)

가온 : 저는 무대에 서기전에 무대 앞에 펼쳐질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미리 떠올리고는 합니다. 무대에서 어떤 실수나 사고가 날 수 있을지, 어떤 변수들이 나오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등 미리 생각해 두면 어떤 일이 갑자기 생겨도 최대한 당황하지 않은 채 무대를 마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O.de : 저 같은 경우에는 ‘할 수 있다 오승민. 즐기다 오자!’라는 말을 속으로 계속 되뇝니다. 그렇게 긴장을 덜고 다짐하면 무대 위에서 더 즐길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Jun Han : 저는 제가 무대에 오르기 전에 생각하는 말이 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일본의 기타리스트 MIYAVI 님이 무대에 오르기 전에 하시는 말을 인용해서 생각합니다. ‘언제나 달라지지 않고 이곳에 오는 모든 분에게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그렇게 최고의 쇼가 전 세계로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즐기다 오는 겁니다. 화이팅.’

주연 : 저는 무대 전에 화장실을 한번 들른 다음 백스테이지에서 방방 뛰어 주고, 손발을 털면서 긴장을 풀고 들어갑니다.

라이브는 매번 해도 새롭게 다가설 것 같아요. 그래도 처음으로 라이브 무대를 섰을 때만큼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경우는 없겠죠. 혹시 그 첫 무대는 어떻게 기억하시나요? 

건일 : 너무나 긴장해서 드럼 스틱을 놓칠까 봐 온몸에 힘을 주고 경직된 상태로 연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웃음)

정수 : 첫 데뷔 날 라이브 무대가 강렬하게 기억에 남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저는 무대에 있는 약 3분의 시간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것 같아요. 정말 정말 긴장을 많이 해서 어떻게 무대를 하고 내려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웃음) 데뷔곡만 반년을 연습해서 그런지 저절로 몸에서 노래나 연주나 제스처가 나온 것 같습니다.

가온 : 모니터 밸런스나 카메라의 위치, 시선 처리 등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정말 여러 번 연습했던 데뷔곡을 우당탕 마무리했던 귀여운 기억이 있습니다.

O.de :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저희의 데뷔 쇼케이스였는데요. 모든 게 처음인 만큼 모든 것이 긴장되었고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여태까지 열심히 해왔던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 임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Jun Han : ‘Happy Death Day’ 무대가 생각나는데요. 그때는 세상에 제가 어떻게 비추어지고 어떤 이미지일지 생각하기보다는 일단 부딪혀 봤던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의 마음으로요!

주연 : 데뷔 쇼케이스 날 온라인으로 ‘Happy Death Day’ 라이브를 했었는데 그때 정말 몹시 긴장해서 손발이 덜덜 떨렸던 게 기억납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멤버분들이 각자 삶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지 여쭤보고 싶어요. 좌우명도 좋고요. 그런 태도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음악에 어떻게 묻어나는지 궁금합니다.

건일 :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목적지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더 멀리 걷는다.’ 제가 삶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보다 매일매일 힘들게 노력하는 하루를 살아내는 그 과정을 즐기다 보니 뭐든지 더욱 꾸준하고 성실하게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수 : 사실 저에게는 큰 좌우명이 없었어요. 그런데 박진영 PD님께서 데뷔 전 저와 면담에서 해주신 말씀이 있는데요.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 성장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어요. 그 말이 저에게는 너무나도 큰 의미를 가져다주었고 그래서 그 이후로 저의 좌우명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좌우명까지는 아니지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자, 오늘은 지나면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마인드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과연 ‘오늘이 지나 내일 뒤돌아보았을 때 후회가 남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매 순간 합니다. 그렇게 저 자신에게 멋진 하루하루를 남기려고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가온 : 인생은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태어날 때 백지에서 시작해서 좋은 경험이든 아픈 경험이든 그 사람의 인생을 조금씩 그려가기 시작하고, 그 그림을 얼마나 정교하게 그리고 얼마나 그 사람답게 그리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좌우명 또한 ‘쇠는 두드릴수록 단단해진다’입니다. 어떤 고난과 역경이 찾아와도 그것들이 반드시 저를 더 강하게,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삶에 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의 모습들이 한 방울 한 방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음악에 담겨 여섯 가지 색을 더 조화롭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O.de : 저는 삶을 살아가고 이 직업을 하면 할수록 ‘항상 감사하자’라는 제 좌우명이 더 뚜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직업을 가지는 데 있어서 감사한 분들이 너무나도 많고, 그분들에게 감사한 순간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항상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Jun Han : 제 좌우명은 ‘직업이 아닌 일을 좋아해라’인데요. 가수로서 그리고 아티스트로서 나아가는 게 아닌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추구합니다. 비슷하지만 매우 다릅니다!!

주연 : ‘흘러가는 대로 살자’가 저의 좌우명인데요. 음악 하는 지금, 이 현실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그래서 음악과 함께하는 지금은 어떻게 흘러가든 너무 좋다는 의미를 담은 좌우명입니다.

여섯 분 모두 모두 작사, 작곡 등 창작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계신데요. 여섯 멤버분이 중시하는 아티스트로서의 태도가 궁금합니다. 어떤 걸 중시하시나요?

건일 : 저는 아티스트로서 진정성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음악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으로서 늘 제 가슴속에 있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들을 전하려고 합니다.

정수 : 아티스트로서 가져야 할 태도는 수도 없이 많은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에게는 꾸준함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재능이 있고, 노력한들 그것이 꾸준하지 않으면 제가 원하는 오래오래 아티스트로 남는 삶을 실현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 역시도 매일매일 성장하려 하고 매일매일 노력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가온 : ‘절대 곡을 대충 만들지 말자’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의 곡은 저희를 비추는 거울인데 어떤 부분부터 조금씩 대충하기 시작하면 결국 그동안 쌓아왔던 것들이 한 번에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기 때문에 멤버 전원이 진심을 담아 곡을 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대 위에서 스스로 부끄럽지 말자고 생각하며 쉬는 날에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O.de : 작업할 때 집중하는 것 중 하나는 계속해서 발전된 모습들을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저희가 직접 쓰는 곡이고 저희가 직접 부르는 곡들이기에 하나하나 책임감을 느끼고 항상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Jun Han :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라는 한 팀의 색깔을 가장 잘 담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연 : 저를 모르는 사람이 제 무대를 보았을 때 ‘저 사람 정말 멋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가 되고 싶어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기존 K팝 아티스트가 잘 시도하지 않던 록 기반의 사운드와 밴드로서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계세요. 그만큼 어떤 음악을 어떻게 대중에게 선보여야 할지 고민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최근에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가 있다면 이 자리를 빌려 공유해 주시겠어요?

건일 : 현재 록 음악이 한국에서 주류가 아닌 상황에서, 계속해서 저희가 해온 느낌을 유지하며 곡을 만들어 갈지, 아니면 보다 대중성 있는 듣기 쉬운 느낌이 들어가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