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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아름답지만 동시에 덧없는

Writer: 쉘위댄스

Visual Portfolio

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쉘위댄스는 가정용 장식품을 만드는 이인조 스튜디오입니다. 이들의 작업을 보면 아름다우면서도 가볍게 날아갈 것만 같은 느낌이 함께 오는데요. 짧은 순간 공허하게 지나가는 모습과 덧없는 아름다움, 공허함을 강조하기 때문에 마음에 더욱 와닿는 것 같아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공허한 아름다움을 담은 작업을 선보이는 쉘위댄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면 아티클을 참고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가정용 장식품’을 만들고 있는 쉘위댄스입니다. 짧은 순간 공허하게 지나가는 모습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이를 통해 덧없는 아름다움을 제안합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경규) 어릴 때부터 촉각적인 활동을 좋아했어요. 만졌을 때 연상되는 것을 가지고 이것저것 변형해 만들었죠. 학창 시절, 직장 생활 틈틈이 작업하면서 제 방을 꾸몄습니다. 그리고 같은 전공의 동반자를 만나 함께 작업하게 되었어요.
(홍재진) 대학원을 졸업할 즈음 이후의 활동에 대해 고민이 되었어요. 저는 실내 공간과 바깥 자연 요소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요. 데스크 작업 위주로 작업을 하다 보니 표현 방법도 페인팅에서 설치, 그리고 작업 오브제로 바뀌었고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정용 장식품이라는 테마를 잡은 것 같아요. 2015년 열렸던 «굿-즈»에 참여하면서 이후 작업을 지속하게 되었어요.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원래 작업실은 을지로에 있었어요. 좁은 공간에 온갖 재료와 작업물이 엉켜있는 환경에서 작업하다 최근 이사를 하고 작업공간과 사무공간을 분리해 작업하고 있습니다. 작업실에는 주워온 돌, 나뭇가지, 유리, 스티로폼, 쓰레기, 아크릴, 카메라, 기타 부속품, 공구, 불량 작업, 샘플 작업 등이 여기저기 있어요.

작가님은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찰나의 움직임, 잔상, 희미한 것, 눈을 감았을 때 보이는 것, 예측할 수 없는 것을 마주칠 때 새로움을 느낍니다. 주로 날씨나 자연현상, 일상적인 움직임 등을 바라보며 생기는 감흥을 간직하고 메모해요. 최근에는 먼지의 움직임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영감이나 새로운 형태 등이 떠오르면 간단한 손 스케치와 함께 프로토타입 과정을 거치고 작업에 들어갑니다. 3D 시뮬레이션 작업 없이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덕분에 비정형적이고 가늠할 수 없는 아름다운 형태가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작가님의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주시겠어요?

기존에 전개하던 ‹blankwind› 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작업하고 있어요. 조형성을 가진 결과물이 우리 삶 속에 더 가까이 자리할 수 있도록 미약한 사용성을 가미하는 방식으로 그 범위를 더욱더 확장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blankwind-Cool lamp›은 가라앉은 바람 한 조각의 모습으로 불을 켤 수 있는 테이블 램프입니다. ‹blankwind-Mini table›은 굴곡진 레이어를 다리 삼아 작은 테이블 오브제를 구성합니다. ‹blankwind-Bold line›은 시시각각 구불거리는 실바람이 연상되는 오브제랍니다.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공허함입니다. 작업의 결과는 아름답지만 동시에 덧없이 보이길 원했어요. 그래서 딱히 실용적이지는 않지만 아슬아슬하고 미약한 사용성을 통해 그 공허한 아름다움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을 작업할 계획입니다.

최근 진행한 작업에서 작가님이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쉘위댄스가 작업하는 결과물의 형태는 100%가 없어요. 세부 형태가 제각각이고, 욕심내어 작업하다 보면 오히려 이도 저도 아닌 형태가 나올 때가 많답니다. Ctrl+Z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폐기하는 경우도 많고요. 만족하는 형태가 나올 때까지 작업하기 때문에 작업의 숙련도를 높이려고 늘 고심 중이에요.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특별한 일상의 방식보다는 루틴을 지키며 하루하루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요즘에는 아침에 일어나 요구르트와 바나나를 함께 먹고 하루를 시작하고 있어요. 나름 프레시하답니다.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한국 블루스 음악입니다. 여러 음악 장르 중 삶의 애환을 처절하고 아름답게 담아내서 공감이 많이 가요. 작업할 때 말고도 술안주 삼아 즐겨듣고 있습니다.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서는 어떻게 묻어나나요?

‘Life Is Pain.’ 삶은 힘들다고 생각해요. 쉘위댄스가 생각하는 고달프고 공허한 라이프는 굴곡과도 같은데요. 쉘위댄스 곡선의 형태와 닮아있지는 않나 생각해보곤 한답니다.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요. 슬럼프에 대해 나름의 노력과 분석을 하며 발버둥 쳐도 골만 깊어질 때가 부지기수더군요. 살짝 힘을 빼고 지켜보면 어느새 회복할 때가 더 많았어요.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작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입장에서 전쟁으로 인한 물가와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와 유가 급등, 화물연대 파업이 만드는 재료 수급 차질이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어요. 요즘 과거를 그리워할 때가 더욱 잦아지고 있습니다.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창작자로서 나만의 유머, 정직함, 꾸준한 공부, 컨디션 조절법, 멘탈 관리 등을 가져가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주시겠어요?

일반적인 대답일 수도 있겠으나, 밸런싱을 노련하게 할 수 있는 눈을 키우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현실적인-감상적인 것, 내가 좋아하는-남이 좋아하는 것 등 여러 선택지가 저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고민을 많이 했던 사람이고 싶습니다. 작업하시는 분은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작업 한 점이 나올 때마다 수많은 시도와 시행착오를 쌓은 경험이 농축되어 나온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이경규) 나이가 들수록 대내외적으로, 개인적으로 불안감과 우울감이 커지는 것 같아요. 불안감이 점점 줄어드는 미래에서 쉘위댄스 활동을 지속하고 싶습니다.
(홍재진) 하고 싶은 일이 하기 싫은 일로 변질하지 않는 것이요. 아침에 일어나서 밖에 나가 계절을 느끼며 운동하고, 집에 돌아와 씻고 저를 위한 맛있는 음식을 직접 해 먹으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어요!

Artist

쉘위댄스는 가정용 장식품을 만드는 이인조 스튜디오다.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의 접점이 만드는 정취에 관심을 두고 있고, 재료의 물성을 이용해 그 접점을 분재화하는 방식으로 작업 중이다. 최근 개인전 «Void Hymn»(공간 카다로그, 2022)을 열었고 «Unparasite»(플랫폼L, 2021), «Art object series»(드로잉룸 갤러리, 2020), «밤에는 작은 소리도 크게 들린다»(페이스소, 2019)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HPIX(2022), 미도파커피하우스(2021),아난티(2021), 오르에르(2020), 메종갤러리아 한남 VIP라운지(2020), 키오스크키오스크(2020), CAVA(2020) 등의 팝업 전시에도 참여했다. 현재 논픽션, 에디션덴마크, 힌스, 아모레퍼시픽 등 여러 브랜드 매장에 노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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