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2년은

Shorts

여러분~~~~! 10월 1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바로 비애티튜드의 생일이에요! (짝짝) 올해로 벌써 2주년을 맞이했다니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조상님도 축하해 주시는 건지, 10월 1일은 행복한 연휴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푹 쉬고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을 담아 오늘 포스팅을 올리게 되었어요. 이번 비애티튜드 2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비하인드 컷을 대방출합니다. 멋진 콘텐츠와 아이템을 소개하기 위해서 동분서주 파닥거린 비애티튜드 멤버들의 노력을 살펴봐주세요. (따흑)

당신에게… 비애티튜드란…?

잠깐잠깐! 비하인드 컷을 공개하기 전에 궁금증이 생겼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은 과연 비애티튜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너무너무 궁금한 마음에 비애티튜드를 아껴주시는 찐 유저분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답니다. 비애티튜드를 향한 애정 어린 목소리를 아주 살짝만 공개해 볼게요.

비애티튜드 라이프

비애티튜드를 향한 애정어린 답변들을 유심히 살펴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자, 그럼 이제 진짜 비애티튜드의 일상을 공개할게요. 우선 비애티튜드를 꾸려가는 멤버들이 누군지, 공개해야겠죠? 셀카 대신 각자 개성을 드러낸 ‘슬랙Slack’ 프로필 사진으로 인사를 대신하겠습니다! 🙋

비애티튜드 샵에서는 유니크한 감성이 돋보이는 PB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여러분의 지루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재밌고 다양한 제품을 마구 만들었답니다!

매거진 콘텐츠도 지난 1년간 더욱더 다채로워졌어요! 다양한 창작자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콘텐츠 팀은 쉬지 않고 열심히 아티클을 엮어냈답니다!

지난 1년 동안 창작자가 꼭꼭 숨겨두던 개성 만점 작업실과 그들이 활동하는 일터도 직접 방문할 수 있었는데요. 아티클에서 모두 담지 못한 생생한 현장의 비하인드 컷을 오늘 독.점.공.개.합니다!

아아, 비애티튜드의 IP 콘텐츠도 빼놓을 수 없죠. 언제나 우리 마음속 간지러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 주는 씨파토끼(@seefartokki), 실수투성이 후니(@small.hooni)가 주인공인데요. 캐릭터와 관련한 여러 비하인드 컷을 아래에서 살짝 살펴보세요.

@seefartokki

씨파토끼 IP 캐릭터 초기 디벨롭 시안

비애티튜드 샵에 출시된 씨파토끼 굿즈들

@small.hooni

HOONI IP 캐릭터 세계관 개발 초안

올여름, 비애티튜드는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했답니다. 더욱~ 깜찍하고, 더욱~ 세련된 뉴(!) 오피스 모습 일부를 공개합니다.

새로운 장소에는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한 법! 비애티튜드 멤버들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했어요. 다가올 미래를 야무지게 맞이할 수 있게 팀의 기반을 단단히 다지는 시간이었답니다.

자, 이렇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비애티튜드의 한 해를 돌아봤어요. 모두가 그렇듯, 좋은 일도 많았지만, 또한 힘든 일도…

그렇다고 쭈그러질 비애티튜드가 아니죠! 크리에이티브 피플에게 낯선 발견을 선사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달리고 있답니다.

지난 2년간 저희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비애티튜드는 분명 외로웠을 거예요! 앞으로도 언제나 톡톡 튀는 콘텐츠와 아이템으로 여러분의 일상을 가득 채우기로, 약속!

허민재 (비애티튜드 발행인, 더블디 CD, H대 교수, E대 박사 과정, 아내 및 엄마 etc.) 가라사대…

비애티튜드는 제가 30살쯤 정말 만들고 싶던 플랫폼입니다. 40살이 된 지금에야 겨우 운영하게 됐네요. 이렇게 원하던 걸 만들기까지 마치 미션 클리어하듯 다양하고 힘든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꾸역꾸역 해내면서 살았던 30대의 삶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 두 돌을 맞이한 비애티튜드는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기도 하고, 애정을 표현해 주신 덕분에 순항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내부적으로 위태롭고 어려운 순간을 늘상 겪으며 극복하고 있습니다. 비애티튜드를 함께 만드는 분들은 대부분 30살 이하의 영 크리에이티브입니다. 서로 함께 성장하며 보내는 시간을 생각해 보면 플랫폼 겉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우당탕 어렵기도 하지만, 순간순간 서로 도우며 재미있는 것을 창작하는 즐거움도 있답니다. 내년 이맘때쯤 3년 차를 맞이하는 비애티튜드는 어떤 모습일까요? 올해와 비슷할까요? 혹은 아주 많이 달라져 있을까요? 일단 저희도 모르는 저희 미래에 대해서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확실한 것 하나를 꼽는다면, 저희는 지속해서 재미있는 것을 아티클로 쓰고, 이미지로 만들고, 제품으로 만드는 삶을 살고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Thanks to Our Participants

권누리, 김보라, 김선희, 김소정, 김형준, 박도현, 박지훈, 방현식, 심소정, 윤우진, 이경은, 이경주, 전종현, 정세영, 정하은, 허민재 그리고 더블디 일동

역사로 기록될 2022년의 별들

Shorts

작년 한 해 세계 곳곳에서 역사적인 부고가 전해졌습니다. 전제군주 중 여왕으로서 최장수 통치를 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를 비롯해, 일본 헌정사상 최장기로 재임했던 총리 아베 신조, 소련의 마지막 서기장이자 러시아의 첫 대통령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역사상 두 번째로 자진 퇴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 중국의 본격적인 개방 시기를 이끈 국가주석 장쩌민,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 굵직한 이름이 포함되어 있었죠. 그 밖에도 수많은 별들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22명의 이름을 두 편에 걸쳐 기록해봅니다. 이번 편에서는 역사로 기록될 11명의 별들을 떠나간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같은 시간대에 존재했던 동시대인으로서 2022년 떠나간 모든 이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디트리히 마테시츠Dietrich Mateschitz (오스트리아의 기업인) 


향년 78세 (1944.05.20~2022.10.22)

: 벼락치기에 날개를 달아 준 레드불의 창업자

formula1.com

벼락치기로 밤새야 할 때, 혹은 운동이나 게임 중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할 때, 카페인 수혈은 큰 힘이 됩니다. 오스트리아의 기업인 디트리히 마테시츠은 태국 출장 중 우연히 맛본 피로해소제 ‘끄라팅 댕(붉은 물소)’의 엄청난 각성 효과에 반하게 돼요. 태국의 국민 피로해소제였던 이 제품을 좀 더 연구해 세계 시장 진출용으로 출시했으니,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레드불입니다. 한편 레드불이 피로해소제를 넘어 젊음과 에너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마테시츠의 독특한 마케팅이 한 몫 했답니다. 그는 클럽이나 페스티벌, 술집을 찾아다니며 젊은이에게 레드불을 홍보했어요. 또 레드불 주최로 익스트림 스포츠 대회를 열거나 스포츠 선수를 후원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했죠. ‘레드불=도전’이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어요.

로빈 허먼Robin Cathy Herman (미국의 언론인)

향년 70세 (1951.11.24.~2022.02.01)

: NHL 로커룸에 들어간 최초의 여기자

the-sun.com ⓒAP

북미에서 인기 높은 프로 아이스하키 리그 NHL. 비록 규정에는 성별에 대한 제한이 없었지만, 체격이나 체력상의 이유로 사실상 모든 선수가 남자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선수들이 장비를 보관하고 옷을 갈아입는 로커룸은 금녀(禁女)의 구역이었지요. 그러나 1975년 미국의 언론인 로빈 허먼은 1년간 끈질기게 도전한 끝에 NHL 로커룸에 입성해 결국 인터뷰를 따냈답니다. 여기자로는 최초였죠. 허먼은 ‘최초’의 기록을 만든 여성이었습니다. 미국 아이비리그 중 보수적으로 유명한 프린스턴 대학교가 학부에 여학생 입학을 허락한 1969년, 그녀의 최초가 시작되었어요. 대학 신문부에 가입한 후에는 스포츠를 다루는 최초의 여성 편집자로 활동했죠. 그리고 1973년 «뉴욕타임스» 스포츠 부서에 여성 최초로 입사했답니다. 이런 열정을 바탕으로 결국 네 팀을 제외한 모든 NHL 팀의 로커룸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그녀의 이야기는 스포츠 분야에서 일하는 여기자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Let Them Wear Towels›에 영원히 기록되었습니다.

더글라스 트럼블Douglas Hunt Trumbull (미국의 시각특수효과 감독)

향년 79세 (1942.04.08.~2022.02.07)

: SF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로 시각특수효과의 새로운 장을 열다

celestis.com

SF 영화사에서 최고의 걸작 하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심지어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상영됐지요.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미지와의 조우›(1982), 복제 인간이 등장하는 ‹블레이드 러너›(1982) 등 경이로운 상상력과 영상미로 이름 높은 세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동일한 사람이 시각특수효과를 담당했다는 사실이죠! 더글라스 트럼블은 컴퓨터 그래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던 시절, 정교한 손길로 소품을 제작하고 조명과 카메라를 다방면으로 세팅해 완벽한 SF 세계를 창조하며 시각특수효과의 선구자로 불렸어요. 그는 미국 아카데미의 과학기술 명예상인 고든 E. 소여상과 미국촬영감독협회 평생 공로상을 받았고 SF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습니다.

베티 데이비스Betty Davis (미국의 가수)

향년 77세 (1944.07.26~2022.02.09)

: 재즈의 전설 마일스 데이비스를 탄생시킨 70년대의 마돈나

Miles Davis, ‹Filles de Kilimanjaro›, 1969

재즈 역사에서 GOAT를 뽑는다면 트럼펫 주자 마일스 데이비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즉흥적인 비밥과 차분한 쿨 재즈, 여러 장르를 합친 퓨전 재즈 등 다양한 스타일을 주도하며 재즈의 판도를 여러 번 뒤집었죠. 그가 다른 장르의 뮤지션과 교류하며 퓨전 재즈라는 장르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두 번째 아내 베티 데이비스는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어요. 그녀는 관능적인 가사와 도발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미국의 가수이자 모델이었는데요. 마일스의 말처럼 ‘1970년대의 마돈나’였던 그녀의 독창적인 스타일은 당시 보수적인 대중에게 새로운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베티가 마일스에게 여러 뮤지션을 소개하며 그의 음악 인생에 큰 전환점을 제공한 후 퓨전 재즈의 태동을 알린 앨범 ‹Bitches Brew›가 탄생했습니다. 마일스에게 영감을 준 베티의 얼굴은 마일스의 또 다른 앨범 ‹Filles de Kilimanjaro› 커버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게일 할보르센Gail S. Halvorsen (미국의 공군 조종사)

향년 101세 (1920.10.10 2022.02.16)

: 역사상 가장 낭만적인 폭격기 조종사

미국 공군 조종사 게일 할보르센은 역사상 가장 낭만적인 폭격기를 조종했습니다. 폭격기가 낭만적이라니, 웬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생각하실 텐데요.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베를린의 아이들을 위해 껌이나 사탕, 초콜릿 같은 간식을 작은 낙하산에 매달아 땅에 떨어뜨렸어요. 이 ‘달콤한 폭격’은 결국 미 공군의 공식 작전으로 승인받았죠. 그는 베를린 시민에게 20톤이 넘는 간식과 함께 인류애적 희망을 선물한 주인공이 되었답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단체를 설립해 아동 교육과 청년 파일럿 양성 등 인도주의적인 활동에 몰두했어요.

당뉘 칼손Dagny Valborg Carlsson (스웨덴의 블로거)

향년 109세 (1912.05.08~2022.03.24)

: 세계 최고령 파워 블로거

bojan.123minsida.se

스웨덴에 살던 당뉘 칼손 할머니가 컴퓨터를 처음 배운 건 99살이었어요. 그리고 100세가 되자 블로그를 시작해 특유의 터프한 유머로 그녀의 일상을 남겼죠. 최고령 블로거로 명성을 얻은 그는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파워 블로거로 인생의 2막을 열었답니다. 칼슨 할머니의 블로그에는 주로 가족이나 지인과 보내는 시간, 컴퓨터와 아이패드 같은 전자제품 사용기, 자기 모습을 어딘가 어설프게 합성한 이미지, 산책과 운전을 하며 느낀 감정이 가득했어요. 그의 삶은 2016년 ‹인생은 백 살부터›라는 다큐멘터리로도 만들어졌는데요.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늙음은 상관없다!’는 깊은 울림을 준답니다.

패트릭 드마쉘리에Patrick Demarchelier (프랑스의 사진작가)

향년 78세 (1943.08.21~2022.03.31)

: ‘모두의 왕세자빈’ 다이애나를 탄생시킨 프랑스 사진작가

Patrick Demarchelier, ‹Princess Diana›

프랑스의 사진작가 패트릭 드마쉘리에는 디올, 루이 비통, 셀린느, 샤넬 등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와 일한 베테랑 사진작가입니다. 그의 화려한 경력 중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바로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빈의 개인 사진작가라는 타이틀이에요. 지금도 영국 왕실 하면 떠오르는 얼굴인 다이애나가 그에게 직접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답니다. 수많은 톱모델과 협업하며 피사체의 매력을 돋보이는 데 능숙했던 드마쉘리에는 왕관을 쓰고 진주 목걸이를 걸친 채 활짝 웃는 다이애나를 사진으로 담습니다. 그가 찍은 사진은 다이애나 특유의 친근한 이미지와 로열패밀리의 아우라를 동시에 보여주죠. 다이애나가 왕실을 넘어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유명해진 데에는 드마쉘리에의 노력이 숨어 있었습니다.

피터 무어Peter Moore(미국의 패션 디자이너)

향년 78세 (1944.02.21~2022.04.29)

: 아디다스의 삼선 로고를 만든 나이키 덩크의 디자이너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 피터 무어는 스포츠웨어 브랜드의 양대 산맥인 나이키와 아디다스 모두의 사랑을 받았어요. 나이키의 전설적인 농구화 ‘에어 조던 1’과 보급형 모델인 ‘덩크’, 그리고 자회사 조던의 ‘점프맨’ 로고는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죠. 이후 아디다스로 이직한 그는 세 개의 선이 누워 있는 ‘삼선’ 로고까지 디자인했어요. 흥미로운 일화, 한 가지! 그가 아디다스로 가기 전에 나이키와 협업하던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 역시 아디다스와 일하는 것을 고민했다고 해요. 만약 그때 피터 무어가 마이클 조던을 설득해 함께 아디다스로 갈아탔다면,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상황은 지금과 많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지도 몰라요.

발레리 블라디미로비치 폴랴코프Valeri Vladimirovich Polyakov (러시아의 우주인)

향년 80세 (1942.04.27~2022.09.07)

: 나 홀로 지구 7000바퀴

이제 세계는 바야흐로 대우주 시대를 꿈꾸고 있습니다. 화성 진출부터 민간인 우주선 여행까지 말이죠. 근데 사람이 우주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우주에 갔다 오면 몸이 심하게 상한다는 연구도 있어서 새삼 겁도 나는데요. 러시아의 우주인 발레리 폴랴코프는 우주 친화적 육체로 유명했답니다. 그는 무중력 상태에서 인간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1994년 우주로 떠났어요. 우주에 머문 시간은 무려 437일. 그동안 지구를 7075바퀴나 돌았죠. 우주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문 지구인이 된 그는 체력이 또 얼마나 좋았던지, 1년 넘게 지구 주위를 둥둥 떠다니다가 지구로 귀환했을 때 착륙선 문을 직접 열고 걸어 나와 술과 담배를 흡입했다고 해요. 새삼 대단! 폴랴코프 덕분에 인류는 우주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로비 콜트레인Robbie Coltrane (영국의 배우)

향년 72세 (1950.03.30~2022.10.14)

: 재즈를 사랑한 호그와트의 숲지기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2001

마일스 데이비스와 함께 활동한 색소폰 주자 존 콜트레인은 재즈 천재 중 한 명인데요. 고전 재즈 명반을 여럿 녹음한 그를 존경하며 활동명을 ‘콜트레인’으로 정한 영국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로비 콜트레인인데요. 우리에게는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숲을 지키는 거인 ‘해그리드’로 매우 친숙해요. 연극배우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코미디, 액션, 코미디, 판타지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했답니다. 해그리드 역으로 유명해지기 전에는 ‹007› 시리즈에서 마피아 보스 역할을 맡으며 인지도를 얻었죠. 그는 영국 아카데미 TV 어워드에서 3년 연속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정도로 재능 있는 배우였습니다.

마야 루이스 피카소Maya Ruiz Picasso (스페인의 문화인)

향년 87세 (1935.09.05~2022.12.20)

: 태어나보니 아빠가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 ‹Maya with her Doll›, 1938 ⓒpablopicasso.org

현대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는 생전에 11명의 연인을 둘 정도로 여성 편력이 심했는데요. 그런 그가 꾸준히 사랑한 소녀가 있었으니, 바로 첫 번째 딸 마야 루이스-피카소입니다. 마야와 그녀의 어머니 마리-테레즈 발테르Marie-Thérèse Walter는 피카소의 작품에 모델로 자주 등장했는데요. 특히 딸바보였던 피카소는 ‹인형을 든 마야›를 비롯해 어린 마야의 모습을 담은 초상화를 14점이나 남겼죠. 피카소가 스케치북에 밑그림을 그려주면 어린 마야는 거기에 색칠하며 시간을 함께 보냈어요. 피카소의 뮤즈였던 마야는 피카소 사후 그의 작품을 보존하고 연구하기 시작해요. 그녀는 피카소가 스페인 내전의 참상을 고발한 ‹게르니카›를 그린 장소에 예술교육재단을 설립하며 아버지의 작품을 보존하고 대중에게 알리는 데 일생을 바쳤습니다.

결코 잊히지 않을 2022년의 별들

Shorts

작년 한 해 세계 곳곳에서 역사적인 부고가 전해졌습니다. 전제군주 중 여왕으로서 최장수 통치를 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를 비롯해, 일본 헌정사상 최장기로 재임했던 총리 아베 신조, 소련의 마지막 서기장이자 러시아의 첫 대통령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역사상 두 번째로 자진 퇴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 중국의 본격적인 개방 시기를 이끈 국가주석 장쩌민,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 굵직한 이름이 포함되어 있었죠. 그 밖에도 수많은 별들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22명의 이름을 두 번에 걸쳐 기록해봅니다. 이번 편에서는 결코 잊히지 않을 11명의 별들을 떠나간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같은 시간대에 존재했던 동시대인으로서 2022년 떠나간 모든 이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시드니 포이티어Sidney Poitier (미국의 배우)


향년 95세 (1927.02.20~2022.01.06)

: 오스카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최초의 흑인 배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상인 미국 오스카상은 백인만의 축제라고 불리며 인종적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는데요. ‘#OscarSoWhite’라는 해시태그가 이를 잘 보여주죠. 지금도 이런데 20세기 중반에는 정말 보수적이었겠죠? 실제 흑인 인권 운동의 시작점이 된 ‘로자 파크스’ 사건이 1955년 일어났으니까요. 이런 인종의 벽을 선구적으로 허물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배우가 바로 시드니 포이티어입니다. 그는 ‹흑과 백›, ‹언제나 마음은 태양› 등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을 다룬 작품에 출연하며 영화 속 흑인의 새로운 모습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어요. 1964년 흑인 배우 최초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은 그는 2002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까지 받는 등 할리우드가 존경을 표하던 대상이었습니다.

피터 브룩Peter Brook (영국의 연출가)


향년 97세 (1925.03.21~2022.07.02)

: 침묵조차 연극으로 만든 현대 연극의 거장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다양한 작품을 비롯해 100편이 넘는 오페라와 연극, 뮤지컬을 연출한 피터 브룩은 92세까지 현장에서 활동했던 영국의 세계적인 연출가입니다. 그는 옛 채석장을 무대 삼아 인도판 그리스 로마신화인 대서사시 ‹마하바라타›를 9시간 동안 공연하거나, 17세기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 의상이나 소품을 21세기식으로 과감히 바꾸는 등 고전 작품을 파격적으로 연출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어요. 실험 정신으로 무장한 그에게 연극이란 무엇이었을까요? 저서 『빈 공간』에서 그는 말해요. “어떤 사람이 지나가고, 다른 사람이 그것을 바라볼 때, 연극이 시작되기엔 충분하다.” 철거 위기의 뮤직홀, 흰색 박스형 무대, 슬럼가, 버려진 영화관 등 어디든지 공연장으로 탈바꿈한 공간 연출의 거장다운 어록입니다.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 (미국의 조각가)


향년 93세 (1929.01.28~2022.07.18)

: 청계천에 거대한 다슬기를 세운 팝아티스트

서울 도심 속 청계천에는 거대한 다슬기가 살고 있어요. 파랑과 빨강 줄무늬로 알록달록한 이 다슬기는 또 얼마나 큰지 높이가 20m를 넘어요. 스웨덴 출신의 미국 조각가 클래스 올덴버그의 작품 ‹스프링Spring›입니다. 올덴버그는 선풍기나 톱, 빨래집게처럼 일상의 친근한 대상을 아주 거대하게 뻥튀기해서 뜬금없는 장소에 툭 던져놓는데 달인이었어요.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20세기의 대표 팝아티스트였죠. 아내이자 동료 아티스트였던 코샤 반 브루겐Coosje van Bruggen과 대부분의 작품을 함께 만든 금실 좋은 부부로도 유명했어요.

빌 러셀Bill Russell (미국의 농구선수)


향년 88세 (1934.02.12~2022.07.31)

: NBA의 영원한 6번 선수

미국 NBA는 1969년부터 매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단 한 명의 선수를 MVP로 뽑아서 ‘빌 러셀 트로피’를 수여해요. 빌 러셀은 NBA 역사상 최대 우승 기록을 보유한 선수의 이름인데요. 현역 시절 무려 11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전설적인 센터이자, 흑인 최초로 NBA 리그 감독으로 활동하며 두 번이나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어요. 농구계 안팎으로는 흑인 인권 운동에 앞장섰던 그는 2011년 미국 최고의 훈장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받기도 했답니다. NBA는 그를 기리는 의미에서 앞으로 그의 등번호인 6번을 영구결번으로 등록했어요.

미야케 이세이(三宅一生)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


향년 84세 (1938.04.22~2022.08.05)

: 스티브 잡스가 선택한 일본의 주름 명인

Issey Miyake

인터넷에 ‘스티브 잡스’를 검색하면 한결같이 검은색 터틀넥을 입고 있어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과 편안함을 겸비한 이 터틀넥은 스티브 잡스가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 미야케 이세이에게 직접 주문 제작한 옷이랍니다. 스티브 잡스를 ‘단벌 신사’처럼 바꾼 미야케 이세이는 자신의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를 1973년 파리 패션   위크에 소개하며 아시아 최초의 명품 브랜드로 키워냈습니다. 일본 디자이너가 패션계의 중심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선구자이기도 하지요. 그의 시그니처 디자인은 아코디언 주름인데요. 칼이나 가위 없이 오직 접기만으로 종이 한 장을 다양한 모양을 만드는 일본의 전통 종이접기 ‘오리가미’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옷 전면에 주름을 단단히 넣어 실용성과 예술성을 모두 잡은 ‘플리츠 플리즈Pleats Please’는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죠. 보는 사람에게는 아름다움을, 입는 사람에게는 편안함을 선사했던 그의 디자인은 시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장자크 상페Jean-Jacques Sempé (프랑스의 삽화가)


향년 90세 (1932.08.17~2022.08.11)

: ‘꼬마 니콜라’의 아버지

blogpetitnicolas.com

프랑스의 삽화가 장자크 상페는 우리에게 익숙한 『꼬마 니콜라』의 그림을 그린 주인공이에요. 개구쟁이 꼬마 니콜라와 주변 인물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이 작품은 동심을 간직한 모든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이후 소설 『좀머씨 이야기』의 삽화를 그렸고,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에서는 글과 그림을 모두 직접 맡아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 보였어요. 특히 그는 1978년부터 2019년까지 뉴욕을 대표하는 잡지 «뉴요커»의 표지를 100번 이상 그렸는데요. 간결한 선 위에 무심하게 색깔을 얹어 화려한 도시 뉴욕에서 살아가는 이방인의 애정어린 시선을 담아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그린 뉴욕 풍경을 보면 애틋한 그리움으로 마음 한구석이 물드는 기분이에요.

장뤽 고다르Jean-Luc Godard (프랑스의 영화감독)


향년 91세 (1930.12.03~2022.09.13)

: 세계 영화의 흐름을 바꾼 누벨바그의 주인공

장뤽 고다르, ‹네 멋대로 해라› (1960)

1950년대 프랑스 영화계에는 ‘누벨바그Nouvelle Vague’라는 사조가 등장했어요. 프랑스어로 ‘새로운 물결’을 뜻하는 누벨바그의 중심에는 투철한 실험정신으로 영화의 전형적인 틀을 깨부수는 개성파 감독들이 있었는데요. 그중 장뤽 고다르는 첫 장편 영화 ‹네 멋대로 해라›(1960)를 통해 누벨바그의 최전선에 서게 됩니다. 이 작품은 기승전결 구조 없이 주인공의 즉흥에 따라 전개되는 줄거리, 시간의 흐름을 뚝뚝 끊는 점프 컷, 그리고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는 등장인물 등 듣도보도 못한 여러 장치를 통해 관객의 몰입을 의도적으로 방해했죠. ‘세계 영화사는 장뤽 고다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혁신적인 시도를 지속한 그의 이름은 오래도록 남을 거예요.

쿨리오Coolio (미국의 래퍼)


향년 59세 (1963.08.01~2022.09.28)

: ‘후드에서 살아남기’를 순한 맛으로 표현한다면

@coolio

최근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밈 ‘후드에서 살아남기’ 아시나요? 후드Hood는 흑인이나 히스패닉 인종이 모여 사는 미국의 슬럼을 말해요. 범죄와 폭력이 일상인 후드에서는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후드 출신 래퍼의 노래에는 총, 마약, 살인처럼 무시무시한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하지만 래퍼 쿨리오Coolio는 후드에서 자란 어린 시절을 순한 맛으로 표현했어요. 1995년 발표한 ‘Gangsta’s Paradise’에서 그는 “나는 이제 23살인데, 내가 24살에도 살아있을까?(I’m 23 now, but will I live to see 24?)”라고 말하며, 죽음의 그림자에서 살아가는 불안정하고 우울한 삶을 서정적인 시처럼 풀어냈죠. 이 노래는 갱스터 랩 최초로 빌보드 연말 차트 1위에 등극하며 대히트를 쳤습니다. 한국에서는 DJ DOC가 한국식 정서로 리메이크한 ‘깡패천국’(2001)으로 잘 알려져 있답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Isabel Westwood (영국의 패션 디자이너)


향년 81세 (1941.04.08~2022.12.29)

: 영원히 늙지 않은 영국 패션의 악동

@viviennewestwood

2015년 영국 런던에서 정부의 셰일가스 개발 허가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을 때 영국 총리 관저 앞에는 새하얀 탱크가 등장했습니다. 탱크를 몬 주인공의 이름은 비비안 웨스트우드. 1970년대 펑크punk 문화의 시각 문법을 만든 주인공으로 사회 문제에 거침없이 목소리를 내던 저항의 아이콘이었죠. 1970년대 후반 런던은 주류의 권위를 비틀고 파괴하는 펑크 문화의 성지였는데요. 그 중심에는 웨스트우드와 그의 연인 말콤 맥라렌이 운영하던 옷 가게가 존재했어요. 웨스트우드의 과감하고 도발적인 패션은 맥라렌이 매니저를 맡은 펑크록 그룹 섹스 피스톨즈를 통해 펑크 붐의 강력한 조력자가 되었습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통해 영국 전통 복식을 과감하게 해체하고 변형하며 영국 패션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렸죠. 환경 파괴, 전쟁, 인권 등 동시대 사회 문제에도 앞장서 목소리를 내던 그는 영원히 늙지 않는 저항 정신의 상징으로 남아있습니다.

펠레Pelé (브라질의 축구선수)


향년 82세 (1940.10.23~2022.12.29)

: 축구에 옐로·레드카드와 선수 교체가 생긴 이유

‘축구 황제’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브라질의 축구 선수 펠레. 자타공인 GOAT로 꼽히는데요. 그를 위해 축구의 룰이 새로 만들어진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펠레는 1958년 17세의 나이로 출전한 첫 번째 FIFA 월드컵에서 총 6골을 넣으며 세계 최연소 출전, 최연소 득점, 최연소 우승의 대기록을 세웠어요. 워낙 출중한 탓에 이후 상대 팀이 강하게 견제했는데요. 이런 방해가 극에 달한 1966년 월드컵에서 심각하게 다치는 일이 벌어졌어요. 그래서 과격한 반칙을 방지하고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옐로·레드 카드, 선수 교체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1970년 펠레는 인생 세 번째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조국 브라질이 우승 트로피 ‘쥘 리메’를 영구적으로 소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그 후 FIFA는 새로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만든 후 결코 특정 국가가 갖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꿔버렸어요.

바버라 월터스Barbara Walters (미국의 언론인)

향년 93세 (1929.09.25~2022.12.30)

: 자타공인 인터뷰의 여왕으로 불리던 사람

“최근에 울어 본 적은 언제인가요?”라는 필살기로 상대방을 무장 해제시켰던 미국의 언론인 바버라 월터스의 별명은 ‘인터뷰의 여왕’입니다. 그녀는 1976년 ABC 저녁 뉴스의 공동 앵커를 맡으며 여성 최초로 미국 전국구 TV 방송 뉴스를 진행했는데요. 그때 연봉이 무려 1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액이었죠. 월터스는 약 50년간 방송계에서 활약하며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등 독보적인 존재감을 지닌 정치인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했어요. 리처드 닉슨부터 조 바이든까지 미국 대통령이 된 인물 부부를 모두 인터뷰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답니다. 그녀는 여성 방송인의 선구적인 예로 큰 존경을 받았어요.

도전! 슈퍼 토끼

Shorts

드디어 계묘년이 밝았습니다. 에, 2월이 다 된 마당에 웬 뒷북이냐고요? 옛 조상들은 한 해를 24절기로 구분했는데요.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을 기준으로 그 해의 띠를 정했어요. 그러므로 입춘이었던 지난 토요일부터 진짜 계묘년인 셈이죠. 계묘년의 시작을 알리며 토끼로 깜짝 변신하는 건 어떠신가요. 계묘년을 기념한 버니템이 세상 홍수인 상황에서 저희가 단계별로 나누어보았어요. 살짝 포인트를 주는 초급, 대놓고 유명 토끼가 등장하는 중급, 그리고 착용만 하면 저세상 토끼가 되는 고급까지 취향대로 골라 나만의 버니룩을 시도해보세요. 올해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니까요!

🐰초급🐰

나이키 덩크 로우 이어 오브 더 래빗 © NIKE

NIKE Dunk Low Year of the Rabbit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깡총! 무한 확장 세계관의 최강자, 나이키 덩크 로우가 계묘년을 맞아 토끼로 변신했어요. 나이키의 스우시 로고와 발등을 덮는 텅에 사용한 소재는 몽실몽실한 토끼 꼬리털을 꼭 빼닮았습니다. 텅에 부착한 택에는 ‘토끼 토(兔)’도 새겨놨고, 뒤꿈치 쪽에는 폴짝폴짝 뛰어가는 작은 토끼를 수놓았지요. 토끼를 앙증맞게 활용한 이 덩크 로우는 계묘년 기념 특별 슈 박스로 모신대요.

디올 바이 ERL B23 하이탑 스니커즈 © DIOR

DIOR × ERL Lunar Collection

엘리 러셀 리네츠Eli Russell Linnetz가 이끄는 캘리포니아 감성 브랜드 ERL과 디올이 또 한 번 만났습니다. 작년 봄 발표한 맨즈 캡슐 컬렉션에 이어 이번에 선보인 루나 컬렉션의 주인공은 당연히 토끼입니다! 스카프, 네크리스 등 여러 아이템이 있지만 눈길을 확 끄는 건 슈즈인데요. 토끼 얼굴을 큼지막하게 박아놓은 외관도 그야말로 북슬북슬 털 뭉치입니다. 실제로 신었을 때 통통한 발이 꽤나 귀여울 것 같네요!

버니 백(나파 카프스킨), 버니 백(시어링), 스몰 버니 바스켓 백(라피아 & 카프스킨) © LOEWE

LOEWE The Year of the Rabbit Collection

로에베는 토끼해를 맞이해 토끼의 커다란 두 귀를 매듭 모양으로 묶은 귀여운 가방을 만들었어요. 얼굴과 앙증맞은 꼬리까지 달아놓으니 깜찍한 토끼 그 자체입니다. 평범한 룩에 귀여움을 더하는 필살기가 필요할 때 버니백을 강력 추천해요. 각기 다른 세 가지 소재 중 취향에 맞는 아이로 골라보아요.

G-타임리스 워치 © GUCCI

GUCCI Year of the Rabbit

‘구찌 래빗’ 컬렉션의 캠페인에서는 토끼와 사람이 꽃밭에서 뛰놀고 있어요. 마치 동물과 인간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어느 동화 속 한 장면 같습니다. 특히 자유분방한 그라피티 디자인의 시계가 눈에 띄어요. 토끼 한 마리와 두 마리 중 다이얼을 고를 수 있답니다. 그나저나 캠페인에 출연한 흰색 토끼가 정말 신스틸러네요. 어질어질할 정도로 귀여워요.

🐰🐰중급🐰🐰

하트 백 © MOSCHINO

벅스 버니 백, 오가닉 코튼 스웨트 셔츠 © MOSCHINO

MOSCHINO Year of the Rabbit: Bugs Bunny

토끼의 해를 맞아 우리에게 익숙한 셀럽 토끼도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토끼님들이 몇 분 계신데요. 워너 브라더스의 애니메이션 루니 툰의 간판 캐릭터 ‘벅스 버니’도 빼놓을 수 없어요. 벅스 버니는 ‘토끼♥당근’ 공식을 만든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토끼 중 하나죠. 1938년생이라는 지긋한 연세에도 불구하고 능청스러운 웃음을 간직한 벅스 버니가 모스키노를 만났습니다. 벅스 버니 특유의 날렵한 두 귀가 돋보이는 컬렉션이에요. 하트 모양 가방은 곧 다가올 밸런타인데이에 인기를 끌 것 같네요.

타미×미피 보이프렌드 핏 셔츠, 타미×미피 바시티 가디건, 타미×미피 페미닌 스웨터 © TOMMY

TOMMY × MIFFY 2023 Lunar New Year Collection

미국에 벅스 버니가 있다면 유럽에는 미피Miffy가 있습니다. 올해로 68세인 미피 어르신은 단순한 선과 점이 만드는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지요. 그런 미피가 이번에는 타미 힐피거와 만났습니다. 타미 힐피거는 미국 명문 사립 고등학생이 즐겨 입는 ‘프레피룩’의 대명사인데요. 순박한 토깽이와 부잣집 학생의 만남 같은 이번 컬렉션은 타미 힐피거의 시그니처 컬러인 레드, 화이트, 블루 세 가지를 사용했어요. 대왕 미피가 출현하는 스웨터와 셔츠에서는 여백의 미가 돋보여요. 바시티 가디건은 미피가 양쪽 모두 등장해 두 배로 귀엽습니다.

오스왈드 바시티 재킷 © GIVENCHY

The Disney x Givenchy Collaboration Oswald

GIVENCHY × Oswald the Lucky Rabbit

디즈니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 하면 미키 마우스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거 아시나요? 사실 미키 마우스의 형님 격인 캐릭터가 있답니다. 1927년 토끼해에 태어난 장난꾸러기 토끼 ‘오스왈드 더 럭키 래빗’이죠. 디즈니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지방시와 협업한 이번 컬렉션에서 오스왈드의 존재감이 만만치 않네요. 캠페인 영상 속 오스왈드는 깡총거리며 전 세계를 누비는데요. 특히 K팝 아티스트 f(x) 멤버였던 엠버 리우Amber Liu가 입고 나온 바시티 재킷이 강렬합니다. 재킷 등판과 팔뚝에 사방팔방 붙은 패치는 키치한 매력이 가득해요.

🐰🐰🐰고급🐰🐰🐰

래빗 비스코스 코튼 블렌드 스웨트 셔츠, 래빗 프린트 비스코스 쇼츠, 래빗 울 실크 스카프 © BURBERRY

BURBERRY

버버리는 올해 토끼에 진심인 듯해요. 유명 토끼가 아니라 자기만의 토끼를 떼로 소환했네요. 스웨트 셔츠부터 쇼츠, 스카프 등 온갖 아이템을 토끼 두 마리가 만드는 하트 패턴으로 도배한 덕분에 어디를 봐도 토끼토끼토끼입니다. 눈은 좀 아프지만, 12년마다 돌아오는 토끼의 해니까 과해도 괜찮을지도?

버니 바라클라바 © AMBUSH

AMBUSH

지난 1월 16일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인스타그램에는 생일을 맞아 핑크 토끼로 변신한 모습이 올라왔는데요. 이때 착용한 버니 바라클라바는 도쿄 기반의 스트릿 웨어 브랜드 앰부시AMBUSH의 제품이에요. 도쿄 클럽 문화에서 영감받아 힙하고 에너지틱한 무드로 충만합니다. 러블리한 힙토끼가 되고 싶다면 앰부시의 버니 바라클라바를 강추합니다.

래빗 사이클링 쇼츠, 슬리피 래빗 오가닉 코튼 미니 스커트 © W.I.A Collections

W.I.A Collections

요즘 이들만큼 토끼에 진심인 경우가 있을까요. 2022년 느슨해진 K팝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뉴진스입니다. 데뷔 후 발매한 모든 앨범 커버는 토끼가 주인공이고, 멤버들은 다섯 마리의 토끼 캐릭터로 묘사되며, 팬덤 명조차 ‘버니즈bunnies’에요. 뉴진스가 신곡 ‘OMG’에서 쓰고 나온 토끼 귀가 달린 볼캡은 바로 W.I.A 컬렉션의 제품이랍니다. 토끼 귀가 달린 바라클라바와 후디뿐 아니라 앙증맞고 동그란 토끼 꼬리가 눈에 띄는 바이크 쇼츠와 엉덩이에 토끼 귀를 붙인 미니스커트도 있습니다. 과감한 토끼가 되고 싶다면 한번 시도해보세요!

B&W 펑크 버니 햇, 옐로 래빗 위그라이크 햇 © CFIERCE

Jvcki Wai (재키와이) Go Back’ Official MV

CFIERCE

토끼라고 다들 순둥순둥할까요. 씨피어스CFIERCE의 토끼는 펑키합니다. 큰 귀에서 짤랑거리는 링과 체인, 후드 아래로 떨어지는 긴 스카프가 특징인 펑크 래빗 후디드 스카프는 불량토끼에 제격이에요. 뉴진스의 혜린과 래퍼 재키와이가 각자 개성대로 스타일링한 모습을 살펴보세요. 그 외에도 다양한 펑키 버니 아이템이 있으니 껄렁껄렁한 스트릿 버니로 변신하고 싶다면 씨피어스를 추천합니다.

“계묘년이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하는데요. 하얀 토끼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싱어송라이터 미노이의 말은 지금까지 들었던 계묘년 덕담 중 가장 신선했어요. 다가오는 2월 14일은 계묘년 계묘일. 오늘 소개한 버니템과 함께 쌍토끼를 기념해보면 어떨까요? 미노이의 말처럼 꼭 검은 토끼만 주인공이란 법은 없으니까요.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 그리고 세상 모든 생명체에게 토끼가 행복의 마법을 부리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기록하기, 좋아하세요?

Shorts

혹시, 기록하기 좋아하세요? 일단 저는…네, 완전요. 정말 사랑합니다. 파워 J라서 계획과 기록에 환장해요. 외출할 때는 항상 필기구와 함께! 시시콜콜한 농담이라도 ‘이 문장 좋은데?’ 싶으면 바로 기록하니까 주변에서도 반포기 상태로 그러려니 합니다. 이런 제 모습이 저는 아주 좋아요. 요즘은 디지털 기록에 적응하려고 주변에서 좋다는 기록 앱도 쓰고 있죠. 그중 제 마음에 들었던 앱들을 몇 가지 추려보았습니다. 사용자의 찐후기를 솔직하게 공유할게요. 기록을 좋아하는 분, 시작하기 부담스러웠던 분은 저를 믿고 써보세요! 혹시 아나요. 삶을 바꿀 계기가 될지요. 원래 큰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하니까요.

북적북적 : 독서 기록

일식, 중식, 한식 모두 좋지만, 새해에는 ‘마음의 양식’ 어떠신가요. 세상에는 재밌는 책이 넘쳐납니다. 저는 흥미로운 책이라면 일단 적어두고 두 달에 한 번 싸그리 모아서 구입해요. 그리고 한동안 활자중독자마냥 손에 잡히는 대로 읽습니다. 그러다 불현듯 아무것도 읽기 싫은 권태기를 겪기도 해요. 뭐든 과하면 체하는 법이죠. 책에서 발견한 맛있는 영감을 나중에 음미하고 싶다면 ‘북적북적’에 모아보세요.

이름부터 입에 착 감기는 독서 기록 앱 북적북적은 깔끔하고, 게다가 귀엽습니다. 읽은 책을 차곡차곡 쌓아서 한눈에 보여주는데요. 그 높이에 따라 봉인이 해제되는 캐릭터들은 하찮은 귀여움으로 가득해요. 작년 한 해 제가 만난 친구들은 도톨이, 식빵이, 찐고구마 등 총 여덟이었어요. 올해도 영차영차 읽다 보면 더 많은 친구를 해방할 수 있겠죠? 메모와 별점 기능을 사용해서 나만의 감상문으로 서재를 꾸미는 것도 북적북적의 소소한 재미예요.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은 독서량에 대한 정교한 트래킹입니다. 얇은 책 여러 권보다 두꺼운 책 한 권 읽기가 더 힘들 때가 있잖아요. 지금 읽고 있는 페이지를 기록하면 책이 끝날 때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있어요. 월별 독서량을 페이지 단위로도 확인할 수 있답니다. 북적북적 덕분에 두꺼운 책도 야금야금 무사히 끝낸 적도 많아요. 다만 읽은 책을 장르별로 모아서 확인하면 좋겠어요. 작품에 대한 메모에 이미지도 넣을 수 있으면 재밌겠네요.

이미 맛본 책과는 아름다운 이별을, 앞으로 읽을 책에서는 새로운 영감을 기대하는 분께 북적북적을 추천합니다. 독서 기록과 영감을 차곡차곡 쌓아보세요. (⭐️⭐️⭐️⭐️)

dot slash dash : 영상 기록

“먼 미래의 사람이든 외계인이든, 1000년 전 인류의 삶이 궁금하다면 어떤 플랫폼의 콘텐츠를 보게 될까요?”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앱이 있습니다. 바로 dot slash dash인데요. 인류 기억 저장소가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어요. 릴스나 틱톡처럼 영상을 업로드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커버댄스 영상이나 억지스러운 밈은 찾아보기 어려워요. 골목에서 마주친 길냥이 가족부터 퇴근길 지하철의 붉은 노을까지, 평범하고 시시콜콜한 일상 영상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손 떨림이 담긴 날 것의 영상을 좋아해요. 굳이 특별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멋진 이벤트가 아니어도, ‘이건 꼭 찍어야 해!’ 판단이 서면 하루에도 몇 번이고 찍습니다. 이런 영상들이 dot slash dash를 만나면 낯선 이의 기억과 버무려져 새로운 영감으로 탄생해요. ‘내 일상을 카메라로 담으면 그게 예능이고 영화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언제 한번 꼭 사용해보세요. 영상을 올릴 때 링크를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어서 앱 외부로 금세 이동할 수 있는 점이 특이해요. 그래서 처음 피드를 넘기다가 제 감성과 맞는 영상을 클릭했는데 어떤 브랜드 홈페이지로 넘어가서 당황한 기억이 납니다.

소소한 순간을 영상으로 기록하길 즐긴다면 dot slash dash를 추천합니다. 갤러리에 잠든 다양한 영상을 인류 기억 저장소로 보내보세요. (⭐️⭐️⭐️)

Daytrip : 공간 기록

저는 낯선 동네를 방문할 때 Daytrip을 꼭 켜봅니다. 이왕 찾아온 김에 로컬 맛집부터 요즘 핫플까지 제대로 즐기면 좋으니까요. 공간 기록 앱 Daytrip에는 시선을 사로잡는 사진들, 그곳에 방문할 때 알면 좋은 TMI가 가득합니다. 전문 큐레이터가 직접 발로 뛰며 엄선하기 때문에 거기 사는 사람도 잘 모르는 숨은 공간도 많답니다. 우리 동네 숨은 공간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직접 공간을 등록해보세요. 나만 아는 공간을 세상에 알리는 기쁨을 느껴보시길!

Daytrip에 등록된 장소 중 마음에 드는 곳을 나만의 지도에 저장하는 습관을 들이면 앞으로 약속 장소 걱정은 없을 거예요. 매일 매일 새롭게 업로드가 되니까요. 파워 J로서 살짝 팁을 얹어드리자면, 방문 날짜나 메모를 함께 기록하면 친구에게 미리 동선을 공유하거나, 나중에 큐레이션 콘텐츠로 만들어서 공유할 수 있답니다.

이곳의 조명, 온도, 습도… 감도 높은 공간을 방문해 감성 충만 후기를 남기고 싶으신 분께 Daytrip을 추천합니다. (⭐️⭐️⭐️⭐️)

Be Real : 실시간 사진 기록

Be Real은 하루에 한 번 불쑥 실시간으로 사진을 내놓으라고 해요. 알람이 뜨면 앱을 열고 2분 안에 사진을 찍어 올려야 하죠. 게다가 전면과 후면 카메라로 동시에 찍는 사진은 각도나 비율을 조작할 수도 없어요. 하나 같이 처참한 결과물이지만 그 리얼한 모습이 중독적이라 끊기 힘듭니다. 이 예측불가능한 즐거움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찾아와요. 어느 정도 앱에 적응하면, 곤란한 상황에서 알람이 울려도 적당히 타협해서 넘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이 앱은 참 글로벌합니다. 해외에서 더 유명해서 유저 중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죠. 어두컴컴한 농구장에서 놀고 있는 미국의 고등학생, 점심을 먹는 일본인 청년, 드물게 나타나는 옆 동네 직장인의 모습을 접하다 보면 동네 친구보다 그들과 더 자주 안부를 주고받는 느낌입니다. 사실 알람이 뜨면 그 즉시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어요. 하지만 자기 사진을 올리기 전까지는 다른 이의 사진도 볼 수 없어요. 남의 일상을 보고 싶으면 제 일상부터 보여줘야만 하는 시스템은 기브 앤 테이크가 참 확실합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 가장 리얼한 모습을 기록하고 싶은 분께 Be Real을 추천합니다. (⭐️⭐️⭐️⭐️)



MOODA : 감정 기록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혹시 보셨나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 총 다섯 가지 감정 친구가 살고 있죠. 여기에 저장된 기억 구슬은 다섯 가지 색깔로 반짝이고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문득 ‘내 기억 구슬은 무슨 색이 가장 많을까?’ 상상하게 됩니다.

현실에는 다섯 친구가 없지만 ‘MOODA’를 통해 알록달록한 감정 구슬은 만들어볼 수 있겠네요. MOODA는 하찮은 눈, 코, 입을 가진 9가지 동그란 얼굴로 감정을 기록할 수 있어요. 직접 다이어리 속지를 고르고, 손 글씨를 닮은 폰트로 일기를 쓴 다음, 아기자기한 스티커를 붙여요. 삐뚤빼뚤해도 직접 오리고 붙이는 ‘다꾸’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죠. 아, 사진을 첨부하는 방식도 예술입니다. 사진을 고르면 ‘찰칵’ 소리와 함께 즉석 사진으로 인화되는 효과가 나타나요. 아날로그 방식을 사랑하지만, 손재주가 없는 저 같은 사람은 환장합니다.

MOODA에 접속하면 ‘오늘 하루는 어땠니?’ 하며 말을 걸어와요. 어떨 땐 분노의 타이핑으로, 또 어떨 땐 가슴 설레는 사진 한 장으로 일기장을 채웁니다. 일기를 쓰고 나면 MOODA는 이렇게 말해요. ‘좀 가라앉았니?’ ‘소중한 기분 오랫동안 간직해요.’ 선택하는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답변이 잔잔한 감동을 부릅니다. 다이어리 앱에게 위로받다니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가끔은 친구보다 더 다정한 디지털 위로가 필요한 분께 MOODA를 추천합니다. (⭐)

아카이브 : 전시 기록

오늘은 간만에 문화생활을 하는 날입니다. 요즘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자주 보이는 전시로 예매했어요. 입장하기 전에 리플렛을 훑어보고, 전시 작품 옆에 적힌 설명문도 놓치지 않아요. 기억에 남기고픈 작품은 카메라에 담고, 감상하는 제 모습도 한 장 남겨봅니다. 뿌듯한 마음으로 전시장에서 나오니 마법처럼 기억이 사라집니다.

혹시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많습니다) 그렇다면 전시에서 얻은 영감을 ‘아카이브’ 속 나만의 티켓으로 기록해보세요. 전시 기록 앱 아카이브는 ‘경이로운’, ‘기분 좋은’, ‘재미있는’ 등 감정을 담은 알록달록한 티켓 프레임을 아홉 종류나 제공합니다. 직접 찍은 사진 위에 원하는 프레임을 씌우고 코멘트도 남길 수 있어요. 저는 전시를 볼 때 사진 찍기와 딴지 걸기를 좋아합니다. 여러 작품을 왜 여기에 함께 뒀는지, 조명은 이게 정말 최선이었는지, 작품 속 인물의 모습은 어째서 불편해 보이는지 생각해보곤 해요. 제가 느낀 감정, 궁금증, 지인과 나눈 이야기 등을 사진과 엮어서 평생 간직할 수 있는 티켓으로 만드는 경험이 참 좋습니다. 전시 소통 기능을 통해 다른 사람이 만든 전시 티켓도 볼 수 있지만 아직 사용자가 많지 않은 점이 아쉽네요.

전시장을 나오는 순간 기억을 잃는 분께, 나만의 전시 티켓으로 영감을 기록하는 ‘아카이브’를 추천합니다. (⭐️⭐️⭐️)

벌써 1월의 마지막 수요일이라니, 시간 정말 빠르네요. 혹시 새해를 맞이해 야심 차게 장만한 다이어리가 아직 1월 첫 주에 멈춰있다면, 올해에는 제가 추천한 앱들을 스마트폰에 장착해보세요. 작은 앱 하나로 여러분의 한 해가 더 빛날지도 모르니까요. 올해는 기록하기와 조금 더 가까워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